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절반 "패전일에 가해·반성 언급할 필요 없어"

입력 2021-08-01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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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패전 76년을 맞은 가운데 일본 성인의 절반가량은 제국주의 시절 일본의 가해 행위에 관해 자국 총리가 반성의 뜻을 표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일본여론조사회가 일본 유권자를 상대로 올해 6∼7월 우편으로 실시한 평화에 관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9%는 올해 패전일(8월 15일) 추도식에서 총리가 가해와 반성을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반응했다.
가해와 반성을 언급해야 한다는 답변은 47%였다.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이후 일본의 역대 총리가 패전일 추도식에서 아시아 여러 나라에 대한 일본의 가해 행위와 이에 대한 반성을 언급했으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는 2012년부터 작년까지 재임하는 동안 이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설명하고서 의견을 물었더니 답변이 이런 분포를 보였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패전 50주년인 1995년 8월 15일 발표한 이른바 `무라야마 담화`에서 일본이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많은 나라들, 특히 아시아 제국의 사람들에 대해 큰 손해와 고통을 줬다"면서 "의심할 여지 없는 이 역사적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이에 다시 통절한 반성의 뜻을 나타내며, 진심으로 사죄하는 마음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결과는 일본 사회에 전쟁을 겪은 세대가 줄어들면서 일본의 가해 행위에 관한 이웃 국가의 시각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아진 상황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과 일본 사이의 역사 인식 차이가 좁혀지기 어려운 현실이 엿보인다.
한국에는 일제 강점기 징용을 비롯한 노무 동원이나 일본군 위안부 동원 등 일본이 한반도 민중에게 행한 가해를 분명하게 밝히고 제대로 사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상대적으로 많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 취임 후 처음 맞는 올해 패전일에 스가 총리가 일본의 가해 행위에 관해 어떤 태도를 보일지가 향후 한일 관계를 가늠하는 재료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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