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상단을 잡아라"...수수료 수익만 410억 [증권가 공모가 뻥튀기]

지수희 기자

입력 2021-07-07 17:30   수정 2021-07-0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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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최근 상장 기업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다음달 상장 예정인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도 공모가에 거품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예고된 공모가 대로라면 기업가치가 4대 금융지주의 시총을 훌쩍 뛰어 넘게 되는데, 공모가가 높을수록 상장주관 증권사들의 수수료도 높아지는 구조가 공모가 가격을 높이는 한 원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수희 기자입니다.

    <기자>
    다음달 상장을 앞둔 카카오뱅크의 공모가 상단은 3만9천원, 카카오페이는 9만6천원으로 제시됐습니다.

    공모가 상단으로 정해질 경우 주요 금융지주의 기업가치를 훌쩍 넘어섭니다.

    이렇게 되면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상장 주관 증권사들의 수수료만 410억 원에 달합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카뱅의 공모가가 3만3천원으로 결정됐을 때 수수료는 공모 금액의 0.8%에 해당하는 172억원 수준입니다.

    하지만 상단인 3만9천원으로 결정됐을 때 증권사 수수료는 204억원대로 올라갑니다.

    주목할 것은 인센티브 지급요건입니다.

    상장을 준비하는 발행회사는 실적과 기여도 등을 고려해 공모금액의 0.3%에 해당하는 인센티브를 상장 주관사에 지급할 수 있어 증권사가 받을 전체 수수료는 280억원 규모가 될 전망입니다.

    인센티브 지급은 발행사의 권한이지만 대체로 공모가가 상단으로 정해졌을 경우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 카카오뱅크 상장 대표주관사 KB증권의 경우 인세티브를 고려할 때 공모가 상단과 하단의 수수료 차이는 30억원에 달합니다.

    KB증권 모회사인 KB금융지주를 위협하는 가격이지만 KB증권이 공모가 상단을 놓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전 증권사 IPO담당자 : 당연히 주관사도 그렇고 회사도 상단으로 가는 것이 IPO흥행이라고 볼 수 있으니깐...상단 또는 그 이상을 달성하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노력하죠. 인센티브를 받으려면 발행사에 우호적인 공모가가 되게끔 주관사가 노력해야 하고, 기본적으로는 공모 흥행이 돼야하고, 최소한 상단을 찍어줘야 회사(발행사) 입장에서는 만족스러울꺼잖아요.]

    카카오페이 인센티브 수수료율이 제시되지 않은 것을 감안하더라도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모두 공모가 상단으로 결정될 경우 증권사들이 받을 수수료는 41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공모주에 대한 관심과 유동성이 풍부한 현재의 시장 상황도 증권사들이 공모가를 높일 수 있는 또 다른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A운용사 펀드매니저 : 카카오페이는 조금 비싸다고 생각하고 있긴 한데..원래 생각한 건 9조 정도.. 12조로 상단이 올라오니깐...시장이 좋으니깐 어쨌든 밸류에이션을 좋게 받을 수 있잖아요. 그런것 같긴해요.]

    전문가들은 기업가치 산정기준이 명확하지 않을수록, 발행사와 주관사들의 공모가 높이기 유혹은 피할 수 없어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한국경제TV 지수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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