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검토할 때가 됐다"…힘 싣는 '8월 인상론'

입력 2021-07-15 17:29   수정 2021-07-1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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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0.5% 동결
    "금융불균형 해소에 총력"
    "8월 완화 적절성 여부 검토"
    <앵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했습니다.

    지난해 7월 이후 1년째 동결이 된 건데, 오늘 발표에 대한 내용과 전망 등을 알아봅니다.

    먼저 강미선 기자의 리포트 보시겠습니다.

    <강미선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다음 달 열릴 통화정책방향 회의부터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있지만 경기 회복세, 물가 오름세 확대,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다음 회의부터는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적절한지 아닌지 논의하고 검토할 시점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지난 5월 `당분간` 현재의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데 이은 또 하나의 인상 신호입니다.

    이날 회의에서는 고승범 금통위원 1명이 인상 소수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고 위원은 한은 내에서 대표적인 매파적 성향을 가진 인사로 분류됩니다.

    이 총재는 연내 기준금리를 한두 차례 올려도 긴축이 아니라는 입장을 이어가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과 금융 취약계층이 동시에 나타나는 이른바 `금융불균형`에 대한 경고 수위를 더 높였습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오늘 금통위에서도 거의 다수, 대부분 위원들이 사실상 금융불균형 해소에 역점을 둬야 할 때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적극적인 재정정책에 대한 당부의 메시지도 남겼습니다.

    금리 인상이 필요한 만큼 취약 계층에 대한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는 취지입니다.

    다만 2차 재난지원금에 대해서는 "재원이 한정된 만큼, 피해를 입을 계층에 선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는 소신을 밝혔습니다.

    이 총재는 내일(16일) 열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회의에 출석해 통화정책에 대한 의견을 추가적으로 내놓을 예정입니다.

    한국경제TV 강미선입니다.

    <앵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오늘 발언이 다소 의미심장합니다.

    관련해서 한국은행을 출입하는 정치경제부 배성재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배 기자, 오늘 이주열 총재 발언의 핵심은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배성재 기자>

    `기준금리 인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먼저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살펴보겠습니다.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서 "완화 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는 표현으로 끝을 맺었는데요.

    중앙은행 총재의 발언은 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보통 메시지를 숨겨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이 표현을 뜯어보자면,

    이 문구는 보통 기준금리를 변경하기 직전에 사용됩니다. 2017년, 2018년 금리 변동 직전에 모두 사용이 됐고, 특히 올해 들어 사용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게다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소수의견도 나왔죠.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건 2018년 10월 이후 약 3년 만입니다.

    금리 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번 코로나 4차 대유행 때문에 금리인상 계획이 더 늦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시각도 있었는데,

    코로나 확산세에 대한 계산도 이번 판단에 들어간 겁니까?

    <기자>

    최근 코로나 확산을 의식하는 모습을 분명하게 보이긴 했습니다. 직전 통화정책방향 의결문과 대조해봐도 그러한데요.

    5월 의결문에 `코로나19 전개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잠재해 있다`라는 문장을 이번에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잠재해 있다`로 수정했습니다.

    `전개`를 `확산`으로 바꾼 거죠. 더 강도 높은 표현이 등장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 총재는 꾸준히 `금리 정상화`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기준금리를 지금 올려도, 긴축정책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엄연히 정상 수준으로 되돌린다는 입장인 것입니다.

    <앵커>

    아직까지 기조에 변함이 없다는 얘긴데, 4차 대유행이 성장률에 별다른 영향을 안 준다고 본 겁니까?

    <기자>

    물론 민간 소비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주춤할 수는 있지만, 2차 추경 효과로 상쇄 가능하다는 시각입니다.

    게다가 여전히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올해 GDP성장률 예측도 지난 5월 전망인 4% 수준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대신 물가가 높아진 점은 경계했는데요. 소비자물가를 5월 예측보다 높아진 2%대 초중반 수준으로 예측했습니다.

    이 총재는 물가 추이를 면밀히 점검해 다음 달 전망 때 더 자세히 설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그동안 부채가 계속 쌓여왔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올리게 되면 차주들이 상환에 어려움이 커지게 될 텐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내놨죠?

    <기자>

    앞서 리포트에서 보셨듯 한은의 초점은 `금융불균형 해소`에 확고하게 잡혀있습니다.

    1시간가량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 총재는 `금융불균형`이라는 단어만 총 8번을 사용할 정도로 많은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습니다.

    즉, 일부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다른 일부는 변함이 없거나 오히려 이익을 보는 상황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걸 반복 설명했습니다.

    특히 대출을 활용한 빚투 등은 우리 경제의 성장 가능성을 잡아먹는다는 시각을 드러냈습니다.

    재정정책에 대한 당부의 메시지도 남겼습니다.

    기준금리를 정상 수준으로 돌려놓되,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계층에 대해서는 재정정책이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는데요.

    해당 내용 들어보시겠습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저희가 왜 가볍게 넘길 리 있겠습니까? 통화정책보다는 그야말로 선별적인 지원이 가능한 재정정책을 통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걸 강조했고, 정부의 추경 편성하는 것도 바로 그러한 차원….]

    <앵커>

    올해 안에 금통위가 이제 세번 남았는데, 방역 상황에 따라서 그 사이에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다음 회의는 언제 열립니까?

    <기자>

    8월 26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 총재가 직접 "다음 회의부터는 통화정책 완화의 적절성을 검토하겠다"라고 언급했죠.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소수의견도 등장하면서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꾸준히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

    배 기자, 수고했습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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