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구에 응답한 쌍용차…"이대로 나오면 대박" [궁금타]

입력 2021-08-07 09:00   수정 2021-08-07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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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정통 SUV 브랜드로 재정립
J100은 무쏘·KR10은 코란도 계보 이을 듯


● 90년대 쌍용차 전성기 이끈 `무쏘·코란도`

90년대 중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가 쌍용차가 가장 전성기를 보낸 시기가 아닐까 한다. 당시 쌍용차를 대표했던 쌍두마차가 바로 무쏘와 코란도다. 무쏘는 차명(코뿔소를 뜻함)대로 물길을 헤치며 어디든 갈 수 있다는 광고 카피 라이트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각진 듯 보이지만 세련된 외관을 완성시키면서 SUV(Sports Utility Vehicle)라는 말이 생소했던 시기에 SUV 붐을 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특히 벤츠의 파워 트레인을 탑재해 외모만큼이나 강한 심장을 얹었다는 개연성을 완성하기도 했다.

쌍용차 무쏘.

무쏘가 중년층 이상에게 많은 호응을 얻었었다면 당시의 코란도(2세대)는 젊은 층에게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차다. 일명 `지프차`의 계보를 잇는 각진 형태의 투박한 외모에 동그란 헤드램프 그리고 예비 타이어를 테일게이트에 달아놓은 점 등은 차 이름처럼(Korean Can do) 국산 자동차의 자부심을 느끼게 했다.

쌍용차 무쏘. 코뿔소(무쏘)의 힘으로 어디든 달린다는 의미를 담았다.
쌍용차 2세대 코란도

● 쌍용차 차세대 SUV, J100·KR10 디자인 공개…"SUV 전문 브랜드는 쌍용"

쌍용차가 먼저 공개한 콘셉트 이미지는 J100이다.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내년 J100 출시를 목표로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예상도를 살펴보면 오프로드 느낌이 물씬 난다. 무쏘와 동일한 차급으로 나올 예정이며 중형 SUV 시장에서 국내외 다양한 차량과 경쟁이 예상된다. 구체적인 제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대정공 등 국내 완성차 브랜드와 플랫폼을 공유할 것으로 보여 현대차 싼타페나 기아 쏘렌토에 준하는 성능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 측은 J100(프로젝트명) 디자인이 쌍용차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헤리티지(Heritage)인 `강인하고 안전한 SUV`를 바탕으로 새롭고 모던한 정통 SUV의 스타일링을 구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쌍용차는 소형 SUV 티볼리를 시작으로 준중형 SUV인 코란도, 중형 SUV J100, 대형 SUV 렉스턴까지 SUV 풀라인업을 구축할 예정이다.

쌍용차 J100(프로젝트명).

쌍용차는 KR10으로 정통 SUV의 계보를 잇게 할 것이라는 각오도 밝혔다. 쌍용차 측은 새로운 디자인 철학을 ‘Powered by Toughness’(터프함을 담은 힘 좋은 SUV)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거 2세대 코란도의 명성을 다시 찾겠다는 의지도 담았다. 공개된 콘셉트 이미지를 살펴보면 토요타 FJ 크루저와도 흡사하다. FJ 크루저와 동일한 차급에서 경쟁할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하다. KR10이 코란도의 약자라는 점을 유추해 볼 때 준중형 SUV로 출시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쌍용차 KR10(프로젝트명)
토요타 FJ 크루저.

● 대중 요구에 드디어 응답한 쌍용차

쌍용차는 과거 영광을 이끈 오프로드 형태의 디자인을 과감히 버리고 도심형 오프로드를 강화한 디자인으로 DNA를 이식했다. 그 대표작이 바로 티볼리다. 티볼리는 소형과 준중형 사이즈를 아우르는 SUV로 경영난을 겪던 쌍용차에 생명수를 대준 차였다. 이후 쌍용차의 브랜드 성격이 `부드러운` 스타일의 도심형 SUV로 확 바뀌게 됐다. 당장 잘 팔리니 급한 불 끄기 위한 쌍용차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수 있다. 그러나 몇 년이 흘러 `고만고만한` 스타일의 차로는 더 이상 경쟁력을 높을 수 없게 됐다. 이후 쌍용차의 실제 고객이나 잠재 고객 또는 쌍용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서 과거 오프로드 느낌 물씬 나는 차를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커졌다. 초반 쌍용차는 이와 같은 요구가 일부 고객의 취향일 뿐인 데다, 대량의 차를 판매해야 하는 쌍용차의 정책상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지속되는 판매 감소와 늘어나는 고객 요구에 결국 쌍용차는 최근 두 종류의 콘셉트카 이미지를 공개하며 대중의 요구에 응답했다.

쌍용차 티볼리.

쌍용차 측은 이번에 공개한 J100과 KR10 이미지를 두고 소비자의 반응을 분석하기도 했다. 반응 내용을 살펴보면 `이대로 나오면 바로 1등이다`, `역시 차가 살아있네`, `이대로 만들면 쌍용차 다시 부활한다` 등의 디자인에 대한 호평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이강 쌍용차 디자인센터 상무는 "쌍용자동차 고유의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디자인 비전과 철학을 재정립했다"면서 "J100과 KR10을 통해 독창적인 정통 SUV 본질의 디자인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디자인에 답이 있다는 소비자의 방향 제시에 쌍용차가 소통하기 시작했다. 쌍용차를 살 소비자들의 의견에 빠르게 귀 기울였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위장막을 한 J100이 도로에 포착됐다는 이야기도 들리는 만큼 출시가 머지 않아 보인다. 쌍용차를 아끼는 소비자의 바람을 담아 예상 이미지를 벗어나지 않는 정통 오프로드 SUV가 조만간 탄생하길 기대해본다.




한국경제TV  증권부  송민화  기자

 mhs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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