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V가 뭐길래…스타렉스 후예 '스타리아' 타보니 [배성재의 Fact-tory]

입력 2021-04-16 17:41   수정 2021-04-16 17:41

    현대차 PBV의 시작, 스타리아 출격
    유연·매끈…우주선 같은 외관
    '연예인 차'같은 널찍한 실내
    넥쏘 다음 수소차로도 지목
    《Fact-tory는 산업(Factory) 속 사실(Fact)과 이야기(Story)들을 다룹니다. 곱씹는 재미가 있는 취재 후기를 텍스트로 전달드리겠습니다.》

    언뜻 보면 움직이지도 않을 것 같은 둥그스름한 물체. 2020년 CES에서 처음 목격한 목적기반차량(PBV, Purpose Built Vehicle) 콘셉트카에 대한 첫 소감이었습니다. 여전히 먼 미래 같달까요. 당연히 CES 이후 1년이 지나도록 PBV는 실물을 볼 수도 없었습니다.

    그 PBV의 실물을 가늠할 수 있는 차량이 이번 주 세상에 나왔습니다. 바로 현대차가 13일 출시한 다목적 차량 `스타리아`가 그 주인공입니다. 스타리아는 현대차 PBV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넓은 공간과 다양한 목적에 맞게 변형 가능한 실내 디자인 등 PBV와 유사성이 많기 때문입니다. 현대차가 마련한 시승회에서 스타리아를 직접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이번 주 Fact-tory에서는 스타리아와 현대차그룹의 PBV 계획을 다뤄보겠습니다.

    ● PBV - 목적 따라 생김새가 달라지는 자동차

    PBV는 말 그대로 목적에 따라 차량의 형태와 기능이 달라지는 차량을 뜻합니다. 현대차가 CES에서 밝힌 사례만 해도 대중교통, 화물 운송, 심지어는 의료 서비스나 거주 공간까지 제작 가능합니다. 자연스럽게 PBV는 B2B 지향 산업이 될 전망입니다. 카헤일링, 택배 등 산업이 폭풍 성장 중인 만큼, 그에 걸맞은 차량의 수요도 크게 늘 것으로 예측됩니다. 기아가 밝힌 바에 따르면 PBV는 2030년 전 세계 자동차 시장 수요의 25%를 차지할 전망입니다.

    달리 보면 기껏해야 차량의 실내 디자인이나 옵션 정도만 바꿨던 시대에서, 이제는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차를 제작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가깝게는 도심이나 항만 등을 주행 중인 PBV를, 먼 미래에는 도로에 PBV밖에 없는 장면 등을 상상해볼 수도 있습니다.

    ● 더 이상 승합차가 아니다…`연예인 차`같은 널찍한 실내

    스타리아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단연코 외관입니다. 스타리아의 얼굴은 `아이언맨`과 비슷합니다. 헤드 램프도 직선에 가깝고, 전체적으로 매끈한 유선형 몸체를 갖췄습니다. 크기는 이전작인 스타렉스보다 훨씬 커졌습니다. 스펙 상으로는 높이가 약 6cm(1,935mm→1,990mm)만 높아졌지만, 실제 주행을 하며 느낀 운전 좌석의 높이는 훨씬 더 높았습니다.

    스타리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실내 공간도 직접 체험해봤습니다. 이날 시승한 차량은 7인승 `스타리아 라운지` 디젤 모델이었는데요. 전폭(1,995mm)과 전장(5,255mm) 모두 넉넉해 1, 2, 3열이 제각각 멀찍이 놓여있었습니다. 실내 높이도 1,379mm로, 초등학교 3학년 평균 신장(133.4cm)보다 높아 어린이들은 실내에서 허리를 펼 수 있을만합니다. 개별 좌석으로 이루어진 2열에서는 신장이 187cm인 기자가 다리를 꼬고 앉아도 1열 조수석에 발이 닿지 않았습니다. 널찍한 공간 탓에 스타리아에는 후석 탑승객을 비춰 운전석 내비게이션 화면에 띄우는 `후석 뷰` 카메라 옵션도 있습니다.

    이날 탑승할 수는 없었지만, 스타리아는 9인승(스타리아 라운지), 11인승(스타리아 투어러) 트림까지 가능합니다. 이에 맞춰 좌석이 마주 볼 수도 있고, 좌석을 모두 젖혀 차박용으로 쓸 수도 있습니다. 2열에 직접 탑승해보니 높은 좌석과 큼직한 창 덕분에 외경을 시원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좌석 하단에 릴렉션 버튼을 누르면 무중력 자세로 좌석이 눕혀져 안락했습니다. 훨씬 넓어진 `연예인 차`를 탄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스타리아를 약 100km 주행해봤습니다. 주행 보조 기능으로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와 차로 유지 보조(LFA),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BCA),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RCCA),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 등이 기본으로 들어가 주행을 도왔습니다. 이전 작인 스타렉스에 비해 기능이 2배 넘게 들어갔습니다. 운전석 계기판과 내비게이션 화면이 모두 LCD로 대체됐고, 버튼형 기어 변속기가 적용돼 미래적인 분위기를 더 높였습니다.
    9인승 스타리아 라운지의 실내. 좌석을 모두 눞혀 차박을 하거나(왼쪽) 2열을 돌려 마주볼 수 있는(오른쪽) 옵션이 가능하다.

    주행 중 촬영한 스타리아의 운전석 시야. 왼편의 스타렉스보다 운전석 시야가 훨씬 높음을 알 수 있다.

    ● PBV 힘 싣는 현대차…넥쏘 다음 수소차는 스타리아

    현대차는 스타리아 공개와 함께 스타리아가 수소 충전소에서 충전하는 티저 영상을 짧게 공개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2023년 하반기 스타리아 수소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현대차 고위급 관계자에 따르면, PBV는 현대차의 수소 사업 계획에 딱 들어맞는 사업입니다. 이 관계자는 "수소전기차는 전기차에 비해 무게가 가볍다는 장점이 있다"라며 "앞으로 수소전기차를 대형 차량에 주로 적용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현대차그룹 안에서 수소 사업과 PBV 사업이 동반 성장해나갈 것으로 예측 가능한 지점입니다.

    그룹사 내 PBV 개발도 활발합니다. 기아는 지난해 중장기 미래 전략 플랜 S를 공개하면서 PBV를 미래 핵심 사업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이미 올해 초에는 싱가포르에서 PBV 실증 사업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니로EV, 쏘울EV 등 기존 전기차의 PBV 별도 트림 운영도 개발·상용화 과정 중에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현대모비스는 PBV에 가장 적극적인 그룹 계열사입니다. 2020년 CES에서 자율 주행 콘셉트카인 엠비전S을 선보인데 이어, 지난달 열린 중장기 전략 발표회에서는 도심 공유형 모빌리티 콘셉트카인 M.VisionX와 M.VisionPOP을 내놨습니다. 둘 모두 자율 주행을 기반으로, 실내에서 다양한 활동과 휴식이 가능한 PBV입니다.

    이처럼 PBV는 조금씩 상용화를 위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가까운 미래에는 PBV가 마치 전차처럼 도심을 돌아다니는 장면을 일상으로 여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쩌면 먼 미래의 일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미 지난해부터 마치 셔틀버스처럼 운행되면서도 수요에 맞게 노선을 바꾸는 서비스(셔클)가 등장했고, 신도시에 들어서는 트램 등 PBV와 유사한 모빌리티가 현실에 등장하고 있어 섭니다. PBV 장기 프로젝트의 선두 주자로 나선 스타리아의 앞으로의 진화가 더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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