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불안은 '기우'…재개 후 더 올랐다

입력 2021-04-29 17:39   수정 2021-04-29 17:39

    <앵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공매도가 다음주부터 다시 시작되는데,

    증권업계는 지금 어떤 생각들을 하고 있을까요.

    증권부 문형민 기자가 이 소식을 들고 왔습니다.

    문 기자, 공매도 앞둔 분위기가 지금 어떻습니까?

    <기자>

    증권업계는 시장이 우려하는 것보다 큰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분위기입니다.

    공매도 자체가 시장의 방향을 바꿀 수는 없고, 단지 속도를 조절할 정도의 `매매 기법`에 불과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물론, 공매도 재개로 우리 증시에 단기 충격은 있을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기는 합니다만.

    현재 상승 추세를 돌려놓을 만큼의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는데요.

    오히려 외국인 수급이 활발해지면서 지수의 전반적인 상승을 이끌 긍정적 재료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인터뷰 들어보시죠.

    [김광현 / 유안타증권 퀀트 연구원 : 공매도는 증시가 하락할 때 하락을 가속화 시키는 요인이지, 증시 방향성을 돌리는 영향을 주지는 않거든요. 지금 증시가 어느 정도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는 그런 상황이라고 한다면, 공매도 재개가 증시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공매도는) 외국인들이 활용할 수 있는 매매기법 한 가지가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외국인의 수급 영향력, 매수와 매도가 동시에 늘어나는 것들은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공매도가 시작되면 주가 하락폭이 커질 것이라는 걱정들이 많습니다.

    이런 걱정, 정말 해야 하는 상황입니까? 어떻습니까?

    <기자>

    우리나라의 과거 사례를 살펴보고 갈 필요가 있겠습니다.

    우리 정부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때, 각각 7개월, 3개월간 공매도 금지 조치를 시행했는데요.

    그 당시에도 개인 투자자들은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지 않을까 많은 우려를 했습니다.

    물론, 과대평가된 일명 ‘거품이 낀 종목’은 공매도의 타깃이 됐습니다.

    하지만 시장 전체로 봤을 때, 개인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증시 대폭락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증권업계에서는 “현재 공매도가 14개월간 금지됐기 때문에, 이번 공매도 재개 이후 흐름은 2011년보다 금지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었던 2008년 공매도 재개와 유사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앵커>

    공매도 재개가 증시폭락으로 이어진 경우는 없었다.

    살짝 안심은 됩니다.

    "2008년 공매도 재개와 유사하게 진행이 될 것이다"라는 것은 어떻게 될 것이라는 얘기입니까?

    <기자>

    우선 1차 공매도 금지(‘08.10.1~09.05.31) 이후 재개 당일인 2009년 6월 1일.

    코스피, 코스닥 모두 상승 마감했는데요.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38%(19.2포인트) 오른 1415.09로, 코스닥은 2%(10.76포인트) 오른 539.55로 장을 마쳤습니다.

    코스피를 기준으로 해서 그래프를 한 번 보겠습니다.

    코스피는 공매도 재개 한 달 뒤 0.4% 내렸지만, 3개월과 6개월 뒤 각각 14%, 11.4%씩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2차 공매도 때도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2차 공매도 금지(‘11.08.10~’11.11.9) 이후 2011년 11월 10일에 공매도가 재개됐는데요.

    재개 당일에는 단기 충격으로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4.94% 내렸지만, 3주 만에 재개 직전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한 달 뒤 다시 1.7% 하락했지만, 3개월 뒤와 6개월 뒤를 볼까요?

    각각 5.6%, 2.2% 상승하며 공매도로 인한 증시 하락이 그리 오래가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월 우리나라 공매도 재개와 관련해서 “한국의 두 차례 선례를 보면, 주가는 처음에 약세를 보이다가 결국 상승했다”면서 “이번에도 비슷한 흐름으로 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는 공매도 재개가 별로 영향을 주진 않았다는 건데,

    다른 나라들은 어땠습니까?

    <기자>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공매도를 금지했던 국가는 약 10개국입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스페인, 그리스, 프랑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대만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와 인도네시아만 아직 해제를 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공매도 금지를 해제한 국가들의 재개 이후 수익률을 살펴볼까요.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6개국과 말레이시아의 공매도 재개 당일 평균 수익률은 -1.9%로 약간의 충격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5일 만에 수익률이 0.6%로 양전하면서 투자자들의 걱정을 씻어내기도 했습니다.

    이번에는 국가별로 공매도 금지 해제 이후 한 달 수익률을 살펴보겠습니다.

    대만은 공매도 재개 이후 한 달 동안 8.98%, 오스트리아는 6.73%, 이탈리아는 4.37% 오르며, 국가 합계 평균 5.13% 상승했습니다.

    한편, 하락한 국가(벨기에, 프랑스, 스페인 등)도 있었는데요. 평균 2.98% 소폭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앵커>

    우리나 외국이나 공매도 재개가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공식은 일단 없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대만은 재개 후에 9%나 올랏네요? 이건 어떤 배경이죠?

    <기자>

    외국인 매수세가 재개 2~3주 전인 6월 초부터 꾸준히 들어왔기 때문에, 재개 당일은 물론이고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지수가 상승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지난해 6월 초부터 재개 당일까지 외국인은 32억 7,0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3조 6,500억원 가량을 순매수한 겁니다.

    이러한 영향으로 공매도 재개 당일을 포함해 4거래일 연속으로 상승 마감했습니다.


    그래프로 살펴보면, 대만은 6월 19일 공매도 재개 당일 전 거래일보다 0.01% 상승해 장을 마쳤습니다.

    이후 상승폭을 꾸준히 키워서 4월 현재 1만 8,000포인트, 사상 최고치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4월 들어 외국인이 매수세로 돌아서지 않았습니까.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매도세로 일관한 외국인이 4월 한 달간(4/1~4/27) 1조 5,492억원을 순매수했는데요.

    증권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대만과 비슷한 흐름이라며 우리도 지수 상승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내용을 종합하자면, 이전 우리나라의 공매도 재개 경험과 해외 사례를 봤을 때, 증시 대폭락은 없었기 때문에 지나친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또 앞서 이민재 기자의 리포트에서 살펴봤듯이 MSCI 편입 기업과 낙폭과대주, 그리고 중소형주에 관심을 갖고 본다면 새로운 투자의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앵커>

    최근의 외국인 순매수세가 대만처럼 공매도 재개 후의 상승세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 이 말이죠?

    앞날을 장담하긴 어렵겠지만, 역사는 어쨌든 이렇게 말했다.

    증권부 문형민 기자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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