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타고 온 테슬라가 보조금 '싹쓸이'…선착순에 우는 현대차·기아 [이지효의 플러스 PICK]

이지효 기자

입력 2021-04-07 17:16   수정 2021-04-07 17:16

    테슬라 모델3, 3월에만 3,186대 판매
    서울시 보조금, 한달 만에 30% 소진
    반도체 문제로 아이오닉5 생산 차질
    올해 하반기에 테슬라 독주 깨질까
    # 보조금 털이범

    <앵커>

    다음 키워드는 `보조금 털이범` 입니다.

    <기자>

    친환경차라는 이유로 전기차 사면 1,900만원에 달하는 보조금 받는 거 아시죠?

    그런데 이 보조금을 테슬라가 독식하고 있다고 해서 키워드를 `보조금 털이범`으로 잡아 봤습니다.

    <앵커>

    테슬라가 전기차 보조금을 독식하고 있다고요?

    <기자>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말이 있죠.

    전기차 보조금이 선착순으로 지급되는데,

    현대차와 기아차의 전기차가 아직 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테슬라가 먼저 판매를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3월 테슬라 모델3는 3,186대를 판매했는데요.

    이는 전월보다 무려 2만 2,657%, 지난해 보다는 31.9% 상승한 수치입니다.

    <앵커>

    빨리 출시한 덕분에 테슬라는 보조금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는 거네요.

    <기자>

    네. 하지만 `보조금 털이범`으로 불릴 만한 이유는 또 있었습니다.

    올해 정부가 보조금 제도를 개편했는데, 이에 맞춰 테슬라가 모델3 가격을 내리는 강수를 뒀기 때문입니다.

    롱 레인지의 가격을 5,999만원으로 480만원 가까이 내렸는데,

    1만원 차이로 정부가 6,000만원 미만 전기차에는 보조금 100%(최대 800만원)를 주기로 한 정책에 맞춘 겁니다.

    실제로 테슬라의 모델3 판매대수는 1~2월에는 15대 수준에 불과했지만 3월에 급증했습니다.

    <앵커>

    정부 정책을 교묘하게 이용한 전략인데 똑똑했네요.

    아직 4월이기는 한데 보조금이 선착순이면 국산 전기차들은 혜택을 받기 어려운 건가요?

    <기자>

    전기차 보조금은 중앙정부와 지자체로부터 동시에 받을 수 있는데요.

    정부는 목표 대수를 승용차 기준으로 7만 5,000여 대 수준으로 정했지만 지자체의 예산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환경부는 서울시 전기차 승용차 보조금 지원 대수를 1만대로 정했지만,

    서울시가 지원하는 전기차 대수는 5,067대 수준으로 알려지는데요.

    이마저도 이미 1,437대가 보조금 접수를 마쳐 한 달만에 30%가 소진됐습니다.

    <앵커>

    아직은 기회가 남아있는 셈인데 우리 현대나 기아차도 전기차를 출시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유력한 경쟁자인 현대차의 아이오닉5는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출고가 늦어지고 있고,

    기아 EV6도 올해 7월 중에 고객 인도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다만 테슬라는 모델3에 이어 모델Y까지 이달 중으로 인도가 시작되죠.

    벤츠, BMW의 전기차는 올해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고,

    폭스바겐 전기차 ID4는 내년께 국내에 들어올 계획이라 현재는 사실상 테슬라의 경쟁자가 전무합니다.

    <앵커>

    반도체 품귀가 보조금 제도와 맞물려서 우리 기업들에 악재가 될 수 있겠네요.

    <기자>

    네. 특히 우리 기업의 아이오닉5와 EV6의 사전계약 대수가 6만대 이상이지만

    출고가 늦으면 보조금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계약 취소로 이어질 수도 있죠.

    실제로 서울에서는 지난해 9월 보조금이 소진되면서 계약 취소가 잇따랐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달 안에 전기승용차 보조금은 만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보조금이 소진되면 소비자는 1,000만원이 넘는 돈을 내면서 전기차를 받거나 차량 인도를 내년으로 미루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앵커>

    굳이 손해보면서 전기차 사려는 사람은 없을 것 같은데 차라리 내년으로 구매를 미루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으로서는 보조금 제도가 거의 테슬라만을 위한 제도로 전락했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업계에서는 보조금 지급을 늘리고 선착순이 아닌 분기별 할당으로 바꿔달라고 정부에 요청한 상태입니다.

    하반기 출시하는 전기차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소비자의 선택폭도 넓어진다는 이유죠.

    또 정부는 5~6월 전기차 보조금 관련 추경을 지자체별로 실시한다는 입장입니다.

    보조금이라는 변수가 있지만 테슬라의 독주가 깨지고,

    현대차와 기아차가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 다툼을 벌일 지도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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