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 지원금도 포기"…결혼 후 왕실 떠난 日 공주

입력 2021-10-26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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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히토 일왕의 조카인 마코(30) 공주가 여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했다.

26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왕실 사무를 담당하는 행정기관인 궁내청 직원이 마코 공주와 일본 국제기독교대학(ICU) 동기인 고무로 게이(30)의 혼인 신고서를 이날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제출했고 신고서는 문제없이 수리됐다. 마코는 남편의 성을 받아 성명을 `고무로 마코`로 바꿨다.

마코가 게이와 결혼하는 것에 대한 일본 국민의 반대 여론이 팽배한 가운데 공식 축하 행사도 없이 서류 절차만으로 혼인 의식이 사실상 완료됐다.

일반인과 결혼해 왕실을 이탈하는 공주에게는 정착금으로 쓰도록 15억원 가량의 일시금이 전달되지만 마코 공주가 여론을 의식해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 처음으로 지급되지 않았다.

아사히신문 계열의 주간지 아에라가 올해 9월 22∼28일 인터넷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3.3%가 두 사람의 결혼을 축복할 마음이 없다고 반응했다.

궁내청이 2017년 9월 약혼을 발표하고 약 석 달이 지난 후 나온 주간지의 보도가 결혼을 둘러싼 논란의 시작이었다. 게이의 모친이 과거에 약혼 상대였던 남성과의 사이에 금전 문제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이에 2018년 2월 궁내청이 이들의 결혼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마코와 게이를 둘러싼 억측과 주간지 보도가 이어졌으며, 결혼이 일시금을 노린 것이라는 보도까지 나오기도 했다.

급기야 마코의 부친인 후미히토가 2018년 11월 기자회견에서 "많은 국민이 납득하고 기뻐할 상황이 안 되면 결혼식을 올리기 어렵다"고 언급하는 등 게이가 의혹을 해소할 것을 간접적으로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결혼 의사를 굽히지 않았고 결국 후미히토는 결혼을 인정하기로 했다.

이날 왕실을 떠난 마코는 지난달 하순 귀국한 게이와 도쿄도 시부야구의 아파트에서 지내면서 미국으로 건너갈 준비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게이는 2018년 8월 미국으로 건너가 로스쿨에서 공부하고 올해 7월 뉴욕주 변호사 시험을 치렀다. 변호사 시험 결과는 다음달 쯤 발표되며 게이는 뉴욕의 한 법률사무소에 취업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이의 초임 연봉은 약 20만5천달러(약 2억4천만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은 관측했다.

뉴욕의 치안 상황에 대한 우려 때문에 외무성이 현지 경찰의 경비를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여성 왕족이 결혼해 왕실을 벗어나더라도 일본에 머무는 경우 경찰이 일시적으로 경호하기도 하지만 마코의 경우 결혼 후 머지않아 미국으로 떠나기 때문에 일본 당국의 보호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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