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美 최초 흑인 추기경 만나…"아시아계 혐오범죄, 달라지길 기대"

장슬기 기자

입력 2021-05-22 23:58   수정 2021-05-23 10:24

문 대통령 "화합의 지도력 발휘해줄 것" 요청
문재인 대통령이 현지시간으로 22일 미국 최초의 흑인 추기경인 윌튼 그레고리 워싱턴DC 대주교를 만났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최초의 흑인 추기경인 윌튼 그레고리 워싱턴DC 대주교를 만났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그레고리 추기경의 인종간 갈등 봉합을 위한 노력에 경의를 표하며, 최근 잇따르고 있는 아시아계 혐오범죄를 언급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현지시각으로 22일 오전 그레고리 추기경과의 면담에서 "제가 디모테오라는 세례명을 가진 가톨릭 신자이고, 김대중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 가톨릭 신자인 한국 대통령"이라며 "추기경님을 직접 뵙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가톨릭 교회는 인권과 복지, 남북통일 등의 분야에서 큰 정신적 영향을 주는 지도력을 보이고 있다"며 "신부님들께서 이번 방미 때 그레고리 추기경님을 꼭 뵈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그레고리 추기경은 "한국의 가톨릭 교회가 사회정의 구현과 가난한 사람을 돕고, 민주주의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인종간 갈등 봉합을 위한 그레고리 추기경의 노력을 언급하며 "잇따르는 증오범죄와 인종 갈등 범죄에 한국민도 함께 슬퍼했다"며 "증오방지법이 의회를 통과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해서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같은 재난 상황이 어려운 사람을 더욱 힘들게 하고, 갈등도 어려운 사람 사이에서 많이 생긴다"며 그레고리 추기경이 화합의 지도력을 발휘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레고리 추기경은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고 1주기가 화합을 촉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혐오범죄는 끔찍한 폭력이면서, 민주주의 가치를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2018년 10월 로마를 방문해 교황님을 뵈었는데, 한반도 통일을 축원하는 특별미사를 봉헌해 주시는 등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많은 관심을 보여 주셨다"며 "여건이 되면 북한을 방문해 평화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하셨다. 하루빨리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워싱턴과 메릴랜드에 거주하는 5만 명의 교민들을 잘 보살펴 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그레고리 추기경은 "15년간 애틀랜타 대주교로 활동했는데, 한국인들의 친절과 배려, 화합에 대한 열망을 잘 안다"며 "한국 사람들은 존중과 사랑을 받으면 보답하는 정신이 있다. 늘 함께하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면담이 끝나고 그레고리 추기경에게 `손수레 십자가`를 선물했다. 문 대통령은 "수십 년 전 동대문시장에서 노동자들이 끌고 다니며 일하던 나무 손수레를 사용하지 않게 되자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박용만 전 대한상의 회장이 십자가로 만들었다"며 "노동자의 땀이 밴 신성한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레고리 추기경은 성스러운 상징이라며 십자가에 입을 맞췄고, 한국민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는 축복기도로 면담을 마무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현지시간으로 22일 미국 최초의 흑인 추기경인 윌튼 그레고리 워싱턴DC 대주교를 만났다. (청와대 제공)

워싱턴=공동취재단 / 서울=장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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