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우려 지나갈 것…시세판 그만 봐라"

김종학 기자

입력 2021-05-13 13:56   수정 2021-05-13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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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년 국제금융 전문가 이남우 교수
    "생활 속 발견 가능한 주식이 좋다"
    "거품꺼지는 과정, 인플레 지나갈 것"


    주식시장이 불안한 5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4.2% 급등했다는 소식에 외국계 자금이 무더기로 빠져나가면서 10만 전자를 바라던 삼성전자는 이제 7만원선을 걱정하고, 몇 달째 횡보하던 코스피 지수는 어느새 3,100선도 위태로운 상황에 몰렸습니다.

    이런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한국경제TV <주식경제>에서 30년간 국제금융 투자 전문가로 활동한 이남우 교수를 초대해 시장 전망과 하락장에서 버틸 좋은 주식, 피해야만 할 나쁜 주식을 고르는 노하우를 물었습니다.

    ● 인플레 우려는 해소될 것…거품이 꺼지는 과정일뿐
    이남우 교수는 최근 불거진 인플레이션에 대해 "지난해 경기 부양과정에서의 혼돈이 수습되는 것일뿐 물가 상승은 몇 달 내에 안정될 문제"라며 "지금은 경제펀더멘털에 과도하게 걱정할 시점은 아니다"라고 설명합니다.

    이 교수는 "단기적으로 보면 며칠 사이에 주가가 4~5%씩 빠져 불안해 보이지만, 보통 10%빠지면 조정, 20%빠지면 베어마켓으로 부른다"며 "지난해 60% 이상 오른 걸 감안하면 펀더멘털이 약한 주식은 거품이 빠지는 것"이라고 평가합니다.

    최근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에 대해서도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제롬 파월 연준의장의 노련함에 큰 충격이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내놨습니다. 그는 "지난주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금리 인상을 언급한 것은 의도적으로 시장을 테스트한 것이고 맷집을 키우려는 고도의 전략"이라며 "시장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을 관리하고 채권 매입 축소도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합니다.

    ● 삼성전자는 좋은 주식…은행은 나쁜 주식?
    이남우 교수는 "매킨지의 표현을 빌리자면 좋은 업종이라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것"이라며 좋은 업종을 찾으면 좋은 주식 찾는 건 쉬운 일이라고 비유합니다. 그러면서 최근 주가가 하락한 삼성전자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이 교수는 "한국 시장의 성장 여력이 떨어졌어도 삼성전자 만큼은 IT 반도체에서 톱플레이어이고, 엔지니어, 기술력을 보면 향후 5년간 좋은 기업"이라며 "현재 실적으로 주당 8~9만원까지, 내년에 10~12만원이 된다면 밸류에이션을 따져야하겠지만 좋은 주식의 조건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반대로 그가 지목한 나쁜 기업, 나쁜 주식의 조건도 새겨들을만 합니다. 이 교수는 "한국의 은행주는 기본적으로 정부가 은행장 선임에 관여하고 비즈니스에 간섭을 받고 있고 있다"며 "심지어 중국 공산당의 4대 은행보다 PBR이 낮은 게 현실"이라고 꼬집습니다.

    그는 "은행주의 배당이 4~5%니까 매력적이지만 핀테크가 더 확산되고, 내수 인구가 줄어드는 변화를 맞이하면 지금의 주가가 적정하거나 다소 높은 국면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이 교수는 또한 팬데믹 이후 항공산업 구조조정으로 25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빚을 떠않은 대한항공 역시 현재 시점에서는 좋은 주식으로 보기 어렵다고 진단합니다.

    ● 투자에 애국심은 없다…이해하기 쉬운 주식을 사라
    이남우 교수는 "투자에 애국심을 내세울 것은 아니다"라며 "이해하기 어려운 제품이나 서비스보다는 실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국내외 회사를 골라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이 교수의 관점은 투자의 대가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인사이트와 일맥상통합니다. 그는 "개인적으로 테슬라 모델을 3~4년 타고 다니면서 전기차의 우월성을 미리 체감할 수 었었다"며 "정보에 있어서 비교 우위에 있는 회사여야 면밀히 관찰 할 수 있고, 장기 보유 과정에서 실수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또한 이 교수는 최근 주식에 입문한 초보 투자자들의 거래 습관도 바꿔볼 것을 제안합니다. 그는 "모바일 거래앱으로 시세를 자주 들여다보아도 포트폴리오에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제한적"이라며 "손놀림과 판단이 빠른 스캘퍼가 아니라면 시세는 하루에 한 번만, 투자 회사의 고객, 공급사, 뉴스를 체크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당부합니다.



    ● 한국은 부동산의 나라?…주식 수익률과 사실 차이없다
    이 교수는 한국의 부동산 투자에 대해서도 오해가 있다고 말을 이었습니다. 배당, 세금 등을 포함한 연환사 수익률을 장기적으로 따져보면 사실상 두 자산의 투자 수익률에 별 차이가 없다는 겁니다.

    이 교수는 "주식은 가격과 배당을 연율로 환산해야 하는데 지난 10년간 삼성전자를 포함한 전체 시장의 수익률은 연 7% 수준"이라며 "부동산의 과거 10년 총 수익률이 8~9%니까 약간 나은 정도"라고 설명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경제적 여력이 있다면 주식과 부동산을 같이 해야 좋다"며 "전 세계에서 두 자산의 수익률이 연 10%에 수렴하기 때문에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이해하는 것이 옳다"고 설명합니다.

    ● 이남우 교수는?…30년 국제금융·투자 전문가
    이남우 교수는 IMF 외환위기가 발생하기 직전인 98년 삼성증권에서 국내 첫 리서치센터장을 맡았고, 이후 싱가포르에서 헤지펀드 1세대 펀드매니저, 메릴린치와 JP모건을 거쳐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인 국제금융 전문가입니다. <좋은 주식 나쁜 주식> 저서로 일반 투자자들을 위한 교육 등에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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