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강달러 흐름 속에 지난해 7월 이후 1년 3개월만에 장중 1,200원을 넘어섰다. .
국제유가가 80달러를 돌파하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고 있는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 언급으로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당분간 달러화 강세 분위기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1194.6원) 보다 1.4원 오른 1,196.0원에 거래를 시작해 오전 10시 30분 한때 5.6원 상승한 1,200.2원에 거래되며 1,200원을 돌파했다. 오전 11시 30분 현재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10원 오른 1198.10원에 거래되고 있다.
환율이 1,200원 돌파를 앞두고 있는 것은 달러 강세의 영향이다. 이는 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진 영향이 크다.
11일(현지 시각)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1.47% 오른 배럴당 80.52달러로 마감해 2014년 10월 31일 이래 처음 80달러선을 돌파했다.
또 이로 인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서두르고 나아가 기준금리 인상까지 고려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높아졌다. 이에 따라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고 안전 자산인 달러 강세가 이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외환시장 변동성이 지속될 수 있으며 달러당 원화값이 1,200원대로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서정훈 하나은행 자금시장영업섹션 연구위원은 "최근 추세가 원자재쪽 관련해서 공급사이드 충격으로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이런 영향으로 테이퍼링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어 달러가 강세로 가는 쪽으로 환경이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연구위원은 "전세계적으로 물가상승압력이 더욱 높아지면서 실물경제에 있어 비용이 인상되는 부정적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며 "물가상승을 제어하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 금리 인상 등 긴축 정책이 예상되는 점도 불안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상승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서 연구위원은 "연말까지 이런 분위기가 갈 것이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은 1,200원은 어느 정도 뚫고 올라가 1,220원 전후 정도까지 열어놔야 한다"고 말했다.
문 연구위원 역시 "불확실성과 위험회피 요인이 진정되기 위해서는 물가상승 압력이 완화되고,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긴축이 아니라 완화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에 따른 환율 상방이 예상되고, 시간을 두고 환율 상승압력은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환율은 1,200원을 상회했기 때문에 오버슈팅이 나올 경우 1,220원이 예상된다"며 "불확실성이 완화되면 환율은 하락 안정을 보여 하단은 1,188원(이전 저항선) 수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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