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식 'ESG 경영'에 비트코인 출렁…반도체 영향 미치나

신인규 기자

입력 2021-05-13 17:38   수정 2021-05-13 17:38

    <앵커>
    오늘 크게 출렁인 건 가상화폐 시장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비트코인이 하루만에 10% 넘게 빠졌다가 다시 회복중인데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의 발언 한마디가 또다시 영향을 미쳤습니다.
    잠시 트위터 내용을 보면,
    비트코인을 활용한 테슬라 차량 판매를 돌연 중단하겠다 선언을 했고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가 환경에 큰 비용을 초래한다는 게 이유라고 지목했습니다.
    이 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될 지 글로벌콘텐츠부 신인규 기자가 짚어드리겠습니다.
    신 기자.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중단을 어떻게 봐야 될까요?

    <기자>
    일론 머스크가 내놓은 표면적인 이유는 비트코인이 현재 환경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겁니다.

    비트코인 채굴기, 채굴 광산이라는 말 들어보셨을 겁니다. 컴퓨터로 연산작업을 해서 문제를 풀면 비트코인을 받는데, 이 채굴기에는 굉장히 많은 그래픽카드나 맞춤형 반도체가 필요하고요.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채굴에만 드는 전력량도 어마어마해졌습니다.

    관련 자료를 좀 찾아봤습니다. 지금 보시는 건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가 비트코인 채굴에 쓰는 전세계 전력량이 어떻게 되는지를 실시간으로 분석한 자료입니다. 오늘자 기준으로, 현재 정도 수준이면 선진국인 스웨덴이나 인구 3천만명이 넘는 말레이시아의 1년치 전력량보다도 비트코인이 전기를 더 많이 쓴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그리고 이런 비트코인 채굴장은 주로 중국이나 남미 등 화력 발전을 주로 하는 지역에서 운영됩니다. 전기를 싸게 쓸 수 있는 곳에서 운영한다는 전략을 쓰는 거죠. 그러다보니 비트코인이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 이런 문제는 계속 지적되어왔습니다.

    좋게 본다면 일론 머스크식 ESG 경영, 환경을 생각하는 사회적 기업으로서 의무를 다하겠다는 취지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머스크가 언급한 환경에 영향을 준다는 부분은 표면적인 이유라는 건데,
    그러면 진짜 이유가 있을 수 있다는 얘깁니까?

    <기자>
    네, 이번 트위터의 또다른 배경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한 뒤 테슬라의 주가가 어떻게 되었나, 어떤 문제가 발생했나 하는 점입니다.

    비트코인 결제가 허용된 뒤 테슬라가 미처 고려하지 못했을 여러 문제가 지적되어 왔습니다. `비트코인 결제에는 수수료가 발생하는데 이것도 모두 고객이 부담하고, 비트코인을 잘못 보내도 돈이 반환이 되지 않고, 비트코인 손실이나 도난에도 테슬라가 책임을 지지 않겠다`. 테슬라가 비트코인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발표한 규정인데 시장의 비난이 많았죠. 고객관리 측면에서 비트코인 결제가 오히려 테슬라에 잠재적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습니다.

    비트코인 결제 시스템 도입 이후 반짝 상승하던 주가도 동반 하락했습니다. 머스크가 비트코인으로 테슬라를 살 수 있다고 발표했던 미국 시간 3월 24일 테슬라 주가는 주당 630.27달러였습니다. 가장 최근인 현지시간 12일 주가는 600달러선이 무너진 589.89달러로 마감했고요. 그리고 나서 문제의 트위터가 올라온 겁니다.

    <앵커>
    어떻게 보면 비트코인이 결제수단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게 뒷단의 배경일 수도 있다 이거네요.
    이번 결정 후에 가상자산 시장이 한 풀 꺾이긴 했는데 다시 또 어느정도 회복은 됐습니다. 앞으로 전망을 어떻게 봐야 합니까?


    <기자>
    암호화폐 시장으로만 봐서는, 비트코인이 아닌 다른 코인을 찾는 투자심리가 움직일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실제로도 그런 흐름이 관측되고요.

    <앵커>
    비트코인에서 다른 코인으로 무게추가 옮겨갈 수 있다고요?


    <기자>
    단기적으로는 그렇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남긴 트위터의 마지막 문장은 `비트코인에 드는 에너지의 1% 미만을 사용하는 다른 암호화폐를 찾고 있다.` 였습니다. 일단 암호화폐 시장의 대장주인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의 한 축이 일시적이든 장기적이든 사라진 거니까 시장 충격은 불가피한데, 가상화폐별 거래량 추이를 살펴보면 투자자들이 이른바 `대체재` 찾기에 나서는 모습이 보입니다. 실제 머스크의 트위터에도 당신이 말한 코인이 무엇이냐는 물음과 함께, 여러 추측이 줄이어 달렸고요.

    머스크의 트윗 이후 국내 거래소 업비트 동향을 살펴봤습니다. `이오스`라는 코인이 거래대금 기준 1위에 올라 있는데요. 비트코인과 다른 3세대 암호화폐로 꼽히는 코인입니다. 조금 어려운 개념이긴 한데, 3세대 코인이 사용하는 위임지분증명, DPOS라는 개념을 갖고 만들어진 이오스는 쉽게 보자면 1세대 암호화폐인 비트코인과 같이 채굴 경쟁을 할 필요가 없어서 전력량 문제에서는 보다 자유롭다, 에너지를 덜 사용하는 코인이다 이렇게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다만 이오스의 거래 폭증은 이 코인의 개발사가 자체 암호화폐 거래소를 설립하겠다는 발표를 하며 우리 시간 11일부터 시장의 관심을 끌어온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이고요.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이오스에 이어 이더리움과 도지코인에도 몰리고 있습니다. 도지코인의 경우 머스크가 지난 11일 `도지코인으로 테슬라 결제를 허용할지`에 대한 설문을 올렸던 점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 것으로 분석됩니다.


    <앵커>
    시장에서는 이른바 머스크가 말한 `친환경 코인` 찾기에 투자 심리가 모이고 있다는 건데, 비트코인이 앞으로 암호화폐의 대표주자 자리를 내줄지도 포인트가 되겠습니다. 이렇게 되면 예상되는 영향이 있습니까?

    <기자>
    잘 짚어주셨는데, 우선 국내 증시로만 집중하자면 우리기술투자 등 국내 비트코인 관련주도 하락했고요.

    머스크가 내놓은 비트코인 결제 재개 조건, `친환경적 에너지를 통한 비트코인 생산`이 단기적으로 해결 할 수 없는 요인이라는 점을 전제로 하고 살펴볼 부분도 있습니다. 처음에 말씀드린 것처럼 비트코인 채굴에는 그래픽카드나 맞춤형 반도체가 많이 쓰이죠. 실제 그래픽카드 품귀 현상의 주요 원인이 비트코인 때문이라는 건 알려진 사실인데요. 그러니까 비트코인이 하락한다면 특히 파운드리 부문에서 반도체 수요 축소 요인이 생길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겁니다.

    물론 테슬라 결제 문제는 비트코인이 그동안 올랐던 이유 중에 하나였지 가장 중요한 요인은 아니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추이를 더 지켜봐야겠지만, 최근 하락세에 접어든 반도체 업종에도 좋은 소식으로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앵커>
    글로벌콘텐츠부 신인규 기자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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