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동학개미의 꿈...늘어나는 간접투자

최진욱 기자

입력 2021-10-03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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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대금,고객예탁금, 신용잔고 모두 감소
"증시부진이 원인...위험 줄어들면 다시 회복 전망"
액티브펀드 3개월새 4천억 순유입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의 거래대금이 2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최근 증시가 부진하면서 개인의 직접 투자도 주춤하는 모양새다.
3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개인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매수금액과 매도금액의 평균)은 19조3천억원이었다. 이는 분기 기준 지난해 2분기(16조8천억원) 이후 최소 규모다.
올해 1분기 24조5천억원까지 증가했던 개인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분기 20조2천억원, 3분기 19조3천억원으로 두 분기 연속 줄었다.
월별로 보면 지난달 개인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7조7천억원으로 작년 10월(16조1천억원) 이후 가장 적었다.
개인의 거래 저조에는 무엇보다 증시 부진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코스피는 지난 3분기 6.91% 떨어졌다. 지수가 분기 기준 하락한 건 코로나19로 충격을 받은 작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2.59%)도 하락했다.
증시 대기 자금인 고객 예탁금은 지난 5월 사상 최대인 77조9천억원을 기록한 뒤 더 늘지 않고 있다. 개인의 `빚투`(빚내서 투자)를 보여주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달 30일 24조8천억원으로 10거래일 연속 감소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본적으로 개인 자금 수급은 가격에 따라가는 측면이 있다"며 "올해 (코스피) 고점이 6∼7월에 있었고 이후 주가가 재미없는 상황이었는데 8∼9월에 하락하면서 개인의 매수 탄력이 떨어졌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이후 증시가 급반등하는 동안 개인의 일평균 거래대금이 작년 1분기 9조9천억원에서 2분기 16조8천억원, 3분기 22조원으로 증가했듯이 개인의 증시 참여는 주가 움직임과 관련이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김 팀장은 "개인 매수세가 줄어드는 것과 `개인들이 보유한 주식을 팔 거다`는 다른 이야기"라며 "경험적으로 개인들이 매도하는 건 고점 대비 20% 정도 하락해 통상 `위기`라는 말이 나오는 시점인데 최근의 헝다그룹 사태나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이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의 부채한도 조정을 둘러싼 불확실성, 스태그플레이션(물가는 오르는데 경기는 둔화) 우려 등이 해소돼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 개인의 거래도 다시 활발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해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의 9월 한 달간 설정액은 3조1천780억원, 해지액은 3조1천756억원으로 25억원이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에는 2천602억원, 8월에는 1조6천270억원이 각각 순유입된 바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현재 국내 주식형 액티브펀드에도 최근 3개월 새 4천343억원이 순유입됐다.
개인이 직접 투자를 선호한 결과, 운용사 재량으로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액티브펀드 등 주식형 공모펀드는 투자자의 외면을 받아 왔다.
최근 증시의 변동성 확대에 따른 직접 투자의 어려움, 주가 반등 시 단기 차익을 노린 투자 등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장기 투자를 위한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 펀드의 분위기가 전환된 것은 올해 하반기부터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테마펀드 등을 중심으로 자금 유입이 늘어나고 있다"며 "장기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에 투자하는 펀드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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