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싸이런픽쳐스? …'오징어게임 저작권' 누구에게 있을까 [김보미의 뉴스카페]

김보미 기자

입력 2021-10-20 18:10   수정 2021-10-2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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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글로벌 경제 이슈를 말랑말랑하게 풀어보는 <김보미의 뉴스카페> 시간입니다.
    김 기자, 오늘의 첫 번째 이슈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오늘의 첫 번째 주제 힌트는 바로 여기에 담겨 있습니다.
    <앵커>
    이게 뭡니까? 달고나네요?
    기자>
    네, 요즘 너도나도 한번쯤 사먹어 본다길래 저도 오랜만에 추억도 떠올려볼 겸 사봤는데요.
    앵커는 ‘달고나’ 하면 뭐가 생각나세요?

    <앵커>
    이건 뭐 답이 너무 명확한데요? "혀로 핥아야 잘 빠진다."
    <기자>
    오늘의 첫 번째 주제는요.
    배우 이정재를 다시보게 만든 바로 그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을까’입니다.
    최근 넷플릭스는 <오징어게임>에 회당 28억원, 총 253억원을 투자하고 1조원 이상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지면서 크게 화제가 되고 있죠.
    <오징어게임>이 흥행을 하면서 그만큼 빠른 속도로 넷플릭스 구독자 수도 늘고 있다는 의미인데요.
    저는 여기에서 ‘그렇다면 저작권은 누가 갖고 있을까?’가 굉장히 궁금해지더라구요.
    그래서 취재를 좀 해봤습니다.
    <앵커>
    저작권이라 하면 창작물에 대해 제작자가 갖는 권리인데, 당연히 제작사가 갖고 있는거 아니에요?
    <기자>
    저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했는데요.
    넷플릭스에게 있었습니다.
    이렇다 보니 오징어게임 시즌2를 제작할 수 있는 권한 역시 100% 넷플릭스가 갖고 있는데요.
    참고로 <오징어게임> 제작사 ‘싸이런픽쳐스’ 몫은 제작비의 120~150% 수준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랬군요.
    제작사한테 아예 저작권 자체가 없는 줄은 몰랐네요.
    "제작비 대 줄테니 저작권은 우리가 갖겠다"
    이게 넷플릭스의 전략이었군요.
    <기자>
    네. 넷플릭스와 제작사 ‘싸일런픽쳐스’가 당초에 계약을 체결할 때부터 이 같은 조건이 붙어있었던 겁니다.
    <앵커>
    이런 걸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가져간다 이렇게 말하는 거 아닙니까.
    싸이런픽쳐스 입장에서는 많이 억울할 것 같은데요.
    <기자>
    물론 그렇게 볼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건 작품이 이미 대박이 났기 때문에 이런 말들이 나오고 있는 거구요.
    실제로는 넷플릭스도, 제작사도 모두 계약을 체결할 때 서로 나쁠 게 없는 조건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오징어게임>의 황동혁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오징어게임 각본을 2008년에 썼지만 투자를 받기 어려웠다”며 “넷플릭스가 아니면 불가능했다. 만드는 내내 지금까지 이렇게 편안하게 작품을 해 본 적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앵커>
    수익이 아쉬울텐데, 넷플릭스 덕분에 편안하게 작품을 했다.

    어떻게 이런 반응이 나오는 걸까요?
    <기자>
    우선 제작사 입장에서 보면요.
    넷플릭스가 이렇게 제작비를 모두 지원해 주면, 자금에 대한 고민이나 부담 없이 오직 작품 그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자금 조달 때문에 PPL을 거의 목숨줄로 여기는 드라마·영화업게에서는 제작비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큰 매리트가 있는 것으로 여긴다고 하거든요.
    특히나 규모가 매우 작거나, 신생 제작사라면 더욱 이런 부분들의 매력이 크게 다가오겠죠.
    또 설령 흥행에 실패한다 하더라도, 투자에 대한 리스크는 넷플릭스는 전적으로 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부담도 제작사 입장에서는 덜어낼 수 있다는 점이 있습니다.
    <앵커>
    반대로 넷플릭스도 쪽박에 대한 리스크를 감내했으니까, 대박이 났을 때 수익도 충분히 가져갈 수 있는 거다 이런 거죠?
    <기자>
    그렇죠.
    그래서 서로 나쁠 게 없는 조건이었다는 말이 나오는 겁니다.
    자본이 부족한 우리나라 제작사들로서는 넷플릭스 계약 방식을 통해서 흥행 실패 몇 번에 고꾸라질 위험을 줄일 수 있으니까요.
    <앵커>
    사실 그동안 우리 산업은행이나 기업은행같은 데서도 지재권 투자 형태로 콘텐츠를 지원해오긴 했는데 될성부른 나무를 알아본다는 게 쉽지가 않다고 하더라고요.
    리스크도 워낙 크고 말이죠.
    그점은 넷플릭스도 마찬가지일텐데, 그런데도 위험을 무릅쓰는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바로 한번의 성공으로 수 조원의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작품뿐만 아니라 그 작품에서 파생된 상품들의 수익(예를 들면 마블 피규어나 겨울왕국 옷 등을 생각하면 되시겠죠)까지 저작권자에게로 돌아가는 만큼, 수익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 있는데요.
    이건 <오징어게임> 사례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작품 그 자체 흥행과 함께 달고나, 도시락통, 가면과 의상 등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것은 물론이고, 넷플릭스 시가총액 역시 작품 공개 이후 28조원이나 늘었거든요.
    이렇다 보니까 마블, 픽사 등 쟁쟁한 캐릭터와 이야기를 소육하고 있는 디즈니나 오늘 우리가 다루고 있는 넷플릭스 등과 같은 전세계 콘텐츠 업계는 현재 `원천 저작권`을 확보하기 위한 소리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넷플릭스는 전세계적인 공급망을 가지고 있으니까, 대박이 났을 때 수익효과도 그만큼 크겠네요.
    같은 돈을 투자해도 우리나라 OTT랑 넷플릭스는 리스크가 다르다는 말이 될 텐데요.
    저는 흥행은 분명 자랑스런 일이지만, 이게 정말 공정한 계약이냐에 대해서는 의문을 품고 싶어요.
    황 감독이나 싸이런픽쳐스나, 앞으로도 넷플릭스와 관계를 계속 유지하려면 지금 상황에서 아쉬운 소리는 할 수가 없지 않을까요?
    있는대로 봐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고, 공정한 계약을 얘기하려면 넷플릭스는 일단 한국에 망사용료부터 제대로 지불해야 되는 게 아닌지...
    디즈니는 또 지불하겠다고 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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