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한 점만 설명해도 불완전판매입니다 [슬기로운 금융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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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7-24 07:00   수정 2021-07-25 12:14

유리한 점만 설명해도 불완전판매입니다 [슬기로운 금융생활]

손실 가능성 등 위험성도 설명해야
부당한 보험 갈아타기 권유도 문제로 지적
청약철회제도와 부활제도 숙지해야


"종신보험이 정말 필요해서 가입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나쁜 상품으로 매도하지 마세요."

지난 주 슬기로운 금융생활에서는 종신보험에 대해 다뤘습니다. 종신보험은 보장성 상품이기 때문에 저축이 아니라는 점과 변액의 경우 사업비를 제외한 금액만 운용된다는 내용이 주였는데, 수많은 설계사들의 항의성 메일을 받았습니다. 해지하지 않고 잘 유지하면 사망 후 유족에게 도움이 될 수 있고 상속세 재원 마련 등에 꼭 필요한 상품이 될 수 있는데 나쁜 점만 보도했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장기 보유하면서 종신보험의 추가된 기능까지 잘 활용하면 `본전 이상`이라는 의견들도 있었습니다.

종신보험 상품 자체가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당연히 종신보험은 본연의 기능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신보험이 저축성이 아닌 보장성 상품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손실 발생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마치 저축인 것처럼 오인하게 판매하는 것, 사업비가 공제된다는 점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불완전판매`가 문제입니다. 대체 어떤 사례들 때문에 종신보험이 논란의 대상이 됐는지, 이번 주 슬기로운 금융생활에서는 보험 불완전판매를 자세히 다뤄보려고 합니다.

◆ 보험 본연의 기능을 잊지 말자

금융감독원이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던 상품, 바로 종신보험입니다. `종신보험을 저축성 보험인 것처럼 판매하는 행위`에 대해 소비자들이 주의하도록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지난 주에 언급했지만 종신보험은 사망 시 보험금을 지급하는 보장성보험입니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 보험이죠, 그 것이 본연의 기능입니다. 그럼에도 높은 이율만을 강조한다거나, 연금으로 전환해 수령이 가능하다며 저축성인 것처럼 설명해 판매하는 불완전판매 사례가 많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지난 4월에는 `종신보험 갈아타기 소비자경보`가 발령됐습니다. 일명 보험 리모델링이라고 하죠. 보험계약자의 재무상태나 생애주기에 적합하게 보험계약을 재구성해준다는 이유로 기존 보험을 해지해 갈아타는 것을 권유하는 영업방식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사망보험금을 증액하고 싶어하는 고객에게 기존 종신보험 해지 후 새로운 종신보험 가입을 유도하는 방식이었는데, 이 경우 해지환급금이 적어 손해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두 사례 모두 소비자가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큰 불완전판매에 해당됩니다. 이미 종신보험에 가입하신 분이라면 원금 손실이 없도록 섣부른 갈아타기는 자제하는 것이 좋고, 아직 가입 전이라면 저축이 아닌 본연의 목적에 맞게 제대로 된 설계 후 가입하시는 것이 최선입니다. 한 가지 더, 지난 주 종신보험은 저축성보험이 아니라는 기사에 "추가납입기능을 활용하면 저축성보험보다 유리할 수 있다"고 반박하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추가납입기능은 기본 보험료 2배 이내에서 보험기간 중 보험료를 추가로 납입하는 기능입니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에서 배포한 `종신보험 가입시 유의사항`을 살펴보니 "종신보험의 경우 이미 기본보험료에서 높은 위험보험료와 사업비(비용, 수수료)가 차감되기 때문에 추가납입보험료를 활용한다 해도 그 환급률이 위험보험료와 사업비가 상대적으로 낮은 저축성보험의 환급률을 초과하기는 어렵다"는 공식 설명이 있었습니다.



◆ 리베이트·대리서명 등으로 얼룩진 불완전판매

불완전판매가 도를 넘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 금감원으로부터 업무정지 처분을 받은 한 법인보험대리점이 있었죠. 국내 법인보험대리점 중 자산규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글로벌 금융판매입니다. 해당 대리점에 근무했던 A씨에게 실제 어떤 불완전판매가 있었는지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현재 A씨는 공익제보자로 등록된 상태입니다.

A씨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판매의 한 지역본부에서는 종신보험 상품을 고객이 3년만 유지하는 조건으로 가입하게 하면, 해당 설계사에게 납입 보험료의 약 2,000%가 수수료로 지급됐다고 합니다. 엄청난 금액이죠. 보험 유지기간이 3년을 지나면 수수료 환수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종신보험은 기본적으로 20년 이상 납부하는 장기상품인데, 3년 후 해지하면 가입자 입장에서는 손실이 날 수밖에 없겠죠. 이 때문에 `짜고 치기`가 등장합니다. A씨에 따르면 3년 후 계약 해지를 조건으로, 가입자의 손실은 해당 대리점에서 보전을 해주는 방식이 성행했다고 합니다.

설계사의 수수료까지 지급하고 가입자의 손실까지 보전할 수 있는 재원은 대체 어디서? 바로 그간 논란이 돼 왔던 보험사를 통해 받는 `리베이트`였다고 합니다. 원수보험사들이 법인대리점에 "우리 회사 상품으로 판매해주세요"라며 리베이트를 지급해 적발된 사건들은 많이 있었죠. 가입 실적을 높이려는 행태가 이런 불법 영업행위로까지 이어지는 셈입니다. 단순히 설계사의 문제는 아닙니다.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행태죠. 이 과정에서 가입자의 서명을 대신하는 대리서명과, 해피콜 전화가 오면 무조건 `네`라고 대답하도록 권유, 심지어 설계사 자격이 없는 사람이 계약하는 종사자 명의도용 보험모집까지 이뤄지게 됩니다. 이 모든 것이 불완전판매로 적발된 사례입니다.

◆ 보험 선진화, 설계사에 달렸다

종신보험 기사에 달렸던 댓글들도 자세히 읽어봤습니다. 그 중 "요즘 젊은 친구들이 얼마나 똑똑한데요. 옛날처럼 함부로 보험 가입 안 합니다"라는 댓글이 눈에 띄었습니다. 맞습니다. MZ세대로 불리는 2030세대들은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이 더 익숙한데다 본인들이 필요한 보험이 있으면 스스로 골라 찾아서 공부하기도 하죠. 최근 미니보험사 설립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도 이에 따른 영향이 큽니다. 본인이 스스로 필요한 보장만 골라 똑똑하게 가입한다면 불완전판매와 민원 역시 줄 가능성이 크겠죠.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보험영업채널 중 설계사 채널이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특히 지인의 지인을 통해 소개를 받아 보험에 가입하는 경우가 대다수죠. 그 만큼 설계사들의 보험상품 설명도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대면채널의 특징은 똑같은 상품이라도 어떻게 설명하느냐에 따라 가입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불완전판매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보험설계사는 우리나라 금융산업을 발전시키고 보험의 선진화를 이룰 수 있는 중요한 키를 지닌 채널입니다. 실적위주의 성과보상 방식을 보험사 입장에서 당장 바꿀 수는 없지만, 불완전판매를 줄이고 보험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방안도 충분히 고려돼야 할 시점이라는 평가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보다 정교한 교육의 필요성이겠죠. 이런 신뢰가 밑바탕이 돼야 보험산업 전체의 발전 가능성 역시 커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 슬기로운 TIP

제목에서 언급했 듯 상품의 유리한 점만 설명하는 것도 불완전판매에 해당됩니다. 최근 소송전까지 이어진 생보사들의 즉시연금 이슈도 결국 `사업비를 공제한다는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민원이 출발점이었습니다. 물론 불완전판매 0건으로 업계에서 모범이 되는 정직한 설계사들도 많습니다. 불완전판매가 설계사만의 문제가 아닌 것도 사실입니다. 소비자들도 상품에 가입할 때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겠죠. 내용도 모른 채 서명만 하면 결국 내 손해입니다.

소비자들을 위한 TIP. 사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보험에 가입 후 약관을 확인하거나 설계사들의 설명에 의존하죠. 순서를 조금 바꿔보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가입을 계획하고 있는 보험상품의 약관을 미리 확인하는 것입니다. 알고 가입하는 것과 모르고 가입하는 것에는 차이가 분명히 있겠죠. 보험사의 홈페이지에 가면 `상품공시실` 메뉴가 있습니다. 과거 판매했거나 현재 판매 중인 모든 상품의 약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보험은 보장범위와 보험금 지급제한 사유(보험금이 지급되지 않는 경우) 이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하죠. 그런데 약관 내용 자체가 어렵다면? 소비자 입장에서 알기 쉽게 설명돼 있는 `상품설명서`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를 먼저 숙지한 뒤 추가적으로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설계사에게 문의하셔도 좋습니다.

이를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보험에 가입했다면? 가입자는 보험증권을 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청약 시점으로부터 한 달 이내에 청약을 철회하고 보험료를 돌려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만약 보험 약관이나 청약서가 전달되지 않았다면, 또한 약관의 중요 내용을 설명받지 못한 경우에도 불완전판매로 인정되므로 계약이 성립된 날로부터 3개월 내에 계약을 취소하고 보험료와 이자를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더, 부당한 권유로 잘 납입하고 있던 기존 보험을 해지하고 비슷한 보험으로 갈아타게 됐다면? 계약 해지 6개월 내에 소멸된 기존 보험계약을 부활시킬 수 있는 부활제도도 있으니 활용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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