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멸의 칼날+플스5'…넷플릭스가 된 전자왕국 소니 [한입경제]

김종학 기자

입력 2021-05-28 18:12   수정 2021-05-28 18:23



    = 도깨비가 된 여동생을 인간으로 되돌리려는 주인공의 이야기,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무한열차 편>이 미국에서 흥행 1위, 한국에선 누적 190만명으로 올해 최장기 상영 영화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이미 일본 내 최대 흥행작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2년)을 뛰어넘은 히트작이 MZ세대 트렌드를 관통하며 전세계 영화팬, 만화팬들을 붙잡았습니다.

    <귀멸의 칼날>은 도깨비라는 판타지 소재에 가족애, 동료애 등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뒤섞여 있는 작품으로 평가 받습니다. 눈길을 걷는 장면부터 3D와 2D를 조합한 연출, 화려한 액션, 그림체로 호평을 받고 있죠. 국내에선 본래 욱일기 모양인 탄지로의 귀걸이가 편집되어 등장하고, 일제강점기 시절인 다이쇼시대를 배경한 점으로 인해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이를 모두 뛰어넘는 흥행 기록을 쓰고 있습니다.

    이 작품의 흥행으로 덩달아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콘텐츠 플랫폼, 제작사까지 쥐고 있는 옛 전자왕국 소니입니다. 소니는 애니메이션 흥행뿐만 아니라 인기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5, `콜오브 듀티` 등 인기 게임 구독 플랫폼으로 다시 성장하고 있습니다. 가장 완벽한 부활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소니, 어떻게 콘텐츠 사업에 뛰어들게 된 것일까요.

    ● 세계 `최초의 최초` 였던…75년 된 옛 전자왕국

    소니는 일본이 패망한 이듬해 도쿄통신공업으로 창업해 75년이나 된 오래된 기업입니다. 1955년 트랜지스터 라디오 TR-55가 미국에서 흥행한 걸 계기로 전자기기 개발에 전무후무한 역사를 쓴 회사죠. 지금의 소니가 되기 전까지만 해도 `최초` 기록을 양산한 기술 기업이었습니다.

    1979년 등장이후 3억4천만 대가 팔린 X세대 감성의 워크맨, 68년 트리니트론 컬러TV를 비롯해 세계 최초의 테이프레코터, 최초의 가정용VTR, 최초의 컴팩트 디스크 플레이어 등 독창성과 기술력으로 인정 받았던 곳이죠. 소니 연구원이던 에리카 레오나 씨는 반도체 개발 공로로 73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해 `회사원 노벨상`의 기록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전성기의 소니는 트리니트론 브라운관TV 기술에 집착하며 평면 LCD TV 시장 개화기를 놓치고, 2천년대들어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시장을 빼앗기고 맙니다. 금융위기 이후 경영권을 잡은 하워드 스트링어 재임기간엔 계열사간 경쟁, 무리한 사업추진에 결국 최악의 실적을 쓰게 되죠.

    다행히 소니는 적극적인 인수합병, 사내 혁신으로 새로운 사업에 발을 들여놓던 기업이기도 합니다. 전성기인 80년대부터 CBS 레코드부분 인수(1988년), 컬럼비아픽쳐스 인수(1989년), 소니손해보험(1998년), EMI 뮤직 인수(2011년)로 확장한 전략이 뒤늦게 지금의 영화, 게임 부문에서 빛을 봅니다.

    국적과 이념 초월한 콘텐츠…기업 운명을 바꿨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소니는 전자제품 기기 같은 하드웨어 매출 비중을 줄이고,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해왔습니다. 이를 이끈 히라이 가즈오 전 회장은 만년 적자이던 PDP TV, 노트북 사업을 정리하며 현재 소니의 틀을 다시 만든 인물로 꼽힙니다.

    2019년 히라이 가즈오가 물러난 뒤 이어받은 요시다 켄이치로 최고경영자는 `기술기반의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소니를 정의합니다. 그는 올해들어 금융부문을 편입하고, 지주회사 체제로 바꾸며 성공적인 개혁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2011년 1조원대 적자에 허덕이던 소니는 콘텐츠, 스마트폰 이미지센서, 금융으로 사상 처음 1조엔대 이익을 낸 회사가 됐습니다. 지난 4월 공개한 소니의 2020회계연도 순이익 가운데 대략 절반이 이들 부문에서 나올 만큼 강력한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변신했습니다.

    체력을 회복한 소니는 다시 이미지센서 반도체 개발로 삼성전자와 경쟁하고, CES에서 선보였던 자율주행차 개발에 발을 들이며 한국 전자회사들과 또 한 번 경쟁을 벌일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최근 전세계적인 반도체 칩 공급부족으로 플레이스테이션 판매량이 목표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지금의 성장은 쉽게 꺾이지 않을 전망입니다. `소프트파워`로 무장하고 돌아온 일본 기업의 부활을 그냥 지나치기만은 어려워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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