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도 떨었던 악몽…빅테크 반독점법 '초읽기'

입력 2021-06-12 08:32   수정 2021-06-1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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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애플,페이스북,구글 겨냥 패키지법 발의
거대 플랫폼 기업의 이해충돌, 독점 방지...최악의 경우 기업분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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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가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구글 등 이른바 `IT 공룡`들의 독점적 사업 구조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데이비드 시실리니(민주·로드아일랜드) 하원 법사위 반독점소위 위원장과 켄 벅(콜로라도) 공화당 간사를 비롯한 양당 의원들은 11일(현지시간) 빅테크 기업들의 불공정 독점을 규제하기 위한 법안들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반독점소위가 이들 기업의 `규제받지 않는 권력`과 디지털 시장의 경쟁 실태에 관해 16개월 동안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내놓은 이번 패키지법은 모두 5개의 세부 법안으로 이뤄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미 언론이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이 중 `플랫폼 독점 종식 법안`이다.

이 법이 통과되면 아마존이 사실상 회사를 2개로 쪼개거나, 아니면 자체브랜드 상품(PL)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고 WSJ은 내다봤다.

법안은 "플랫폼 운영자가 그 외의 다른 사업들을 소유 또는 통제하는 것은, 그 사업들이 이해충돌을 일으킬 경우 불법적"이라고 명시했다. 여러 사업 분야에 걸친 지배력을 활용해 자기 사업에 `셀프 혜택`을 주고 경쟁자들에 불이익을 주는 잘못된 관행을 끝내겠다는 취지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는 아마존은 자사 플랫폼에서 제3자 판매자들의 영업을 허용하면서, 동시에 비슷한 종류의 자체브랜드 상품들을 종종 더 낮은 가격에 내놓는다.

반독점소위는 아마존이 제3자 판매자들의 데이터를 몰래 활용해 자체브랜드 제품을 개발하는 경우도 있다고 비판한다.

따라서 법안이 시행되면 아마존은 웹사이트를 자체브랜드 판매 플랫폼과 제3자 판매 플랫폼 등 2개로 쪼개거나, 자체상품 사업을 중단 또는 매각해야 할 것이라고 WSJ은 전망했다.

WSJ에 따르면 아마존은 15만8천 종의 자체브랜드 상품을 팔고 있으며, 이 중에는 전자책 리더기 킨들, 스마트 스피커인 아마존 에코, 파이어 TV 스트리밍 장비 등 동종 분야를 주도하는 제품들도 많다.

이러한 법안은 1933년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분리를 의무화한 글래스-스티걸법과 비슷하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이밖에 IT 공룡들의 신생 경쟁 기업 인수를 어렵게 만드는 방안, 규제 당국에 더 많은 예산과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 등이 패키지법에 포함됐다.

패키지법은 시가총액 6천억달러 이상, 월 활성이용자 50만명 이상의 초대형 빅테크 기업들로 타깃을 한정했다. 현재 기준으로는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구글 등 4개 기업만이 적용 대상이다.

시실리니 위원장은 "규제받지 않는 독점 테크 기업들이 우리 경제에 너무나 많은 힘을 행사하고 있다. 그들은 승자와 패자를 선택하고, 소기업을 파괴하며, 소비자가격을 올릴 수 있는 특별한 위치에 있다"며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이날 발의된 패키지법과 별도로 역시 자사 제품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하는 빅테크 기업들의 관행을 뿌리뽑기 위한 다른 법안도 의회에서 마련 중이라고 WSJ이 전했다.

해당 기업들이 지배적 플랫폼이나 독점적인 데이터 접근권을 활용해 자사 제품·서비스에 유리한 검색 결과를 내놓는 등 `셀프 혜택`을 남발하지 못하도록 반독점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IT 공룡들을 겨냥한 이러한 법안들은 수십년간 볼 수 없었던 대대적인 반독점 관련법 개선 움직임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평가했다.

지난 98년 미국 법무부는 마이크로소프트(MS)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고, MS를 운영체제(MS)와 솔루션(오피스) 사업으로 분할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장진아  기자

 janga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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