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 다 끌어모으자"…중국 '사재기'가 불 붙인 '에너지 대란' [김보미의 뉴스카페]

김보미 기자

입력 2021-10-06 17:19   수정 2021-10-06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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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두 번째 주제 살펴볼까요?
    <기자>
    네, 역시 영상을 준비했습니다. 함께 보시죠.
    차량들이 끝없이 줄지어 서있습니다.
    어딜 가려고 하나 봤더니 다름 아닌 주유소였는데요.
    영국에서는 현재 주유대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기름이 다 떨어져 문을 닫고 있는 주유소가 늘고 있는 가운데, 조금이라도 더 기름을 구해보겠다고 새벽부터 줄지어 차량들이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페트병에 기름을 받아 사재기 하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새치기 시비가 붙어 흉기 소동까지 벌어지고 있다는데요.
    문제는 이러한 에너지 대란이 비단 영국에서만 나타나고 있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현재 석탄, 석유, 천연가스 할 것 없이 가격이 최고치를 찍고 있는데요.
    글로벌 에너지 대란에 대한 우려와 공포가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최근 이 문제가 회색 코뿔소처럼 옆에 있는데도 대비를 안했다가 결국 터지기 시작했는데 글로벌 증시가 출렁이고 있습니다.
    주요 에너지 가격, 현재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석탄 가격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고요.
    원유는 WTI 기준 배럴당 79달러대로 2014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다시 찍었습니다.
    천연가스 역시 연초대비 124% 가량 급등해서 2014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렇게 원자재마다 가격이 오르는 이유가 다 다르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원자재별로, 그리고 각 국가가 처한 상황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요.
    크게 보면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병목현상, ▲경기 회복·이상기후로 인한 수요 폭증, ▲글로벌 친환경정책으로 인한 원자재 생산 부족 이렇게 3가지 요인이 더해서 나타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막혔던 경제가 다시 회복되면서 수요는 폭발하지만 공급이 안따라주는 문제는 계속 언급이 돼 왔는데, 사실 이렇게 오랜 기간동안 계속 영향을 미친다는 게 잘 납득은 되지 않습니다.
    친환경 정책으로 에너지 생산이 부족해 졌다는 건 무슨 뜻이에요?
    <기자>
    원유를 예를 들어 말씀을 드리면요.
    최근 석유수출국기구 OPEC+는 오는 11월에도 일평균 40만배럴씩 증산하는 안을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에너지 소비국들이 이정도로는 어림도 없다고 추가 증산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은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증산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인데요.
    여기에는 바로 친환경정책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주요 국제기구와 금융권에서 친환경 정책 일환으로 석유 투자를 줄이는면서, 석유 생산·보관 시설 투자가 부족해졌고 이에 따라 원유 생산도 크게 늘릴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앵커>
    석유는 그냥 땅파서 장사하는 건줄 알았는데, 여기도 투자가 빠지면 생산이 줄어드는 거였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앞에서 살펴본 요인들은 사실 기본적으로 깔려있었던 배경이고요.
    결정적으로 최근 에너지 대란 우려 심화에 불일 지핀 건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중국입니다.
    <앵커>
    중국의 전력난 문제가 연관이 있다 이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현재 호주와의 무역분쟁으로 호주산 석탄을 수입하지 않게 되면서 대규모 전력난을 겪고 있는데요.
    다급해진 중국이 인도네시아와 러시아, 몽골 등에서 계약을 새로 맺어 석탄 싹쓸이에 나섰습니다.
    여기에 그동안 인도네시아에서 석탄을 수입해 왔던 인도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아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안그래도 전반적으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사재기에 나서면서 석탄 가격이 더 치솟고 있는 것입니다.
    천연가스도 상황은 비슷한데요.
    중국석유화공과 중국해양석유, 중국석유천연가스 등이 겨울용 액화천연가스(LNG) 재고를 채우기 위해 구매를 서두르면서, 천연가스로 주로 전기를 충당하고 있는 유럽연합까지 영향을 받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앵커>
    중국과 호주의 무역분쟁이 전세계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는 건데, 이런 가격 상승세에 대해 전문가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 거라고 보고 있죠?
    <기자>
    아무리 빨라도 내년 상반기, 북반구 겨울이 끝나는 시기까지는 대체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유럽에서 겨울을 앞두고서 난방과 발전 목적으로 천연가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인데요.
    천연가스 가격이 올라가면 대체제 수요가 늘면서 석유, 석탄 가격도 같이 올라갈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또 석탄의 경우에는 주요 광산 기업들이 현재 생산량을 늘리고 있지만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차가 발생하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그런데, 물가는 이렇게 오르는데, 사실 경제는 아직도 회복이 좀 더딘 상황 아닌가요?
    이런걸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하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은행은 특히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에서 제품 생산이 지지부진해질 경우, 중국 기업의 수출단가가 올라가면서 전세계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요.
    공급 부족이 물가를 높이면서 경기는 침체시킨다는 우려가 담겨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은 지금의 인플레이션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분위기인데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평가했던 제롬파월 연준의장도 “내년까지 인플레이션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을 바꿨고요.
    구로다 일본은행총재 역시 “수요가 너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공급 부족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습니다.
    크리스틴 라가드르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현재 임금인상 등 2차 혼란 가능성을 주의깊게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요즘 주유소 가보면 기름값이 심상치가 않던데, 우리나라는 괜찮은 걸까요?
    <기자>
    일단 정부는 "우리나라 에너지 수급 상황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되거나, 현지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인데요.
    증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죠.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그리고 이에 따른 테이퍼링 우려, 미국 부채한도 협상 난항, 중국 헝다 리스크 등 곳곳에 증시를 흔들 요인들이 산재해 있기 때문인데요.
    증권가에서는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해 섣불리 시장에 진입하기보다는, 일단 지금은 상황을 지켜보며 기다리고 버텨야 하는 시기라는 조언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앵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속에서 그렇다면 투자는 어떻게 해야 되느냐.
    이 부분은 내일(7일) 전문가와 함께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보미의 뉴스카페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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