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공룡 vs 유통공룡…이커머스 '쩐의전쟁' 승자는

입력 2021-05-14 17:35   수정 2021-05-17 14:30

    <앵커>

    유통업계의 치열한 인수전 상황, 산업부 신선미 기자가 들고 왔습니다.

    신 기자, 국내 유통업계가 요즘 M&A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특히 이번에는 패션시장이 유통가 M&A의 차기 격전지로 떠올랐다고요?

    <기자>

    자본력을 갖춘 유통 공룡은 물론, 이커머스 사업확장을 꾀하는 IT 공룡들도 앞다퉈 패션 플랫폼에 투자를 하거나 인수 경쟁에 나선건데요.

    먼저, 신세계그룹의 SSG닷컴이 여성 패션 편집숍 1위 업체인 W컨셉을 2560억원에 인수했습니다. 이 인수전에는 롯데쇼핑도 참여한 바 있는데요.

    W컨셉의 입점 업체는 주로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로 `백화점 의류와 비슷한 품질`이라는 이미지를 표방합니다.

    e커머스를 강화 중인 카카오는 여성의류 플랫폼 지그재그(크로키닷컴)를 인수했습니다.

    주로 인터넷 보세 쇼핑몰을 기반으로 비교적 저렴한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어 10대와 20대 초반 여성이 주 이용층입니다.

    카카오는 지그재그를 통해 쇼핑사업 강화, 해외 진출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동대문 기반 패션 스타트업 브랜디에 100억원을 투자했는데요.

    동대문 패션 영향력을 확대하는 한편 브랜디의 풀필먼트 시스템으로 소비자는 물론 소상공인까지 끌어안는다는 복안입니다.

    쿠팡은 10~30대 젊은층을 잡기 위해 C.에비뉴라는 자체패션 플랫폼을 만들어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앵커>

    왜 패션시장이 갑자기 격전지가 된 거예요?

    <기자>

    기존 유통기업 입장에선 지난해 23조원대로 성장한 온라인 패션시장을 넋 놓고 지켜볼 수만은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쿠팡과 네이버도 패션만큼은 장악하지 못했단 점과 트렌드에 민감한 MZ세대들이 주요 소비층이란 점도 매력적입니다.

    아마존도 패션에 수차례 도전했으나 번번이 실패한 적이 있는데, 패션앱 인수로 차별화를 꾀하고 매래 성장 가능성까지 확보하겠단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전문가 인터뷰 들어보시죠.

    [한상린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 미국 온라인 유통시장을 천하통일한 아마존도 몇 년 전부터 `프라인 워드 로브` 같은 새로운 서비스를 시도하면 패션의류 시장에 들어가려 많은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직 좋은 결과는 아니지만.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MZ가 굉장히 중요하고 파급력 큰 고객으로 부상한 만큼 전통 유통기업도 모바일 패션에 주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지금 유통가에 또다른 뜨거운 감자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인데,

    앞서 리포트를 보면 매각작업이 지연되는 것 같습니다. 왜 그런겁니까?

    <기자>

    5조원에 달하는 인수 희망가가 최대 변수로 꼽힙니다.

    롯데쇼핑과, 신세계그룹(이마트), 11번가를 갖고 있는 SK텔레콤 등 7~8곳이 예비 입찰에 참여하며 흥행 분위기였는데요.

    몸값 5조원이란 가격을 놓고 이견이 큰 상황으로 알려졌습니다.

    금액이 크다보니 입찰에 참여한 기업 입장에선 적정가격인지 꼼꼼하게 파악하고 싶을 겁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이 요청한 자료를 이베이 측에서 내놓지 않으면서 실사작업에 차질이 생겼고, 본입찰 일정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이베이 측 입장에선 입찰에 떨어진 기업들이 향후 경쟁사가 될 수도 있단 점에서 핵심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 외에도 요기요도 인수한다고 하고,

    그야말로 격변의 이커머스다 라고 할 수 있겠는데, 유통가만 유독 이렇게 M&A에 열을 올리는 이유가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기자>

    단기간에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는 우수한 기존 플랫폼을 인수하는 것이 효율적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지난해에 이어 코로나19 후폭풍이 이어지면서 유통시장 환경이 급격한 변화를 맞고 있지 않습니까?

    특히 온라인 판매비중이 2017년 21%에서 지난해 34%로 급증했는데요.

    문제는 이같은 변화를 쿠팡이나 네이버와 같은 IT기반의 뉴플레이어들이 주도하고 있단 겁니다.

    지난해 기준 온라인 거래액과 순결제금액 기준으로 네이버가 시장점유율 17%로 1위, 쿠팡이 14%로 2위입니다.

    미국의 아마존과 같은 압도적인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기업이 없는 상황인데요.

    아직 네이버나 쿠팡 등 선두주자들도 10%대 점유율에 머물러 있는 만큼 M&A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반격의 기회로 삼겠단 전략인 겁니다.

    <앵커>

    유통업계가 거의 레드오션인 것 같은데, 지금 유통가 경쟁구도가 어떻게 되죠?

    <기자>

    사실, 너무 급격하게 변하면서 IT공룡 네이버와 카카오를 어떤 기업이라고 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이커머스기업들의 상호간 사업영역 확장으로 기존의 분류방식으로는 각 기업의 업태를 구분짓기 어려울 정도인데요.

    NICE신용평가는 국내 온라인 소매유통시장의 경쟁구도를 3가지 형태의 유통업태로 분석했습니다.

    우선,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기존 유통기업. 오프라인에서 강점이 있는 롯데와 신세계 등이 있고요.

    네이버와 카카오커머스가 해당되는 종합플랫폼 사업자. 그리고 쿠팡과 11번가, 티몬 등이 해당되는 기존 이커머스 중개사업자가 있습니다.

    크게 3가지로 분류해봐도 우위를 확보한 상위 기업들만 10개가 넘습니다.

    <앵커>

    너나할것없이 M&A를 통해서 빠르게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생각인 것 같은데,

    지금 언급한 매물들을 다 인수하고 나면 어느정도 승자가 가려지는 겁니까?

    <기자>

    일각에선 `M&A로 규모를 키우는 게 능사는 아니다`란 이야기도 나옵니다.

    플랫폼 이용자들에 맞춘 근본적인 사고 전환, 체질개선이 더 시급한데,

    여전히 유통 대기업들은 유통에 기술을 얹힌다는 관점이 남아있어 쉽지 않단 겁니다.

    <앵커>

    유통에 기술을 얹힌다고요?

    <기자>

    네, 한마디로 소비자의 정서는 파악하지 않고 물리적인 결합으로 단순하게 생각한다는 겁니다.

    로레알에 6천억원에 인수되면서 주목을 받았던 `난다(스타일난다)`의 사례가 그 방증인데요.

    오히려 로레알에 인수된 이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등 기업가치가 더 하락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스타일난다 실적 : 매출액 2564억원으로 전년(2695억원) 대비 4.8% 감소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43억원으로 전년(618억원)대비 28.3% 하락)

    코로나19 여파로 화장품 시장이 위축되면서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한 영향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요 타깃인 중국 화장품 시장은 9.5%의 성장세를 기록했단 점에서 코로나 때문이라고 보기엔 어렵습니다.

    특히 중국의 화장품 수입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31.1%나 증가했거든요.

    로레알에 인수된 `난다`가 대기업화되면서 팬덤을 형성했던 플랫폼 `스타일난다(3CE)`만의 개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앵커>

    M&A도 M&A지만 체질전환을 해야한다 이거네요?

    <기자>

    이커머스는 변화무쌍한 시장입니다.

    10년 전 1위였던 G마켓이 지금 1위가 아니고 10년 전엔 없던 쿠팡이 지금 2위이듯 말이죠.

    다만 성공한 플랫폼은 킬러 콘텐츠가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팬덤이 형성돼 있죠.

    아마존의 성공 비결도 마찬가지입니다. 무려 119달러의 연회비를 내는 2억명의 프라임 서비스 가입자가 팬덤의 실체죠.

    사실 인터넷 쇼핑은 검색만 하면 새로운 상품과 최저가가 줄줄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무려 13만원이 넘는 돈을 미리 지불한다? 그만큼 서비스가 대단하다는 뜻이겠죠.

    한국의 이커머스 승자 또한 팬덤을 형성하는 플랫폼이 가져갈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아마존처럼 점유율이 30~40%가 되는 기업이 나타날 때까지 치킨게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유통업계를 담당하고 있는 산업부 신선미 기자였습니다.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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