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어피너티컨소시엄 간의 주주간 분쟁에 대한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판정부의 판결이 6일 나왔지만 분쟁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다. ICC 판결 내용에 대해 양측 모두 서로 승소했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교보생명 측은 ICC 중재판정부가 어피너티가 주장하는 `41만 원`이라는 풋옵션 매수 가격이 무효라고 판결했기 때문에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날 ICC 중재판정부는 신 회장이 어피너티컨소시엄이 제출한 40만 9천 원이라는 가격에 풋옵션을 매수하거나 이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교보생명 측은 "이번 사건의 핵심은 41만원이라는 가격에 풋옵션을 매수하느냐 마느냐였다"며 ICC가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어피너티 측은 신 회장의 풋옵션 조항이 유효하다는 판결이 나왔기 때문에 어피너티의 승소라는 입장이다.
어피너티에 따르면 ICC 중재판정부는 풋옵션 조항이 무효라는 신 회장 측의 주장이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어피너티 측은 "교보생명 측은 가격에 집중하고 있지만 ICC에 중재를 맡긴 근본적인 이유는 풋옵션의 유효성 여부였다"며 "계약은 신뢰를 건 약속이고
자본시장의 근간임을 확인하여준 판정 결과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 비용 부담에 대한 판결에 대해서도 양측의 입장은 갈렸다. ICC는 신 회장이 중재비용을 100% 부담하고, 어피너티의 변호사 선임 비용 등의 50%를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교보생명 관계자는 "일부 신 회장의 책임이 있어 비용을 부담하라는 판결이 나온 것으로 안다"면서도 "국제 중재에서는 국내와 달리 재판 비용의 부담 여부가 승소와 패소 여부를 가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반면 어피너티 측은 "ICC가 중재신청인이 승소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전문가들은 어피너티의 부분 승소인 것으로 보이지만 신 회장 측도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국제 중재가 종결됐음에도 양측의 주장이 팽팽한 가운데, 국내 법원에서는 어피너티로부터 풋옵션 가치평가 업무를 수주한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회계사의 회계사법 위반 혐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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