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인상 예고에 글로벌 원자재 시장이 휘청거렸다.
17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4.7%(86.60달러) 급락한 1,774.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종가 기준으로 지난 4월30일 이후 7주 만에 가장 낮은 가격이다.
지난해 11월9일 5% 떨어진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이다.
7월 인도분 은은 온스당 7% 떨어진 25.86달러에, 7월 인도분 구리는 파운드당 4.7% 내린 4.18달러에 각각 마감됐다. 은은 지난 4월20일 이후 최저가이고, 구리는 이번주 들어서만 8% 이상 떨어졌다.
백금과 팔라듐은 각각 7.6%, 11% 급락했다. 팔라듐은 지난해 3월 이후 15개월 만에 최대폭 하락을 기록했다.
금속뿐만 아니라 옥수수 선물도 이날 4% 하락했다고 CNBC방송이 전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5%(1.11달러) 떨어진 71.04달러에 장을 마감했고,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8월물 브렌트유는 오후 3시40분 현재 배럴당 1.6%(1.17달러) 내린 73.2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상품 시장이 광범위한 타격을 받은 것은 오는 2023년 두 차례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연준 전망과 중국 정부의 금속 비축분을 시장에 공급하겠다는 발표 때문이다.
당초 2023년까지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던 연준의 태도 변화에 달러화 가치가 오르면서 원자재 가격이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통상 미 달러화로 가격이 표시되는 원자재 상품들은 달러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에이바트레이드의 나임 아슬람 수석시장분석가는 마켓워치에 "기본적으로 금리인상 시간표의 공식 조정이 금값에 `긴축 발작`을 가져왔다"며 "투자자들로서는 이자를 주지 않는 자산을 보유하는 데 따른 기회비용이 증가하면서 금이 덜 매력적인 자산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날 중국 국가식량물자비축국이 금속 수급 안정을 위해 구리, 알루미늄, 아연 등의 정부 비축분을 시장에 풀겠다고 밝힌 것이 원자재 투기 수요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이런 악재가 겹치면서 올해 상반기 경제 재개에 따른 수요 폭증 등으로 과도하게 급등한 원자재 상품들이 일부 가격 조정을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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