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로 대박난 넷플릭스, 세금은 '찔끔'…이젠 어림없다? [김보미의 뉴스카페]

김보미 기자

입력 2021-10-13 18:14   수정 2021-10-13 18:14

    <앵커>
    어려운 글로벌 경제 이슈,
    커피 한 잔의 여유 즐기듯 편안한 마음으로 들어보는 `김보미의 뉴스카페` 시간입니다.
    김 기자, 오늘은 무슨 얘기를 준비했습니까?
    <기자>
    오늘도 역시 영상을 같이 보시면서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요즘 이거 안 보면 대화에 낄 수 없을 정도로 화제가 되고 있는 작품들이죠.
    바로 웹드라마 <오징어게임>과 <D.P>입니다.
    앵커도 당연히 보셨죠? (앵커: 봤죠.) 어땠어요?
    <앵커>
    동그라미, 세모보다는 네모로 사는 게 낫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저는 한국 드라마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거든요.
    보통은 불륜 대잔치 아니면 백마탄 재벌 얘기라서..
    그런데 요즘 넷플릭스에 나오는 드라마들 보면, 오히려 해외 드라마보다 깊이도 있고 재밌더라고요.
    뭔가 세상을 더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말이죠.
    <기자>
    맞아요. 확실히 최근 우리나라에서 좋은 콘텐츠들이 연이어 나와주면서 넷플릭스가 다시 살지 않았나 라는 생각을 저도 좀 해봤습니다.
    <앵커>
    지금 넷플릭스 서비스가 되고 있는 나라가 190개국이라고 하는데, 김 기자, 오징어게임이 83개국 전체에서 1위를 차지한 거 알고 있어요?
    <기자>
    그래요? 그 정도였어요?
    그런데 저는 사실 여기에서 궁금한 게 하나 생겼는데요.
    이걸 오늘의 주제로 잡고 가보려고 합니다.
    <앵커>
    넷플릭스와 오징어게임 얘기에서 궁금한 게 있다.
    어떤 게 궁금해졌습니까?
    <기자>
    넷플릭스가 과연 우리나라에 세금은 얼마나 내고 있을까...
    이렇게 K콘텐츠로 대박을 치고 있는데, 세금은 제대로 내고 있는 걸까...
    조금밖에 안낸다고 하던데 정말 그런걸까...
    이거 궁금하지 않나요? 그래서 제가 미리 취재를 좀 해봤습니다.
    <앵커>
    한국 콘텐츠로 대박난 넷플릭스, 한국에 세금 얼마나 내고 있나.
    이게 오늘의 주제였군요. 바로 들어가보죠.
    넷플릭스, 우리나라에 내는 세금, 얼마나 되죠?
    <기자>
    쥐꼬리 수준이었습니다.
    넷플릭스가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올린 매출은 4154억원이었는데요.
    우리나라에 낸 법인세는 21억여원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이거 솔직히 확 와닿진 않으시죠? 그래서 좀 더 적나라하게 비교를 해드리면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 19개 글로벌 기업이 지난해 우리나라에 낸 법인세는 총 1539억원이었는데요.
    이건 네이버 한 곳이 국내에서 낸 법인세의 약 36%에 불과했습니다. 굉장히 적죠.
    <앵커>
    4천억 벌면서 세금은 20억. 해도 너무한거 아닙니까?
    어쩌다 이렇게 된 거예요?
    <기자>
    우리나라에 법인이 없다는 이유로, 서버를 두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또는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매출을 본사 수수료로 지급해 놓고선 영업이익이 낮게 나왔다는 이유로 세금을 요리조리 피해갔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꼼수를 쓴 거죠.
    <앵커>
    아마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가서 이렇게 영업했으면 벌써 제재 받았을 것 같은데요.
    국력의 차이를 절감할 수밖에 없는 서글픈 현실 아닌가요?
    <기자>
    그것도 그런데, 사실 이런 플랫폼 기업들은 미국에서 조차도 잘 도망다니거든요.
    본사를 미국에 안두고 아일랜드 같은 조세회피처에다가 두는 거죠.
    <앵커>
    이제 한 나라 정부의 힘만으로는 이런 글로벌 기업들을 제대로 상대할 수 없는 지경이다 이거네요.

    그런데 주말에 나온 소식 들어보니까, 앞으로는 좀 상황이 달라진다고 하던데요?

    <기자>
    맞아요.
    최근 디지털세, 글로벌 최저법인세가 합의됐다더라 각종 뉴스를 통해서 한번쯤은 들어보셨죠?
    바로 그게 앵커가 얘기한 내용입니다.
    OECD와 주요20개국이 글로벌 법인세 최종 합의문을 발표했는데요.
    이 합의문은 이달 30일부터 열리는 G20정상회의에서 채택이 될 예정입니다.
    <앵커>
    디지털세랑 글로벌 최저법인세가 같은 말이었군요.
    이거 내용이 너무 어렵더라고요. 어디에 어떤 기업이 얼마를 낸다는 건지..
    <기자>
    아무래도 구체적인 기준들을 제시해야 되다보니 내용이 복잡한데요.
    사실 합의문의 큰 줄기는 2개입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과 영업이익률을 달성하는 다국적기업들은 본사가 어디에 있든, 지사가 어디에 있든 상관없이 앞으로 너희들에게 수익을 안겨준 나라에도 세금을 내야 한다”라는 내용 하나.
    이게 바로 구글세라고도 불리는 디지털세이고요.
    또 다른 하나는 글로벌 법인세율에 관한 내용입니다.
    그동안 다국적기업들은 최대한 세금을 줄이기 위해서 법인세율이 낮은 싱가포르나 아일랜드에 본사나 지사를 두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이거 너희 마음대로 해. 그런데 이제 싱가포르나 아일랜드 같은 나라들도 법인세율을 15% 밑으로 낮출 수 없도록 할거야” 라는 게 두 번째 내용입니다.
    <앵커>
    디지털세 핵심은 두 가지만 기억하면된다 이거죠.
    하나는 수익이 나는 나라에 세금을 내라. 다른 하나는 이제 조세회피처 같은 거 이용 못한다.
    한마디로 글로벌 기업들 꼼수를 못부리게 하겠다는 얘긴데 언제부터 도입을 한다는 거예요?
    <기자>
    내후년이죠,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될 전망입니다.
    <앵커>
    아직은 좀 시간이 남았네요.
    내후년부터다. 이렇게 되면 또 궁금해지는 게...1년에 한국에 도합 1500억 낸다던 글로벌 기업들, 앞으로 얼마를 더 내게 될까 하는 부분인데, 어떻게 될까요?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솔직히 아주 눈에 띄게 확 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아 별로 안늘어요? 왜요?
    <기자>
    디지털세 부과방식을 보면 알 수 있는데요.


    전체 매출에서 이것저것 다 떼고 나면 영업이익이 남죠.
    여기에서 특히 매출액의 10%에 해당하는 부분은 영업이익 중에서도 우리가 흔히 통상이익이라고 따로 떼어내서 부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매출액이 100억, 영업이익이 30억이 났다 라고 해보면요.
    매출액의 10%는 얼마죠? (앵커: 10억이죠) 그 10억을 우리는 통상이익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그리고 전체 영업이익에서 통상이익을 뺀 부분, 이걸 우리는 또 초과이익이라고 부르는데요.
    그럼 앞서 예시에서 초과이익은 얼마죠? (앵커: 30억에서 10억을 빼니까 20억이요)
    네 맞습니다.

    그런데 디지털세는요. 이 초과이익의 1/4, 25%에 대해서만 부과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세 부과대상이 전체 영업이익도 아니고, 통상이익을 제외한 초과이익도 아니고,
    그 초과이익의 1/4이니까 일단 파이 자체가 굉장히 작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기업이 이익을 내면, 일부는 일단 제외하고, 그 남은 거의 4분의 1을 다 세금으로 부과하는 것도 아니라, 4분의 1을 모수로 놓고 세율을 계산하겠다 이건거죠?
    이러면 진짜 얼마 못걷겠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그 파이는 우리나라로 들어오면서 또 줄어듭니다.


    왜냐. 기업 전체 매출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고 있는 매출 비중에 대해서만 우리나라가 세금을 물릴 수 있도록 했거든요.
    다시 말해서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구글 매출이 전체 매출의 2%밖에 안된다 라고 한다면 파이는 또 작아지는 겁니다.
    최종적으로는 여기에 우리나라 법인세율까지 적용되면서 세금이 부과되는 것인데요. 굉장히 복잡하죠.
    공식화시켜보면, 이렇게 됩니다.
    디지털세 = (초과이익X1/4) x 각국 매출비중 x국가별 법인세율
    <앵커>
    잠깐만요. 어려우니까 다시 정리를 해보면,
    그러니까 기업이 전 세계에서 낸 이익 중에서 일부는 빼고, 남은 것중에서 4분의 1에 대해서만 세금을 걷게 되는데, 이 4분의 1을 또 국가별로 매출비중에 따라 나눠먹는 구조다.
    이러면 뭐 얼마 남는 게 없는 거 아니에요?
    구체적으로 얼마를 걷는다는 얘기에요?
    <기자>
    매출비중 데이터를 정확히 알 수가 없어서 다 해보지는 못했고요.
    대표적으로 구글의 지난해 자료를 토대로 산출해봤는데요.
    일단 지난해 기준으로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 매출이 198조원. 영업이익이 45조원이었고 한국매출비중이 2%였습니다.
    이걸 토대로 돌려보면 약 237억원의 법인세를 물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참고로 작년에 구글이 납부한 법인세는 약 97억원으로 추정되니까, 거의 3배 가까이 세금이 늘어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용혜인 의원실에서는 구글이 지난해 법인세로 우리나라에 냈어야 하는 금액은 2823억원으로 추정하고 있거든요.
    이를 토대로 바라본다면, 디지털세를 적용한다고 해서 기대한 만큼 크게 세금이 뛰지는 않는다 라고 할 수 있는 겁니다.
    <앵커>
    늘긴 늘어나는 군요.
    유튜브도 구글꺼잖아요. 한국에서 내는 수익이 어마어마 할 것 같은데, 세금은 230억 낸다.
    조금 아쉽네요.

    그런데 여기서 또 꼼수가 걱정이 되는 게,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일이지만,
    이런 기업들이 우리나라에서 매출을 내놓고, 다른 나라에서 매출이 나는 것처럼 이전시킬 수도 있지 않아요?
    <기자>
    사실 지난해에도 넷플릭스가 매출의 80%를 본사에다 수수료 명목으로 지급하는 꼼수를 쓰면서 비난을 받았던 적이 있었는데요.
    이런 일은 앞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기업이 매출을 다른나라로 이전하면 전체 매출에서 우리나라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그만큼 줄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거둘 수 있는 세금은 줄어들게 됩니다.
    그리고 이걸 현재로서는 막을 방법이 없어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게 우회이익세입니다.
    용혜인 의원은 "우회이익세는 조세회피를 위해 매출을 이전시키는 모든 행위에 대해 과제하는 세금"이라며 "현재 호주와 영국이 시행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이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기획재정부는 OECD 회원국 전체 공조가 없는 한 우회이익세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입니다.
    <앵커>
    이런 생각도 드는데요.
    이 계산법이면기업이 매출을 키우면 키울수록, 영업이익을 줄이면 줄일수록 세금도 줄어드는 구조가 되는 거잖아요.
    통계 장난이 얼마든지 가능하겠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과연 내후년에 글로벌 기업들이 내는 세금이 더 늘어나게 될 것인지, 한번 지켜봐야 겠네요.
    지금까지 김보미 기자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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