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텐트 시술을 받은 급성심근경색 환자의 관리법(항혈소판제 치료)에 있어 기존 패러다임을 전환할 수 있는 획기적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장기육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장, 김찬준 의정부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박만원 대전성모병원 심장내과 교수팀은 관상동맥스텐트 삽입술을 받은 급성심근경색 환자가 급성기 이후 약의 강도를 줄인 항혈소판요법(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을 사용하면 심혈관계 사건·출혈 위험을 45% 줄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심근경색 환자의 새로운 치료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의의가 있으며, 학술지 `란셋(Lancet)’ 온라인판에 지난 9일자로 게재됐다.
협착이 심한 심근경색은 스텐트를 삽입해 혈관을 넓히는데, 시술 이후에는 강력한 이중 항혈소판요법으로 허혈 및 재발 위험을 낮추는 치료가 약 1년간 진행된다.
하지만, 강력한 이중 항혈소판요법은 환자에게 출혈 위험을 높인다는 문제가 있다.
시술 후 첫 1개월은 주의가 필요해 강력한 이중 항혈소판요법을 써야 하지만, 이후에도 위험도가 동일한지 의문이 많았으며 안정된 시기에는 클로피도그렐 등의 약제로 항혈소판요법의 강도를 낮추는 것이 예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국내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8개 병원과 이외 32개 병원 등 총 40개 병원은 2014년부터 2020년까지 비교 임상연구(TALOS-AMI)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심혈관 중재시술을 시행한 급성심근경색 환자 2,697명을 대상으로 티카그렐러 기반 이중 항혈소판요법(아스피린+티카그렐러)을 1개월 사용 후, 약 강도를 낮춘 이중 항혈소판요법(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 1349명)으로 전환한 환자와 기존 강도로 지속한 이중 항혈소판요법(아스피린+티카그렐러, 1348명)을 1년 유지한 환자들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 클로피도그렐 기반 이중 항혈소판요법으로 전환한 환자들은 심혈관계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출혈성 사건이 45% 더 적게 발생했다.
혈소판 기능이나 유전자 검사 후 약제 강도를 낮추기도 하지만, 검사 없이 약제 강도를 낮춰도 안전하다는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장기육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심근경색 후 안정된 시기에는 과거 시행됐던 임상연구에 근거한 강력한 항혈소판요법을 쓸 필요가 없고 상대적으로 약한 클로피도그렐 기반 이중 항혈소판 요법으로 충분할 뿐 아니라 더 우월한 것을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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