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기지개 켰는데"…원자재값 급등에 물가인상 '도미노' [이슈플러스]

임원식 기자

입력 2021-06-25 17:41   수정 2021-06-25 17:41

    철광석·유가 급등에 생산비 부담 가중
    생산자물가지수 9년9개월만에 '최고'
    산업계 "가격인상 불가피"…소비심리 '찬물' 걱정
    각국 긴축 움직임에 '반짝 호황' 그칠까 우려도
    <크로마>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긴 터널에서 벗어나 기지개를 켜나 싶던 산업계가 복병을 만났습니다.

    철광석과 석유 등 원자재 값이 급격하게 뛰면서 생산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인데요.

    이로 인한 수익성 악화는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철강 제품의 원료인 철광석의 경우 1톤에 220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연초 대비 30% 넘게 오른 수치로, 원료탄 역시 170달러까지 뛰었습니다.

    이 같은 원자재 값 상승으로 가전에 들어가는 컬러강판 값은 톤당 40만 원이, 자동차용 강판 값은 톤당 5만 원이 올랐습니다.

    개별 제품 가격을 넘어 통계 수치로 살펴볼까요?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달 생산자 물가지수인데요.

    원자재 값이 급등하면서 1년 전보다 6.4%나 상승했습니다.

    지난 2011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한 달 새 공산품 물가가 1%나 뛰었고 항공과 호텔 이용료가 포함된 서비스 물가 또한 0.1% 올랐습니다.

    걱정스러운 건 이러한 원자재 값 상승이 당분간 계속될 거란 전망입니다.

    곧 신제품 출시를 앞둔 가전과 자동차업계를 비롯해 산업 곳곳의 분위기를 박승완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항공업계가 유가상승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가뜩이나 어려워진 상황에서 연료비 부담까지 늘어나면서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졌습니다.

    지난해 배럴당 43달러였던 국제 유가는 최근 70달러 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항공사의 경우 전체 영업비용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20~25%)이 가장 큰 만큼, 유가상승은 곧 실적 악화로 이어집니다.

    [항공업계 관계자 : 총 원가에서 유류비가 제일 많이 차지하고요. 2019년 경우에는 거의 25% 가까이 부담했습니다. 유가가 일정한 선을 넘어가게 되면 개인당 추가로 유류할증료를 받고 있죠.]

    고유가가 부담이긴 해운업계도 마찬가지입니다.

    HMM은 지난 1분기 연료비용으로 2,080억 원을 썼는데, 이는 지난해 연간 매입액 5천억 원의 41.6%에 이르는 수준입니다.

    장기간의 불황 끝에 다시 `빅 사이클`에 진입했지만 고유가에 발목이 잡힌 셈입니다.

    [해운업계 관계자 : 이런 분위기가 계속 유지되진 않을 테니까. 오르면 결국 떨어질 거고. 저희 10여 년간 계속 운임 안 좋았으니까 다시 또 그런 날이 오겠죠. (유가를) 운임에 반영할 수 있는 데는 부담이 덜할 거고, 그렇지 않은 곳은 조금 원가 부담이 있겠죠.]

    가전업계는 철강가격 인상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TV나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만드는데 필요한 컬러 강판 값이 올 들어서만 톤당 40만 원이나 뛰었기 때문입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 : 유리 만들던 업체들이 공장들이 올해 초 사고들이 있어서 공급이 원활치 못한 면이 있어요. 가격 자체가 많이 뛰었어요. 원자재 가격이 그러다(오르다) 보니까.]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들은 강판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했던 자동차 업계는 이번엔 철강 가격 인상이라는 악재를 만났습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 : 지금으로서는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고, 그렇다고 완성차 제조업체가 손해 보고 팔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지 않습니까. 단기적인 문제였다면 관계가 없어요, 그런데 이게 장기화됐을 때 문제가 발생하거든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 많이 팔면 팔수록 수익성이 악화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손실을 줄이려면 결국 상품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어렵게 살아난 소비심리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어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원자잿값 상승에 대한 우려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각국이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수출 전선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이어서 고영욱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일 현재 우리나라 수출은 2,808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반도체와 자동차 같은 주력 품목 수출이 크게 늘었습니다.

    국가별로는 미국으로의 수출이 40% 이상 늘었는데, 미국은 그동안 억눌렸던 소비가 백신접종과 함께 폭발하는 모습입니다.

    실제로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은 최근 진행한 프라임데이 행사에서 우리 돈으로 13조 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우리 기업들의 표정이 밝지 만은 않습니다.

    [ 전자업계 관계자 : 펜트업 효과로 가전판매의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되는 반면에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부정적인 효과도 있을 수 있기때문에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생산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

    [ 석유화학업계 관계자 : 코로나를 벗어났다고 할 정도로 많이 회복한 상태거든요. 그런데 유가상승이나 금리인상과 같은 부분들이 거시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시행 시기는 고용 수준이 회복되는 내년 1분기 무렵으로 예상됩니다.

    8년 전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를 진행했을 땐 신흥국들의 경제 불안 이어졌습니다.

    특히 인도, 브라질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8개 국가의 타격이 컸습니다.

    이들 국가는 이번엔 선제적 금리 인상 움직임을 보이며 방어 태세를 갖추고 있지만 정작 코로나 확산세가 계속돼 자칫 실물경제 위기로 까지 번질 우려가 있습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상위 10대 수출품목 가운데 자동차부품이나 합성수지 등은 이들 고위험 국가에 대한 수출비중이 많게는 18%에 이를 정도로 의존도가 높습니다.

    우리 기업들의 수출 기대심리는 10년 만에 최고치입니다. 반짝 호황에 그칠지 여부를 가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한국경제TV 고영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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