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달러 시대 다시 온다"

조연 기자

입력 2021-06-16 18:21   수정 2021-06-1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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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국제유가 상승세가 무섭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올초 대비 50% 가량 올랐는데요.
    경제 재개가 본격화되면서 수요가 늘고 있는데, 생산은 적극적으로 늘릴 수 없는 상황입니다.
    먼저 조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국제유가가 2년 8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습니다.
    뉴욕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 WTI 가격(현지시간 15일)은 전날보다 1.8% 오른 배럴당 72달러선에서 거래를 마쳤습니다. 브렌트유(8월물)는 75달러까지 올랐습니다.
    석유는 산업 전반에 쓰이는 만큼 연쇄적인 가격 인상이 일어날 것이란 인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제리 브랙맨 / 퍼스트 아메리칸 트러스트 CIO : 여전히 시장에는 억눌려있는 수요가 많고, 공급에는 제약이 있다. 이 모든 것이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원유는 지난 5년내 최고 가격에 다시 다가가고 있고, 이 조차도 깨려는 모습이다. 그리고 이것(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의 배경이라고 본다. 글로벌 경제의 부활을 나타내면서,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실 올 초만 해도 원유는 다른 원자재에 비해 수요 회복세가 더뎠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코로나19로 인해 미래 석유와 가스 생산가치가 4분의 1수준이 됐다"고 분석했고, 글로벌 석유기업 로열더치셸의 CEO는 "전세계 석유 수요가 코로나19 발생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백신 접종 증가와 경제 재개 속도가 빨라지면서, 갑자기 늘어난 수요를 공급량이 따라가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친환경 에너지 전환 정책이 오히려 유가 상승을 부채질했다는 분석까지 내놓았습니다.
    세계 최대 석유 트레이더로 꼽히는 트라피구라(Trafigura)의 제러미 위어 회장은 "세계가 청정에너지로 도약하지 못하고, 자동차도 완전한 전기차 시대로 들어서지 못한 상황에서 석유개발 투자가 갑자기 줄어 공급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세계 정유사들의 원유 채굴 비용은 3,300억달러, 2014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알래스카 원유 시추를 중단하는 등 친환경 정책에 박차를 가하면서, 엑손모빌·셰브런 같은 석유회사의 외부 투자 유치가 어려워 진 탓입니다.
    여기에 유가 상승의 범퍼 역할을 하던 미국 셰일업계가 지난해 줄줄이 파산 위기를 겪으면서, 과거만큼 생산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유가 100달러도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말합니다.
    골드만삭스는 80달러를, JP모건은 연내 배럴당 10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예상했고, 트라피구라와 비톨, 글렌코어 등 글로벌 원자재 거래기업들은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 입을 모았습니다.
    월가의 스타 투자자인 리치 번스타인은 "원유시장이 비트코인 보다 훨씬 저평가된, 가장 싼 시장"이라며 투자를 권했고, 원자재 선물 투자회사의 `리 괴링(Leigh Goehring)` 파트너는 "지금의 원유 수급 부족이 또다른 석유파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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