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미국 뉴욕 금융가의 드레스코드에도 영향을 미쳤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사무실 출근을 재개한 뉴욕 월스트리트에서 운동화와 폴로셔츠 등 편한 옷차림이 대폭 늘었다고 보도했다.
과거에도 월스트리트에서는 운동화 차림으로 출근한 뒤 사무실에서 구두로 갈아신는 문화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업무 시간에도 운동화와 노타이를 고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1년 넘게 이어진 재택근무의 여파다.
15개월 이상 티셔츠와 트레이닝복 등 편안한 차림으로 근무했던 월스트리트 종사자들이 갑자기 넥타이 차림으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은 과제라는 이야기다.
NYT는 각 금융회사의 경영진이 직원들에게 드레스코드를 완화하겠다는 공식 방침을 발표한 적은 없다고 전했다.
다만 금융회사 경영진은 사무실 출근을 재개하는 직원들에게 그날의 업무에 따라 편안한 옷을 선택하라는 비공식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최근 월스트리트 종사자가 넥타이를 매고 출근하면 동료들에게 "오늘 이직 인터뷰가 잡혀있나"라고 놀림을 당할 정도라는 것이다.
일부 금융회사에서는 청바지 차림으로 업무를 하는 직원들도 눈에 띈다는 후문이다.
1990년대 말 메릴린치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패션업계 관계자는 "당시 `캐주얼 프라이데이`라는 이름 아래 금요일에는 편안한 옷차림으로 근무를 하는 문화가 시작됐지만, 청바지가 허용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보수적인 금융기관의 드레스코드 변화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젊은 직원뿐 아니라 상층부까지 옷차림에 대해 유연한 사고방식을 지니게 됐다는 것이다.
운동화 수집광으로 알려진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의 경우 운동화 차림으로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힌 바 있다.
윌리엄스 총재는 "사람들은 참 자아를 드러낼 때 업무성과도 가장 좋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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