5억짜리 작품에 낙서한 커플…"붓 있길래 칠한 게 죄야?" [이지효의 플러스 PICK]

이지효 기자

입력 2021-03-30 17:40   수정 2021-03-30 17:40

    "붓 있어서 낙서해도 되는 줄 알았어"
    오프라인 매장 작품 전시…관리 요구
    # 한석봉의 후예

    <앵커>

    다음 키워드는 `한석봉의 후예` 입니다.

    어머니가 떡을 썰 때 붓을 들었던 한석봉 말입니까?

    <기자>

    맞습니다. 저도 한석봉의 후예 답게 붓만 보면 들고 뭐라도 하고 싶던데,

    저랑 비슷한 분이 대형 사고를 내서 키워드를 이 얘기를 해드리겠습니다.

    잠실 롯데월드몰 지하 1층에 가보면 이런 그림이 있는데요.

    세계적인 작가로 꼽히는 존원의 Untitled, 무제라는 작품입니다.

    지난 2016년에 존원이 내한해 그린 작품으로 작품가는 5억원대라고 전해집니다.

    물감에 묻힌 붓을 캔버스에 휘두르는 `액션 페인팅` 기법이 사용돼

    마치의 그래피티같이 색감도 화려하고 자유롭게 그린 점이 특징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 존원의 그림에 대형 사고가 났다고요?

    <기자>

    일반인 커플이 구경을 와서 이 그림에 낙서를 해서 훼손을 시킨 겁니다.

    이 커플이 저 초록색 페인트를 붓에 묻혀 그림에 덧칠을 한 거죠.

    <앵커>

    제가 문외한이라서 그런지 저게 낙서가 돼 있는 건지도 몰랐습니다.

    간이 정말 큰 사람이 아니고서야 5억짜리 작품에 낙서를 한다는 게 이해가 안 되네요.

    <기자>

    그런데 훼손한 사람들도 나름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또 다시 그림을 보시죠. 작품 앞에는 전시 소품으로 붓과 페인트가 있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이 커플은 "벽에 낙서가 돼 있고,

    앞에 붓과 페인트가 있어서 해도 되는 줄 알았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지죠. 한석봉의 후예 답습니다.

    또 5억짜리 작품을 낙서라고 표현할 정도로, 고의성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작품 앞에 저렇게 붓과 페인트가 놓여 있으면 참여하는 작품이라고 착각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고의성은 없었다지만 5억짜리 작품에 낙서를 한 이 커플, 앞으로 어떻게 되나요?

    <기자>

    주최 측은 작품 훼손에 고의성이 없다고 보고 선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전시 관리자도 자리에 없었던 만큼 책임이 있거든요.

    하지만 작가 측이 소송이나 보험처리를 진행한다면 이 커플도 어느 정도 배상을 해야하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이 소식을 들은 누리꾼 반응들도 재밌었습니다.

    "초록색 포인트가 사람이 움직이는 형상이 예술이다" "콜라보 작품으로 5억원이 더 올라갈 것이다" 뭐 이런 반응이었고,

    전시 주최측의 관리 소홀의 문제를 지적하는 등 여러 얘기들이 나왔습니다.

    <앵커>

    전시 주최 측도 관람객이 혼동하지 않게 안내를 잘 했어야 할 책임이 있었을 겁니다.

    미술작품 전시에서 이런 비슷한 일이 종종 일어나죠?

    <기자>

    작품인 줄 몰라 관람객이 다치는 사고도 여럿 있었습니다.

    2018년에도 포르투갈의 한 전시회에서 바닥에 설치된 검은 구멍 형태의 미술작품이 있었는데요.

    검은 정육면체 형태에 공간을 뚫고 그 속도 검게 칠한 거죠.

    이게 구멍이 아닌 그림인 줄 알고 들어갔다가 빠져서 허리를 다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또 2007년 영국에서도 미술관 바닥에 만들어진 작품 때문에

    관람객 10명 이상이 넘어져 다치기도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미술관이 아니라 앞서 롯데몰 사례처럼 요즘은 쇼핑단지 안에도 작품들이 있으니까

    저런 다양한 사고의 위험도 그만큼 높아지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기자>

    네, 맞습니다. 실제로 지난 3년간 새로 개장했고나 리뉴얼 오픈한 대형 백화점에는

    미술 전시 시설이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 서울 여의도에 문을 연 `더 현대 서울` 6층에는 아예 전시장이 들어서 있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경우 3층에 벽에 작품을 전시하는 아트월을 설치했죠,

    온라인 쇼핑과 차별화할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방법인데 사고가 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죠.

    이번 롯데월드 낙서 사건 당시에도 전시장 관리자는 자리에 없었던 만큼,

    차별화된 마케팅에는 관리가 더 절실하다는 걸 알려주는 사례가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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