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매각이 결국 무산됐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1일 입장문을 통해 사모펀드 운영사인 한앤컴퍼니(한앤코)에 주식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홍 회장과 그의 일가가 남양유업 보유 지분 53%를 3천107억원에 한앤코에 넘기는 계약을 체결한 지 3개월 만이다.
그는 "M&A(인수합병) 거래에서는 이례적일 만큼 이번 계약에서 계약금도 한 푼 받지 않았고 계약 내용 또한 매수인에게만 일방적으로 유리한, 불평등한 계약이었다"며 "그럼에도 남양유업 경영 정상화를 위한 경영권 교체라는 대의를 이행하고자 주식 매각 계약을 묵묵히 추진했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매매계약 체결 이후 일각에서 나오는 이야기와 달리 계약 당시 합의되지 않았던 그 어떠한 추가 요구도 하지 않았으며 매수자 측과 계약 체결 이전부터 쌍방 합의가 된 사항에 한해서만 이행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앤코가 계약 체결 후 태도를 바꿔 사전 합의 사항에 대한 이행을 거부했다는 게 홍 회장 주장이다.
홍 회장은 "남양유업 경영권 이전을 포함한 지분 매매계약을 5월 27일 체결한 후 계약 이행 기간까지 계약 종결을 위해 노력했으나 매수인 측의 약정 불이행으로 부득이하게 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매수자 측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계약 이행만을 강행하기 위해 비밀유지의무 사항들도 위배했다"며 "상대방에 대한 배려 없이 매도인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 등을 통해 기본적인 신뢰 관계마저 무너뜨렸다"고 주장했다.
또 "특히 거래 종결 이전부터 인사 개입 등 남양유업의 주인 행세를 하며 부당하게 경영에 간섭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선친 때부터 57년을 소중히 일궈온 남양유업을 이렇게 쉬이 말을 바꾸는 부도덕한 사모펀드에 넘길 수는 없다고 결심했다"며 "남양유업이란 이름 안에서 오랜 시간 함께한 임직원, 주주, 대리점, 낙농주, 그리고 고객들에게 있어 그것이 남양유업 대주주의 마지막 책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분쟁이 종결되는 즉시 남양유업 재매각을 진행할 것"이라며 "남양유업을 보다 더 발전시키고 진심으로 임직원을 대해 줄 인수 후보자를 통해 경영권을 이전하는 것이 남양유업 대주주로서의 마지막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남양유업은 7월 30일로 예정된 경영권 이전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돌연 연기했다.
그러자 한앤코가 반발하며 지난달 23일 서울중앙지법에 홍 회장 등 매도인들을 상대로 거래종결 의무의 조속한 이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홍 회장은 남양유업이 유제품 불가리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효과를 과장했다는 비판을 받자 5월 4일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와 함께 회장직 사퇴를 발표하고 이후 회사 매각을 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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