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비 포함한 물가반영"…한은 14년째 신중히 검토중

강미선 기자

입력 2021-09-2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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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BOK이슈노트, '자가주거비와 소비자물가 분석'


코로나19 위기와 함께 집값이 급등하면서 소비자물가와 체감물가 간 괴리가 극심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집값이 현재 소비자물가에 반영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은 자가주거비를 소비자물가에 반영하는 문제를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2007년 1월 `2004~2006년중 중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성과에 대한 평가`에서 "자가주거비를 포함한 소비자물가지수의 활용 가능성 여부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힌 이후 14년 만이다.
한국은행은 28일 BOK이슈노트, `자가주거비와 소비자물가` 보고서를 통해 자가주거비의 주택가격 반영도가 높을수록 체감주거비와의 괴리가 줄어들지만 소비자물가의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자가주거비는 자기소유주택에 거주하는 경우 집세를 지불하지 않는 대신 살고 있는 자신의 주택에서 얻어지는 서비스의 지출비용을 뜻한다.
통계청은 소비자물가지수에 전·월세만 계산해 반영하고 있어 주요국에 비해 주거비 부담이 낮게 반영돼 있다. 전·월세 가중치 역시 9% 수준에 불과하다.
대신 자가주거비가 포함된 소비자물가지수를 보조지표로 작성해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낮은 가중치인 전·월세지수를 자가주거비 지수로 3배로 늘린 것에 불과하다. 연일 치솟는 주택 매매가격 상승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다는 점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지적된다.
이에 유럽중앙은행(ECB)는 2026년부터 유로지역 소비자물가에 자가주거비를 반영하기로 했다.
이정익 한은 물가동향팀장은 “(보고서에) 명확하게 결론을 내리진 않았지만 여러 제약 요인이 극복된다면 소비자물가에 자가주거비 부담이 현실적으로 반영될 측면이 있는 것은 맞다”라면서도 “제약요인이 있는 상황에서 자가주거비를 소비자물가에 반영하면 결과를 왜곡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가주거비 측정 방법에 따라 변동성이 큰 데다 기초자료 확보가 어려운 점 등을 들어 자가주거비를 소비자 물가에 반영하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전세계적으로 집값이 상승했던 2006년 유럽에서는 자가주거비가 이슈가 됐고, 20년 넘게 관련 부문을 연구하고 추정해 도입키로 했다.
한편 우리나라 소비자물가지수는 한국은행이 아닌 통계청에서 매달 발표되고, 소비자물가지수에 맞춰 기초자료를 준비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보고서에서는 세계 주요국에서 사용되는 자가주거비 측정방법 3가지를 소개했다.
먼저 미국과 일본 등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접근법으로 `임대료 상당액 접근법`이다. 자가주택 임대 시 획득 가능한 임대료 수익을 자가 거주에 따른 기회비용으로 추정하는 방식이다.
두번째로는 `사용자비용 접근법`이다. 세금이나 이자비용 등 주거목적으로 자기 소유주택을 사용하는 데 수반되는 제반 비용을 자가 거주에 따른 기회비용으로 추정하는 계산법이다.
마지막으로 신규로 취득한 주택가격으로 계산하는 `순취득 접근법`이다. 주택 자체의 가격변화를 측정해 가계의 생계비 관점에서 주거서비스의 가격변화를 측정하는 임대료 상당액 방식이나 사용자비용 방식과는 개념적으로 차이가 있다
이정익 팀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 등이 사용하는 `임대료 상당액 접근법`이 자가주거비 측정에 가장 현실적인 방식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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