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험금을 받았다고?"…교보생명, 휴면보험금 '나몰라라'

장슬기 기자

입력 2021-07-20 17:31   수정 2021-07-2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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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민금융진흥원 출연 휴면보험금 제대로 안내 안 돼
    주인 못 찾은 휴면보험금 12조원 수준
    금융위, 휴면보험금 조회와 청구 원스톱 시스템 구축 중

    <앵커>
    오랜 시간 주인을 찾지 못한 보험금, 일명 휴면보험금이라고 하죠. 보험사들은 잠자고 있는 휴면보험금을 고객들에게 돌려줘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런데 국내 한 대형보험사가 휴면보험금을 찾는 고객에게 제대로 된 안내를 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장슬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숨은 보험금 찾기` 서비스를 통해 수년 전 가입했던 교보생명 상품에서 찾아가지 않은 300만 원 가량의 보험금이 남아있다는 것을 확인한 A씨.

    휴면 보험금을 찾기 위해 교보생명에 곧바로 문의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이미 수령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보험금을 수령한 기억이 없던 A씨는 한 차례 더 교보생명에 문의했지만 전산에 수령한 보험금으로 표시된다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 지 알아보니, 해당 보험금은 가입자가 직접 수령한 게 아니라 휴면보험금으로 분류돼 서민금융진흥원(휴면예금재단)으로 출연된 상태였습니다.

    서민금융진흥원에서 보험금을 보관하고 있더라도 가입자는 해당 보험금을 찾을 수 있지만, "이미 수령했다"는 보험사의 미흡한 안내 탓에 A씨는 300만 원 가량의 돈을 허공에 날릴 뻔했습니다.

    가입자가 만기 후 3년간 찾아가지 않은 보험금은 휴면보험금으로 분류, 이후 1년 안에도 찾지 않으면 해당 보험금은 서민금융진흥원으로 출연됩니다.

    이에 금융당국은 숨은 재산 찾기의 일환으로 은행 예금, 카드 포인트와 더불어 숨은 보험금을 찾아주는 서비스를 운영 중입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정작 보험사들의 시스템과 안내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휴면보험금의 주인 찾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 : 카드포인트나 보험금 환급이라던지 시스템을 통해 진행되는 일인데, 시스템에 대해 보다 더 정교하게 해야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데…소비자가 이중으로 찾아다니는 번거로움이 생기거든요.]

    고객들이 그 동안 찾아간 숨은보험금은 지난해 기준 4조7,000억 원 수준.

    하지만 아직도 12조7,000억 원의 보험금이 주인을 찾지 못 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는 보험사들의 미흡한 안내에 따른 불편이 없도록 간편하게 숨은 보험금 조회와 함께 청구까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한다는 계획입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 : 그런 문제 때문에라도 굳이 회사에 전화 안하고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조회해서 나오는 것은 바로 온라인상에서 청구하면 괜히 전화해서 물어보고 할 필요가 없잖아요.]

    아울러 기존 가입자에 대한 책임보다는 새 가입자 모집에만 혈안이 된 보험사의 행태 역시 제고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한국경제TV 장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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