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큰 손 CEO에 한국계 선임...칼라일 이어 두번째

입력 2021-10-12 09:51   수정 2021-10-1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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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프 배, 사모펀드 KKR 공동CEO 승진

한국계 미국인 조지프 Y. 배가 세계적인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공동 최고경영자(CEO)로 임명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KKR은 이날 성명을 통해 공동창업자인 헨리 크래비스와 조지 로버츠 공동 CEO가 경영 일선에서 퇴진하고 조지프 배와 스콧 너틀을 새로운 공동 CEO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7년부터 너틀과 함께 공동 사장 겸 공동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활동해온 그는 하버드 대학을 졸업한 뒤 골드만삭스를 거쳐 1996년 KKR에 입사했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 여파로 미국의 기업 인수·합병(M&A)이 위축된 상황에서 아시아 투자 사업부를 구축해 KKR에 새로운 수익처를 마련하는 등 사모펀드 업계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조지프 배는 KKR이 2009년 오비맥주를 18억 달러(약 2조1천500억원)에 인수한 뒤 2014년 안호이저-부시 인베브(AB인베브)에 58억 달러에 되팔아 막대한 차익을 남긴 과정에서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프 배와 같이 1996년에 입사한 너틀은 KKR이 기업들의 회사채와 증자를 위한 자문을 제공하고 자체 자금도 투자하는 사업을 개척, 다른 사모펀드들과 차별화하는 데 기여했다.
지난 2015년 사망한 제롬 콜버그와 함께 1976년 KKR를 창업한 크래비스와 로버츠는 앞으로 공동 회장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한편 KKR은 창업자에게 투표권을 더 많이 주는 현재의 구조를 1주당 1투표권을 주는 방식으로 변경하기 위해 지배구조를 재편할 것이라면서 1주당 다수의 투표권을 가진 초의결권주를 오는 2026년까지 순차적으로 폐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블랙스톤, 칼라일과 함께 세계 3대 PEF로 꼽히는 KKR은 차입매수방식(LBO·leveraged buy-out)을 확산시키는데 일조했다.
특히 1988년 세계적인 담배회사 RJR 나비스코를 차입매수방식으로 인수하면서 일약 명성을 얻었으며, 그 내막은 베스트셀러인 `문 앞의 야만인들` 책을 통해 상세하게 소개된 바 있다.
KKR은 지난 2009년 기업공개(IPO)를 실시했으며, 올해 2분기 말 현재 운용자산 규모는 4천290억달러(약 514조원)다.

한편 월가의 또 다른 큰 손으로 분류되는 사모펀드 칼라일의 CEO도 한국계가 자리 잡고 있다. 칼라일 CEO인 이규성씨는 2018년부터 회사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역시 창업자들이 물러난 뒤 자리를 이어 받아 사모펀드에서 대출과 부동산, 헤지펀드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하버드대 출신인 이규성씨는 또 다른 사모펀드인 워버그 핀커스를 거쳐 2013년부터 칼라일에 합류했다.
(사진=연합뉴스/칼라일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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