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경제사절단에서 삼성의 미국 반도체 공장 투자계획에 관심이 집중됩니다.
투자규모가 20조원이 넘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산업부 고영욱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고 기자, 삼성의 미국 투자 관련 예상 시나리오는 어떤가요.
<기자>
가장 유력한 건 텍사스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증설입니다.
삼성전자는 오스틴 공장 주변 부지에 대해 용도변경까지 신청해놓은 걸로 알려졌습니다.
또 미국 당국과 세금 감면과 같은 인센티브 지원 방안을 논의해 왔는데 이번 방미 때 바이든 정부가 지원을 확정하고, 삼성전자가 투자를 공식 발표하는 수순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미국의 지원은 어떤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이나요.
<기자>
예단하긴 어렵지만 정치일정과 반도체 공급망 재편이라는 메시지를 고려하면 파격적인 수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텍사스주는 대기업 유치를 위해 최대 10년간 세금을 감면해주는 정책을 운영하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20년을, 금액으론 9천억원 정도를 감면해달라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이 이 부분을 투자의 결정적 요인이라고 언급한 만큼 미국 정부가 일정부분 수용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오스틴 공장은 지난 3월 한파로 가동이 중단됐던 곳 아닙니까. 왜 오스틴입니까.
<기자>
일단 앞서 말씀 드린 대로 세제감면 혜택이 큽니다. 물론 애리조나나 뉴욕도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습니다만, 텍사스 오스틴의 경우 지난번 정전사태로 인해 더 큰 감면을 요구할 명분도 있고요.
세금 말고도 반도체산업의 특성상 고급인재가 필요한데 주변에 텍사스 주립대와 같은 명문대가 많아 인재를 수혈하기 좋고, 애플과 제너럴모터스 같은 고객사들이 인근에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신설되는 공장에서는 어떤 제품이 만들어지게 될까요.
<기자>
현재 오스틴 파운드리는 10나노미터 급 공정을 주력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보다 정밀한 7나노미터 이하를 초정밀 공정이라고 부르는데 이 정도 수준의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곳은 현재 전 세계 딱 두 곳,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 뿐입니다.
일부에서 신설 라인은 5나노미터 공정을 구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삼성전자가 상용화한 가장 첨단 공정입니다.
다만 제가 취재한 바로는 삼성전자는 지금 당장 반도체 공장을 짓기 시작해도 앞으로 2년 뒤에나 양산이 가능하다는 점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앵커>
그 말은 앞으로를 생각했을 때 더 첨단, 그러니까 5나노미터 보다 더 정밀한 수준의 공정으로 구축할 수 있단 건가요.
<기자>
한발 더 나아가 3나노미터 수준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입니다.
3나노 칩 양산 경쟁은 내년부터 본격화 될 텐데, 경쟁사인 대만의 TSMC가 벌써 미국에 3나노급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파운드리는 대표적인 장치산업입니다. 경쟁자가 시장을 선점하면 후발주자는 대규모 돈을 드려 울면서 뒤따라가야합니다.
그런데 이 3나노 칩은 5나노 칩보다 크기는 30%가량 작으면서도 성능은 15% 가량 더 좋기 때문에 고객사들의 선호가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는 압도적 1위지만 파운드리 부문에선 1위 TSMC 시장점유율에 3분의 1밖에 안되는, 차이가 많이 나는 2위입니다. 최첨단 3나노 공정 양산에 승부를 걸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다만 3나노 공정을 구축하려면 당초 알려진 투자금액 20조원 보다 더 많은 25~28조원 가량이 들어가는데 플러스 알파의 투자가 있어야합니다.
<앵커>
삼성이 미국에 이렇게 크게 베팅해야할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미국엔 인텔이나 엔비디아 같은 큰 IT기업 많고 고객에 가깝다는게 중요합니다.
여기서 밀리게 되면 TSMC의 독주체제가 굳어지는 겁니다.
파운드리라는게 인공지능이나 자율주행차 같은 곳에 들어가는 시스템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건데 이 중요한 시장을 놓치게 되는 거죠.
지난해 파운드리 시장규모가 92조원입니다. 올해는 이보다 6% 더 늘 전망이고요.
다행히 지금 공급이 수요를 못따라갈 정도인데 이런 슈퍼사이클이 투자에는 적기입니다.
<앵커>
여러모로 중요한 상황이군요.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어딴 결단이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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