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키로나 델타 효능 두고 당국의 '오락가락'한 발표 [기자수첩]

정재홍 기자

입력 2021-07-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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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다음주 동물 효능 발표
'세포주 효과 현저히 감소'에서
'동물실험 일부지표 긍정적' 혼선
일희일비 시장에 혼란 줄여야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의 델타 변이 바이러스 효능에 대한 당국의 발표에 시장의 원성이 높습니다.

지난 9일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제2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질병관리청 정례브리핑에서 국산 코로나 항체치료제의 동물효능실험 상황을 묻는 질의에 "다음주에 확실하게 결과가 나올 것으로 판단한다"며 "동물실험 일부 지표는 현재까지 어느정도 긍정적인 측면을 확인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치료제의 경우 효능검사를 할 때 세포 수준보다는 동물실험의 결과가 더 신뢰성이 높고 동물실험보다 최종적으로 사람에게 직접 효능을 검증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세포주 수준 발표에 셀트리온 3형제 주가는 `와르르`

세포주 수준보다 동물실험에서, 이후 임상에서 효능을 검증하게 답이라는 당연한 소리에 왜 투자자들이 반발한 것일까요.

이유는 불과 2주 전엔 같은 국립보건연구원에서 정반대의 메시지를 던졌다는 데 있습니다. 지난달 25일 국립보건연구원은 세포주 수준의 국내 항체치료제의 효능평가 결과, 델타형 변이에 대한 중화능이 현저히 감소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외에 국내에서 승인된 `국산` 코로나19 항체치료제는 셀트리온의 렉키로나가 유일합니다. 시장에선 렉키로나가 델타 변이에 효과가 없다는 신호로 인식했죠. 실제 발표 소식이 전해진 뒤 셀트리온 주가는 전일대비 4.67% 하락했고,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 주가도 각각 전일대비 6.13%, 8.9% 내린 채 마감했습니다.

셀트리온은 이날 저녁 자료를 통해 남아공발 베타 변이 바이러스의 경우에도 세포주 수준의 효능 분석에서 중화능 수치가 감소했으나 동물실험에서는 바이러스 역가가 크게 감소하는 등 사람치료 용량에서 효능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세포주 수준의 실험에서 남아공발 베타형 변이에 대한 중화능 수치를 고려할 때 인도발 델타형과 브라질발 감마형의 세포주 수준의 중화능 수치가 남아공발 베타형 변이에 비해 우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쉽게 말해서 남아공발 베타 변이도 동물실험에서 효과를 나타냈지만 세포주 수준에선 오히려 인도발 델타에 비해 떨어졌다는 얘기입니다. 즉 동물실험 결과에서 렉키로나의 각각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효능 결과가 뒤집힐 수 있다는 것이죠.

● 2주만에 부정→긍정 메시지…투자자 "장난하나"

이날 당국의 발표도 이와 같은 맥락이지만 2주 전 발표에선 동물 효능실험이 더 중요하다고 짚어주지 않았습니다. 추가적으로 동물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만 전했습니다. 당국의 발표와 이어지는 셀트리온의 해명자료. 겉만 봐서는 보건당국과 셀트리온이 렉키로나 효능을 두고 갑론을박을 펼쳐는 모습이었습니다.

셀트리온 주주들이나 일반 투자자 입장에선 성급한 세포주 수준 발표로 혼란만 가중됐다고 느낄 대목입니다. 그럴거면 그때는 왜 `동물실험` 얘기를 강조하지 않았느냐입니다. `이럴거면 세포주 결과는 왜 발표했냐`, `효능 평가 발표로 주가 떨어진 건 책임 안지냐`는 싸늘한 시선입니다.

당국은 이르면 다음주 말쯤 렉키로나에 대한 동물 효능평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과 함께 어느때보터 국산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입니다. 권준욱 부본부장도 브리핑에서 "우리 스스로 우리나라 국적의 회사 개발자들이 개발한 치료제"라고 치켜세웠습니다. 시장의 시선이 집중돼 있는 만큼 일관성있고 확실한 내용으로 혼선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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