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랏빚 1천조 '사상최대'..."긴축은 다음 정부가"[2022 예산]

조현석 부장

입력 2021-08-31 17:31   수정 2021-08-31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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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정부가 임기 마지막해까지 확장재정을 선택하면서 내년 예산이 사상 처음으로 600조원을 넘어서고, 나랏빚은 1천조원을 돌파하게 됩니다.
    관련해서 취재기자와 더 짚어보겠습니다. 정부가 돈을 풀면 경기에 어느정도 효과는 있겠지만, 빚을 내서 돈을 더 푸는거라 국가 재정에는 문제가 없는지 우려도 커질 수 밖에 없잖아요?
    <기자>
    내년도 예산안을 보면 3년째 지출이 수입보다 많은 적자재정이 편성됐습니다. 모자라는 돈은 적자국채를 발행해 메우게 됩니다. 그만큼 나랏빚이 늘어나는거죠. 이에따라 대표적인 재정건전성 지표인 GDP대비 국가채무비율이 내년에 처음으로 50%를 넘어서게 됩니다.정부가 앞으로의 경기전망을 낙관적으로 한데다, 지출관리도 효율적으로 해나가겠다는 것을 전제로 한 수치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면 60%를 돌파할 가능성도 큰 상황입니다. 국가채무비율 60%는 유럽의 복지 선진국가에서도 재정 마지노선으로 간주하는 기준선입니다.

    <앵커>
    이처럼 빠르게 오르는 국가채무비율은 국가 신용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지표잖아요?
    <기자>
    말씀하신대로 국가채무비율은 국제신용평가사들이 국가신용등급을 매길때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지난해 피치에 이어 올해는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채무는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며 국가채무를 한국경제의 잠재적인 위험요인으로 꼽은 상황입니다. 걱정은 국가 신용도가 악화하면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출될 수 있는 상황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대외 개방 수준이 높은 수출 중심 국가이기 때문에 대외신인도가 중요한데, 급증하는 나랏빚 때문에 국가신용도가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앵커>
    정부가 이런 우려에도 확장재정을 하기로 한 배경엔 경기상황도 있지만, 내년엔 세수가 더 걷힐거라는 거잖아요?
    <기자>
    정부는 내년 국세수입을 338조6천억원으로 예상했습니다.지난달 2차 추경 편성 당시엔 314조원 정도로 예상했는데, 한달 새 24조원 정도 더 늘어난 것으로 예측을 조정한 것입니다. 홍남기 부총리는 "내년엔 경기회복에 따라 법인세와 부가가치세가 늘어난 24조원 가운데, 15조원 정도를 차지할 거다"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코로나19 4차 확산 등으로 내년 경기 전망이 아직 불확실한데, 너무 낙관적으로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 우리 경제 성장률보다 세금증가율이 두배 정도 될거라고 짠 셈이거든요. 확장재정을 위해 세수전망을 장밋빛으로 한거 아니냐는 비판이 당장 제기됐습니다. 정부의 세수추계가 빗나간 사례가 더 많았다 것도 이런 비판의 근거가 되고 있는데요. 실제 올해만 해도 정부의 세수추계 오차율은 10%를 넘었습니다.
    <앵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확장재정을 하기로 한건, 돈을 풀어 경제가 살고 세수가 늘어, 다시 재정이 튼튼해지는 이런 선순환을 기대하는 걸텐데, 만약 이게 안된다면 나랏빚 부담은 다음 정권, 미래세대로 넘어가게 되는거잖아요?
    <기자>
    정부는 내년부턴 경제가 정상화되는 만큼 지출증가율을 5% 이하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내년엔 새정부 출범 첫해라 공약사업 등 핵심사업 추진에 예산소요가 늘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정부의 방침이 지켜질지 의문이라는 시각이 많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앞으로도 복지예산 수요가 크게 늘어날 수 있어서 재정 건전성이 추가로 나빠질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최소한의 견제장치인 재정준칙을 2025년부터나 적용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나랏빚 부담을 다음 정권으로 떠넘긴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나라살림 적자를 메우기 위해 발행되는 적자국채가 대부분 30년 만기거든요. 30년 뒤에 갚아야 한다는 거죠. 결국 미래세대들의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내년엔 1인당 국가채무가 2천만원을 처음으로 돌파하는데, 이게 2038년 쯤엔 1인당 1억원이 넘을수도 있다는 경고도 나왔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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