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진검승부 '전운고조' [증권사 실적 피크쳤다]

입력 2021-07-20 17:28   수정 2021-07-20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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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앞서 리포트에서 봤듯이 2분기를 기점으로 향후 증권사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일고 있습니다.

    그간에는 증시 상황, 이른바 시황에 의존해온 측면이 컸다면 하반기에는 투자은행이나 자산관리 등 증권사 나름의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증권부 문형민 기자 나와있습니다.

    먼저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부문부터보면 일단 2분기 `선방`, 하반기 `우려`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해외 주식 거래 부문은 어떻습니까?

    <기자>

    지난 분기를 먼저 살펴보고 하반기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해외 주식 거래 규모도 국내와 마찬가지로 2분기에는 하락하는 모습이었습니다.

    2분기 해외 주식 월평균 결제금액은 약 255억 달러로 1분기 428억 달러보다 40% 넘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에 따라 해당 분기에 관련 위탁 매매 수익도 30%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3분기와 4분기에 해외주식이 다시 이전 규모를 회복할지 확실치 않은데요.

    증권가에서는 “하반기에도 추가 유동성 확대가 쉽지 않아 해외 주식 수수료 관련 실적 개선이 어렵고 금리 상승 기조로 인해 거래대금은 감소할 것”고 전망했습니다.

    이에 더해 증권가에서는 증권사들의 해외주식 고객 유치 경쟁이 심화되면서 증권사마다 가져가는 관련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0.3%에 달하는 거래수수료 무료 이벤트는 물론이고요. 가입할 때, 그리고 타 증권사에서 해외 주식을 옮겨올 때 현금을 지급하는 등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과 현대차증권은 해외주식 수수료 제로 이벤트를 진행하고요. 또 키움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해외주식 계좌를 개설하면 40달러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고객 유치를 위해 필요한 이벤트이지만 수수료 무료, 현금 지급 등 과당경쟁이 지속된다면 증권사별로 해외주식 위탁수수료 수익은 큰 폭으로 상승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리포트랑 방금 말한 내용을 정리하자면, 국내외 주식 거래 수수료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건데,

    증권업계 앞으로도 실적 전망은 어둡다고 봐야하는 겁니까?

    <기자>

    마냥 어둡지는 않습니다. 주식 거래 수수료 외에 증권사들은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하반기 실적을 가를 변수들이 있습니다.

    바로 IPO, 부동산PF 등을 포함한 IB인데요. IPO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올해 2분기 IPO 인수금액은 약 2조 9,000억원으로 1분기 대비 9%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하반기 IPO 시장은 상반기보다 더 활황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LG에너지솔루션 등 대어급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을 앞두고 있는데요. 이에 따른 하반기 공모금액은 최소 10조원 이상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올해 전체 공모금액은 15조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이는 직전 공모금액 최고치인 2010년 10조원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입니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에 대형 IPO가 집중돼있고 이에 따른 거래대금 유입도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며 2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될 여지가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또 “공모주 시장 활성화로 증권사의 IB와 리테일 실적을 모두 견인해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다만 IPO 시장의 호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인데요. 금리 상승 등으로 증시 상황과 기업 환경이 어떻게 변할지 예단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IPO로 인한 증권사의 호실적 랠리가 당장 하반기에는 이어지겠지만, 내년까지 계속될지는 확신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실적을 가를 또 다른 변수는 무엇입니까?

    <기자>

    부동산PF 또한 하반기 실적을 부분적으로 이끌 것으로 보입니다.

    부동산PF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줄인 말인데요. 대규모 비용이 소요되는 각종 부동산 프로젝트에 자금을 조달하는 기법입니다.

    증권가에서는 “그동안 코로나19 확산으로 부진했던 부동산PF의 장세가 하반기에 모멘텀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또 증권업계는 “투자형 IB는 국내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수익 규모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며 “하반기부터는 뚜렷한 회복 기조에 접어들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처럼 IPO와 부동산PF 등 IB 부문 수익의 지속 확대가 증권사 이익 확보, 그리고 증권업 전체의 실적 개선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관련 자본금을 많이 확충해놓은 대형 증권사와 중소형 증권사의 실적 양극화도 피할 수 없겠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IPO와 부동산PF 등 결국 IB 부문에서의 실적이 중요하다는 거네요.

    그런데 증권업 내부 양극화라. 이 양극화 얘기를 더 해볼까요.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문 기자.

    <기자>

    우선 앞서 살펴본 IPO에 대해서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겠습니다.

    이 IPO에서도 대형 증권사와 중소형 증권사 간 실적 양극화를 무시할 수 없는데요.

    미래에셋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가 IPO를 이른바 ‘싹쓸이’하면서 이들 증권사에게만 큰 호재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은 크래프톤과 현대중공업, KB증권은 카카오뱅크와 LG에너지솔루션, 한국투자증권은 롯데렌털, 삼성증권은 카카오페이 등 일명 대어급 기업의 상장을 주관합니다.

    상장을 주관하면 수수료와 추가 인센티브까지 수익을 올릴 수 있는데요. 따라서 해당 증권사들은 IPO 전담 조직 확대 등에 나서며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대형 증권사들이 IPO 대부분을 독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소형 증권사들은 규모 측면에서 관련 부서 및 인력을 마련하기 힘들기 때문에 대형사에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밖에도 해외에 법인을 설립해 몸집을 키운다거나, 기업을 인수하거나, 또 대형 부동산PF를 진행하는 등 IB 부문 역량 확대를 위해서는 그만큼의 자본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자본금을 많이 쌓아둔 대형 증권사와 그렇지 못한 중소형 증권사의 양극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증권업 내부에서도 양극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겠군요.

    그러면 하반기 증권사별 수익 극대화 방법이나 실적 하락 대응 전략이 마련돼 있습니까?

    <기자>

    대형 증권사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IB 부문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요.

    주식 거래대금이 이전보다 감소했고 앞으로도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리테일 부문보다는 IB 부문으로 눈길을 돌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한국투자증권은 IPO를 포함한 IB 부문에서의 영역을 더욱 확대할 전망입니다.

    앞서 설명한 대로 현대중공업, 롯데렌털 등 대어급 상장 주관사로 하반기 활약할 예정입니다. 또 카카오뱅크 상장에 따라 보유지분에 대한 가치가 급상승하는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입니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자기자본이 가장 많은 미래에셋증권도 IPO를 포함한 IB 영역을 대폭 늘릴 것으로 보입니다.

    또 당장 미래에셋증권이 자사 펀드를 통해 투자한 중국 디디추싱(2,800억원)과 말레이시아 그랩(1,700억원)이 미국 증시 입성에 따라 미래에셋증권의 지분가치 또한 급등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밖에도 마이데이터 본허가 등으로 사업 개시를 앞두고 있어 사업 다각화에도 주력할 관측됩니다.

    키움증권은 하반기 종합금융투자사업가로 전환될 예정인데요. 이에 따라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 업무를 다룰 수 있게 되면서 IB 업무 영역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메리츠증권은 주식 매매 수수료와 부동산PF에 의존도가 높았는데요. 이제 IB, ETN(상장지수증권) 시장 등으로 확대하며 안정적인 성장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대형 증권사들이 IB 부문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중소형사는 어떻습니까? 마찬가지라 보면 될까요?

    <기자>

    중소형사도 비슷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상반기 IB 부문에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는데요.

    유안타증권은 올 1분기에는 회사채 3년물 수요예측에서 총 5,3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끌어모았는데, 하반기에 이 자본금을 바탕으로 중소·중견 기업들을 겨냥한 IB 확대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교보증권도 IB 부문에서 지속적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요. 특히 부동산 PF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상반기 천안북부 산업단지 및 용인국제물류단지 조성사업, 부산 사하구 다대동 복합시설PF를 진행했는데요. 최근 경기도 용인 일반산업단지 개발사업의 PF 금융주선권을 확보하기도 했습니다.

    교보증권은 앞으로도 부동산PF를 포함한 IB 부문 확대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이고요. 이밖에도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 등 디지털 혁신에도 뛰어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현대차증권은 마이데이터 사업을 본격화하고 IB 딜을 발굴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습니다. 이외에도 사모펀드와 대체투자 영역을 넓힐 예정입니다.

    IBK투자증권은 IB 부문 가운데에서도 중소기업 맞춤 서비스에 주력하는 모습인데요. 중기 특화 증권사로서 정책금융에 기여한다는 계획입니다.

    한화투자증권은 동남아 지역 등 해외 사업을 확대해 수익을 극대화할 예정입니다.

    <앵커>

    대부분의 증권사가 대내외 환경에 변동성이 큰 주식 거래 부문이 아니라 IB 부문을 주력한다는 얘기겠군요.

    앞으로 이러한 노력이 얼마나 성과를 낼지 잘 봐야겠습니다.

    증권부 문형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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