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 삼켜"…'조카 물고문 살해' 부부 학대영상 공개

입력 2021-06-08 17:33   수정 2021-06-08 18:08


10살짜리 조카에게 귀신이 들렸다며 마구 폭행하고 강제로 욕조 물에 집어넣는 `물고문`을 해 숨지게 한 이모 부부의 학대 8일 공개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5부(조휴옥 부장판사) 심리로 8일 열린 이 사건 3차 공판에서 수사검사인 박상용(사법연수원 38기) 검사는 이모 A(34·무속인)씨와 이모부 B(33·국악인)씨가 조카 C(10) 양을 학대하면서 직접 찍은 동영상 13건을 공개했다.

검찰은 1월16일부터 사망당일인 2월8일까지의 학대 장면이 고스란히 담긴 대표적인 동영상들을 재생하면서 이들의 혐의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심리를 진행했다.

검찰이 공개한 첫 번째 동영상은 1월 16일 오후 4시께 촬영된 것으로, 어깨와 허벅지 부분에 새파랗게 멍이 든 C양이 알몸상태로 욕실 바닥에서 빨래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튿날인 17일과 20일에는 불이 꺼진 거실에서 알몸상태의 C양에게 양손을 들고 벌을 서도록 했다. A씨는 C양에게 "높게 안올려"라고 말하며 질책하기도 했다.

1월 20일 오후 1시 26분께 A씨가 C양을 대형 비닐봉지 안에 들어가게 한 뒤 그 안에 있던 개의 대변을 먹도록 강요했다. A씨는 C양에게 "입에 쏙"이라고 말하며 개의 대변을 먹으라고 지시하고, C양이 대변을 입에 넣자 "장난해? 삼켜"라고 말했다.

같은 달 24일 동영상 속 알몸상태의 C양은 걷기가 불편한 것처럼 뒤뚱거리고, 욕실 안 비닐봉지를 정리하면서 허리를 숙이는 것조차 힘들어했다. 하루 뒤 촬영한 사진의 C양은 두 눈을 아예 뜰 수 없을 정도로 눈이 부어 있었다.

사망 직전인 2월 7일 오전 6시 10분께 C양은 무릎을 꿇고 양손을 드는 벌을 받던 중 왼팔을 들지 못했다. 검찰은 늑골이 부러진 C양이 팔을 제대로 들지 못해 오른손으로 왼손을 잡아 드는 식으로 버텨낸 것이라고 봤다. 그런데도 A씨 부부는 C양에게 "팔 똑바로 들어"라고 소리치고, 이후에는 국민체조를 시키기도 했다.

C양은 사망 당일인 2월 8일 오전 9시 30분, 양손을 드는 벌을 서는 과정에서 왼팔을 아예 들지 못했다. 같은 날 오전 11시에는 A씨가 "이모부 쪽으로 와 봐"라고 말하자 C양이 힘겹게 방향을 트는 장면이 나왔다. 2분 뒤에는 C양이 몇 걸음을 떼지 못하고 넘어지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후 A씨 부부는 C양을 욕실로 끌고가 발을 빨랫줄로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머리를 물이 담긴 욕조에 여러 차례 강제로 넣었다가 빼는 등 물고문을 연상시키는 학대 행위로 C양을 숨지게 했다.

A씨 부부는 C양을 학대하는 장면을 여러 차례에 걸쳐 동영상과 사진으로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촬영 이유에 대해 "친모에게 보여주려고 했다"고 진술했으나, 실제로 친모에게 전달한 동영상은 거의 없고, 사진만 일부 전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사건 감정인은 `동영상 마지막 부분의 C양은 거의 죽을 만큼 구타를 당한 상황에서 물고문 행위를 몇 차례 당한 뒤 사망하는데, 이런 점에 미뤄보면 병원에 갔더라도 소생 가능성이 낮았을 것`이라고 소견을 냈다"고 말했다.

다음 재판은 내달 8일 열릴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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