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백신, SK바사가 독식?…1천만 도즈 놓고 ‘각축’

정재홍 기자

입력 2021-09-02 17:47   수정 2021-09-02 17:47

    <앵커>
    정부가 내년도 예산에 국산 코로나19 백신 1천만 회분을 편성했습니다.
    당초 계획한 1,500만 회분 보다 물량이 줄어든 건데요.
    국내에서 백신을 개발 중인 업체는 현재 10곳 가까이 되는데, 현재 백신 상용화 수준을 봤을 때 한 업체가 모든 물량을 다 가져가는 승자독식 현상이 벌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자세한 이야기 성장기업부 정재홍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정 기자 1천만회 분이면 조금 적은 물량인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두 번 맞는다고 했을 때 500만 명분에 해당하는 물량입니다.

    자세히 설명하기 전에 헷갈리는 부분이 있어 백신 예산을 먼저 정리해보면요.

    정부가 올해 추경 편성을 하면서 국산 백신 1,500만 회분에 대한 선급금으로 720억 원을 책정했습니다.

    그리고 내년도 예산을 짜면서 다시 1천만 회분에 대해 1,920억 원의 잔금 치르겠다고 밝혔죠.

    총 몇 만 분을 얼마에 사겠다는지 조금 헷갈리는데요. 결론은 내년에 1천만 회분만 사겠다는 겁니다.

    1,500만 회분을 사려고 가계약금 형태로 720억 원을 올해 마련했는데. 이 가운데 500만 회분을 제외한 1천만 회분에 대한 선급금 480억 원, 그리고 나머지 잔금 1,920억 원을 치르겠다는 겁니다.

    따라서 정부의 국산 백신 구매 예산은 총 1천만 회분에 대해 약 2,400억 원이 지출됩니다.

    정부는 임상단계, 개발현황, 상용화 상황 등을 지켜본 후 백신을 구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국내 백신 개발업체들 가운데 현재 개발 단계가 가장 앞서 있는 건 SK바이오사이언스잖아요.
    그렇다면 1천만 회분을 모두 SK바이오사이언스가 다 가져갈 가능성이 높은 겁니까?

    <기자>
    아직은 모른다가 정답이지만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단백질 재조합 백신(GBP510)이 식약처 임상3상 계획 승인을 받아서 현재 첫 피험자 투약을 시작했습니다.

    국내에서 임상3상에 진입한 업체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유일합니다.

    하반기까지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이르면 내년 상반기 상용화를 마칠 계획이여서 속도로만 본다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제품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죠.

    최근 우리 정부가 백신 공급 차질로 비판을 많이 받았잖아요.

    재밌는 건 모더나 제조소 실험실 이슈가 터진 직후 얼마 안돼 SK바이오사이언스의 임상3상 계획을 식약처가 승인했거든요.

    업계에서는 정부가 시선회피용으로 SK바사를 밀어준다는 애기가 나올 정도여서요. 같은 맥락에서 현 시점에선 유력한 업체가 되는 겁니다.

    <앵커>
    다른 백신개발업체들 입장에서는 힘이 좀 빠질 수도 있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임상3상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가장 먼저 진입했지만 내년 상반기 백신 상용화 계획을 건 업체들은 꽤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처음 백신을 개발한다고 선언할 때와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다릅니다.

    우리나라만 해도 오늘(2일) 0시 기준으로 1차 접종률이 57%가 넘습니다.

    모더나 공급 이슈가 있지만 잔여백신이 있어서 문제가 없다면 추석 지나서 70%에 달할 전망입니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올해 안에 2차 접종까지 마친 접종완료자 비율이 80% 가깝게 될텐데,

    국산 백신은 이미 백신을 모두 맞은 뒤에 나오게 되는 겁니다.

    K-백신을 만들어도 수요가 별로 없는 상황인거죠.

    이미 정부가 부스터샷 용도로 내년에 화이자와 모더나 mRNA 백신 8천만 회분을 구매하겠다고 밝히기도 했고요.

    정부가 계약한 4천만 회분의 노바백스도 승인이 빨라야 연말인 탓에 내년 부스터샷 용도로 쓰일 가능성이 커서 물량은 충분한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백신 업체들은 전략을 바꿔서 아예 수출용 부스터샷 백신 개발로 전략을 수정하기도 했습니다.

    제넥신이 대표적인데요. 인도네시아에서 백신 임상2/3상을 진행중인데, 이 지역은 중국 백신인 시노팜과 시노백 접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코로나 장기화로 부스터샷은 계속 필요하기 때문에 수요가 있는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거죠.

    국내 백신 개발업체인 셀리드와 유바이오로직스 등도 아직 전면에 밝히진 않았지만 부스터샷 전략 선회를 고심하고 있습니다. 관계자 이야기 들어보시죠.

    [백신 개발업체 관계자: 가장 살아남기 좋은 방법으로 가야잖아요. 그게 부스터샷이 된다고 해서 우리가 돈을 못 버는 것도 아니고 지금 자존심 세울 때가 아니잖아요. 무조건 (부스터샷)으로 가야되는 거죠.]

    <앵커>
    코로나 장기화로 부스터샷 물량은 계속 필요하니 정부가 국산 백신을 더 확보할 가능성은 없는 겁니까?

    <기자>
    앞서 설명드린대로 정부가 예산으로 편성한 건 1천만 회분이 전부입니다.

    다만 올해도 추경으로 국산백신 예산이 편성된 것처럼 내년에도 예비비나 추경을 통해 예산을 늘릴 가능성은 있습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 이야기입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 일단 1천만 회분만 반영했지만 국산 백신이 개발되고 상용화가 가능하다면 추경 등 재정당국과 협의를 해서 물량 확보에 대해서는 협의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국산 백신의 효능이 제대로 입증된다면 지금처럼 해외백신에 의존하지 않을 수 있곘죠. 그러면 물량도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되고요.

    SK바이오사이언스든 어떤 업체든 어디까지나 백신이 제대로 경쟁력을 갖추고 나서 이후의 이야기입니다.

    <앵커>
    네. 정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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