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소녀상 전시장 앞에서 '위안부 모독' 행사

입력 2021-06-28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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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우익 세력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사실상 방해하는 행사를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제 강점기 인권 침해의 진실을 알리고 일본 사회의 각성을 촉구하려는 현지 시민사회의 시도가 왜곡된 역사를 신봉하는 이들의 집요한 방해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본 시민단체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를 잇는 아이치(愛知) 모임`(이하 모임)이 소녀상 등을 선보이는 `우리들의 표현의 부자유전(不自由展)·그 후`를 개최하는 시점에 맞춰, 같은 건물에서 일본 우익 단체가 `아이치토리카에나하레`라는 이름으로 전시회를 계획 중인 것이 연합뉴스의 취재로 28일 확인됐다.
모임은 다음 달 6∼11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 소재 `시민 갤러리 사카에(榮)`에서 소녀상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그런데 우익단체가 주축이 된 `아이치토리카에나하레실행위원회`(이하 실행위)가 같은 건물 같은 층 전시장을 내달 9∼11일 사용하겠다고 신청했다.

전시장 관리자인 나고야시 문화진흥사업단 본부는 실행위의 계획을 검토한 후 시설 사용 승인 방침을 통보했다.
실행위 측은 아이치토리카에나하레를 작년과 비슷한 내용으로 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들의 그간 행적에 비춰보면 역사를 왜곡하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모욕하는 내용의 전시가 되풀이될 것으로 관측된다.
예를 들면 작년 아이치토리카에나하레의 전시물에는 `나눔의 돈`이라고 쓰여 있는 건물이나 `성매매은(조사 `는`의 오기로 보임) 일`(SEX WORK IS WORK)라고 적힌 현수막을 배경으로 치마저고리를 입은 사람들이 등장하는 그림이 있었다.
나눔의 돈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복지시설의 명칭인 `나눔의 집`에서 `집`을 `돈`으로 바꿔 표기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부정하고, 피해자가 `돈을 벌기 위해 자발적으로 매춘을 했다`는 일본 우익 세력의 주장을 옹호할 목적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치토리카에나하레는 소녀상 전시에 반발해 2019년 10월 처음 열릴 당시부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왜곡하는 콘텐츠를 내놓았다.
당시 주최 측은 소녀상을 변형한 것으로 추정되는 저고리에 짧은 치마 차림을 한 여성 옆에 오무라 히데아키(大村秀章) 아이치현 지사로 보이는 인물이 쭈그려 앉은 모습을 담은 그림에 `직수입 기생`이라는 제목을 붙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사실상 모독했다.
여기에 "지방행정을 담당하는 장이라는 자가 스스로 솔선해 팔아넘기는 모습을 표현했다"며 "날조된 종군위안부에 보증서를 주는 행위를 해버리는 모습"이라는 작품 해설을 달았다.
`범죄는 언제나 조선인`, `린치는 조선의 전통 행사` 등의 문구로 혐한 감정을 부추기는 전시물도 있었다.
역사 왜곡 자체도 문제지만 전시를 보러 온 우익 세력이 소녀상 전시를 방해하는 등 마찰이 생길 가능성도 우려된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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