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자사주 2.6조 태운다는데 주가는 부진…왜? [박해린의 뉴스&마켓]

박해린 기자

입력 2021-05-04 17:38   수정 2021-05-04 17:38

    <앵커>
    박해린 증권부 기자와 함께 하는 뉴스&마켓 시간입니다.
    박 기자, 오는 6일 SK텔레콤이 자사주를 소각하겠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장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습니다.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 겁니까?
    <기자>
    SK텔레콤이 소각하기로 결정한 규모는 주식으로는 869만주, 어제 종가 기준으로는 약 2조6,000억원 규모입니다.
    상당하죠. 사실상 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의 거의 전량이고, 전체 발행 주식에서 따져보면 약 11%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앵커>
    이런 일이 많나요?
    <기자>
    보통 기업들이 주주친화정책의 일환으로 자사주를 소각하는 경우가 있긴 합니다만 그렇게 흔한 일은 아닙니다.
    게다가 규모 면에서도 특히 이례적인데요.
    지난해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는 모두 42곳인데 다 합쳐 소각 규모가 약 1조1,700억원 수준이었습니다.
    이것만 봐도 어느정도 감이 오죠.
    또 국내 4대 그룹 자사주 소각 사례 중 발행 주식 총수 대비 물량으로 가장 큰 규모입니다.
    <앵커>
    자사주 소각이란 게 확실히 뭡니까?
    갖고 있던 자사주를 없앤다는 걸로 받아들이면 되는 겁니까?
    <기자>
    네, 자사주 소각은 말 그대로 기업이 보유한 자기 회사의 주식을 소각해 유통 주식 수를 줄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주주들이 보유 중인 기존 주식의 가치는 상승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는데요.
    사실 증권가에선 지난달부터 SK텔레콤이 자사주를 소각할 것이란 말들이 나오던 상황이었습니다.
    <앵커>
    그런가요?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군요.
    <기자>
    네, SK텔레콤이 지난달 인적분할을 발표했죠.
    잠시 설명을 드리자면, SK텔레콤은 회사를 둘로 쪼개기로 했습니다. 편의를 위해 사업회사이자 존속법인을 A, 투자회사이자 신설 법인을 B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A는 통신사업을 하면서 SK브로드밴드를 자회사로 두고, B는 중간지주회사로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비(非) 통신 계열사들을 자회사로 두는 방식으로 분할하겠다고 밝힌 건데요.
    <앵커>
    네, 앞서 발표된 바 있죠.
    <기자>
    그런데 시장에선 추후 B와 SK㈜가 합병해 SK하이닉스를 SK㈜의 자회사로 만들 것이란 의구심 섞인 목소리들이 나왔습니다.
    SK텔레콤은 신설회사인 B와 SK㈜의 합병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선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SK하이닉스를 SK㈜가 아닌 중간지주사 하에 두는 게 비효율적이란 이유로 계속 의심하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때 유통주식 수의 12%에 달하는 자사주가 결국엔 합병에 활용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앵커>
    자사주가 어떻게 활용된다는 거죠?
    <기자>
    자사주를 남겨놓은 상태에서 인적분할을 하면 현물출자, 유상증자 등을 통해 SK가 신설회사인 B의 지분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만약 신설회사와 SK㈜가 합병한다고 하더라도 이게 왜 문제가 되는 건가요?
    <기자>
    SK㈜와 B가 합병되면 B의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우려입니다.
    그래서 일각에선 SK텔레콤이 시장의 비판을 받지 않기 위해 자사주를 소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던 상황입니다.
    실제로 이런 결정이 내려졌고, 이번 자사주 소각으로 B와 SK㈜의 합병 가능성은 원천 차단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왜죠?
    <기자>
    자사주를 소각하게 되면 SK그룹의 SK텔레콤 존속회사인 A와 신설회사인 B에 대한 지분율이 30%로 상승하게 되는데, 이 경우 SK㈜와 B가 합병하게 되면 대주주 지분율이 희석돼 경영권을 위협받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불안 요인이 잠재워진 것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이번 결정을 두고 증권가에선 "자사주 소각은 분할 발표 이후 어느 정도 예상됐던 시나리오"라며 "배당 확대 등의 메시지도 나올 수 있다"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보시다시피 오늘 주가는 장 초반 급등하더니 오전 내 상승분을 반납하고 하락하다 결국 1%대 상승에 그쳤거든요.
    주주들에게 굉장히 좋은 소식인 건데 주가는 왜 이런 겁니까?
    <기자>
    그간의 주가 흐름을 보면 지배 구조 개편 기대감에 3월 말부터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던 상황이었습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연내에 지배 구조를 개편하겠다고 밝힌 게 지난 3월 25일 주주총회에서 였거든요.
    이때 이후 주가는 20% 정도 오른 상황이었기 때문에 오늘은 투자자들이 기다리던 뉴스를 확인하고 차익 실현 매물을 내놓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 이런 결정이 내려진 후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한 증권사도 있습니까?
    <기자>
    대신증권이 기존 35만원이었던 목표주가를 오늘 41만원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자사주 소각과 원스토어, T맵 모빌리티 등 자회사 가치를 추가로 반영한 데 따른 겁니다.
    다만 대신증권은 인적 분할 전후로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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