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M&A, 선택 아닌 필수

신동호 기자

입력 2021-07-30 17:37   수정 2021-07-30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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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장기간 투자해야 하는 바이오산업은 성장성도 있는 반면 리스크도 큰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삼성과 SK그룹의 바이오사업이 글로벌시장에서 주목을 받으면서 관련 사업과 거리가 멀었던 롯데와 GS까지 눈독 들이고 있습니다.
    정재홍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기업들의 성장동력과 미래성장에 있어 바이오와 신약 산업은 고민이 컸던 부분입니다.
    최소 10년 이상 투자가 필요한데다 성공하기 위한 리스크도 크다는 점에서 쉽사리 뛰어들지 못했습니다.
    한화그룹을 비롯해 아모레퍼시픽, 코오롱 등이 일찍이 신약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사업을 아예 접거나 대폭 축소했습니다.
    하지만 국내 제약바이오시장는 물론 글로벌시장도 꾸준히 성장하면서 앞서 성공한 사업을 인수하거나 연계된 사업과 시너지를 내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삼성과 LG, 신세계, GS 등은 보툴리놈 톡신 제제업체인 휴젤 인수를 검토하기도 했습니다.
    휴젤은 중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고, 매분기 수백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국내 보톡스 1위 업체로 올라서고 있습니다.
    CJ제일제당은 미생물 사업에서 더 큰 효과를 내기 위해 마이크로바이옴 기술 업체 천랩을 약 1천억 원에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30년 넘게 투자를 이어온 SK와 10년만에 세계 최대 바이오 위탁생산 업체를 키워낸 삼성의 사례는 대기업들에게 있어 바이오사업의 성공 방정식에 대한 교과서가 되고 있습니다.
    미래성장 사업으로 분류되는 바이오 사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고, 기업가치 상승에도 유리한 점이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관련 사업에 경험이 없는 현대백화점과 롯데가 바이오 기업 인수에 나서는 등 신성장동력 발굴에 나선 배경입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 이전에 M&A는 회사 내부에서 R&D를 하는데 그게 부족한 부분을 들어오는 M&A가 가장 컸던 것 같아요. 지금은 성숙된 산업, 상장사거나 검증된 회사들을 M&A하면서 자금력있는 큰 기업들이 진행을 하는…]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들이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면서 바이오 M&A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정재홍입니다.

    <앵커>
    앞서 본것처럼 대기업들이 제약바이오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많은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신 기자, 대기업들이 제약바이오 기업들을 인수하는것은 어떤이유에서인가요?
    <기자>
    자원이 한정된 국내 상황에서 기업들은 기술중심의 고부가가치 산업을 찾을 수밖에 없고, 특화된 기술을 가진 바이오산업은 그 중심에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성사 여부를 떠나 신세계나 삼성그룹이 검토를 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바이오산업의 미래가 유망하다는 것을 엿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성장성이 유망한 산업 가운데 규모가 큰 산업으로는 제약 바이오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 규모(1400조원)는 세계 자동차(600조원), 반도체(400조원) 시장을 합친 것보다 더 큽니다.
    또 매출 규모로 사례를 들자면, 코로나백신이라는 특수성이 있지만 화이자는 올해 코로나19백신으로만 약 38조원의 매출이 예상이 되는데요.
    이에 반해 SK하이닉스의 경우 올해 전체 예상 매출이 39조 정도되는것을 볼때 제약 바이오산업의 규모가 얼마나 큰지 단번에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조업은 여러 가지로 한계가 따르기 때문에 대기업의 바이오산업 진출은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기업의 바이오산업 진출에 대해서는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입니다.
    개발단계에서 막대한 자금과 시간이 들어가는 산업 특성상 거대자금을 보유한 대기업이 뛰어든다면 안정적인 연구를 이어갈 수 있을 뿐 아니라 대기업이 보유한 다양한 자원으로 인한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또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까지 제약바이오 산업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습니다. 그런데 M&A를 통해 이를 해결할 수 있다죠?
    <기자>
    맞습니다. 인수합병은 국내 제약 바이오업계의 아킬레스건인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방안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가 제약바이오 강국으로 성장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글로벌 빅파마에 비해 규모가 작다는 점인데요.
    최근 들어 매출 1조원이 넘는 회사가 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글로벌 빅파마의 연구개발(R&D) 투자나 임상비용을 감당할 수준이 안 돼 대기업 주도의 인수합병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실제 세계적으로 유명한 제약사인 화이자의 경우 연간 연구개발비가 10조원에 달하는데요. 이에반해 국내 상장된 제약 바이오기업들을 다 합쳐 전체 연구개발비와 비교하면 3분의 1수준에 불과합니다.
    때문에 대기업들의 M&A 이어지면서 이제 제약바이오 기업 인수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앵커>
    실제 해외 유명 제약바이오업체들도 M&A를 통해 급속도로 성장을 했다고 들었는데 어떤가요?
    <기자>
    가장 대표적인게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입니다. 화이자는 M&A를 통해 지금의 입지를 다졌다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999년 업계14위에 불과했지만 워너램버트제약, 파마시아와 와이어스 등 잇달아 인수하며 세계 최대 제약회사가 된 겁니다.
    또 가까운 일본의 제약사도 M&A를 통해 산업이 성장했습니다.
    글로벌 50대 제약사에 든 일본 제약사는 9곳입니다. 제약강국이라고 불리는 독일은 4곳, 스위스는 단 2곳이 50위 안에 이름을 올린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많은 숫자입니다.
    일본에서 세계적인 제약사들이 나올 수 있었던 배경은 M&A를 통한 규모의 경제에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일본 1위 제약사인 다케다의 경우 미국의 , 스위스, 벨기에 등의 제약사를 인수해 글로벌 10위에 올랐고
    일본 내 2위인 아스텔라스라는 기업 역시 M&A를 기반으로 성장한 회사입니다.
    지난 2019년이었죠.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이라는 제약사가 희귀난치질환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우리돈으로 약 83조원의 자금을 들여 세엘진이라는 회사를 인수해 제약바이오업계의 큰 이슈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글로벌 시장의 흐름도 그렇고 국내 제약 바이오산업이 성장하려면 이제 M&A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것 같습니다.
    최근 대기업의 바이오기업 인수뿐 아니라 중견바이오기업들끼리의 M&A도 활발해지고 있다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가장 이슈가된 것은 엠투엔의 신라젠 인수입니다.
    지난해 미국 바이오업체 그린파이어바이오를 인수하며 바이오 사업에 발을 들인 엠투엔은 신라젠의 펙사벡 임상을 지원하는 한편, 신규 파이프라인과 후보물질을 차례로 도입해 신라젠을 정상 궤도에 올리겠다는 방침입니다.
    얼마전 아미코젠 또한 마이크로바이옴시장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하며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1호 상장기업인 비피도의 지분을 30% 확보하면서 경영권을 손에 쥐었죠
    아미코젠은 마이크로바이옴과 엔돌라이신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차세대 신약 개발 신사업을 가속화하는 한편, 건강기능식품으로 영역 확대도 꾀하고 있습니다.
    또 셀트리온은 항체약물접합체 개발사인 영국의 익수다 테라퓨틱수를 인수해 차세대 항암신약 개발에 나서기로 했고요.
    최근 코스피에 상장한 SD바이오센서의 경우 M&A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파악하고 상장 전부터 M&A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효근 대표 이야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이효근 SD바이오센서 대표이사 : 시장 포텐셜이 큰 유럽, 남미 미국 중국 등 제조기반을 둔 유통업체의 M&A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 제품의 유통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지 않은 진단기술에 대한 회사에 대한 M&A도 추가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들어보니 중견 제약바이오회사들의 M&A는 신약파이프라인을 확보해 개발에 나서고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진행하는 것 같은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중견기업들의 M&A가 이뤄지는 것은 크게 2가지입니다. 신약개발 기술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입니다.
    신약개발은 오래걸리며 막대한 비용까지 들고 성공 또한 장담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하죠.
    그렇기 때문에 유망한 기술과 물질을 보유한 업체를 인수하고, 비슷한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간 합병으로 신약 개발의 시너지를 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해 이 같은 M&A가 활발한 것이라고 설명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바이오제약 업계의 M&A 흐름은 당분간 이어지는건가요?
    <기자>
    네 성장의 한계를 느끼던 중소·중견 제약사를 중심으로 M&A 움직임이 뚜렷해지는 양상입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일부 업체들이 막대한 현금을 창출했는데요. 확보한 자금으로 몇몇 기업들이 국내 또는 해외 업체들을 눈여겨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제는 전통 제네릭(합성의약품)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워진 것이 사실인데요. M&A를 통해 외형을 키우는 것은 물론이고 인수 기업의 기술력을 골고루 흡수해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합니다.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부터 다양한 형태의 중소 규모(1조원 미만) M&A 사례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M&A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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