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칩 공급난에도 '최대실적'…테슬라만 가능했던 이유 [김보미의 뉴스카페]

김보미 기자

입력 2021-10-27 17:09   수정 2021-10-27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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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글로벌 경제 이슈 재미있게 풀어보는 <김보미의 뉴스카페> 시간입니다.
    김 기자, 오늘은 무슨 얘기 나눠볼까요.
    <기자>
    이번주에 미국 주식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거 아시죠?
    어제도 다우 S&P가 사상최고를 또 경신했는데, 이런 소식과 함께 그중에서도 이번주에 가장 핫한 종목이 있습니다.
    어딜까요?
    <앵커>
    이번주에는 역시 `천슬라`를 돌파했다고 하는, 전기차업체 테슬라죠?

    <기자>
    맞습니다.
    주당 1천달러를 넘어섰다고 해서 천슬라라고 불리는데, 3분기에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영향이 컸습니다.
    그런데, 전기차 업체가 갑자기 이렇게 실적이 좋았다, 어딘지 이상하지 않으세요?
    <앵커>
    그러게요.
    요즘에 반도체 공급난 때문에 생산이 어렵다고 하지 않았나요?
    경기는 좋아진다고 하는데 팔 수 있는 차가 없는... 그런 와중에도 역대 최대 실적이라니 신기하긴 하네요.
    <기자>
    그렇죠.
    다른 업체들과 다르게 유독 테슬라만 나홀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게 가능했던 걸까요? 이게 오늘의 첫 번째 주제입니다.
    <앵커>
    같은 악재 속에서 유독 테슬라만 판매량이 급증했다.
    비결이 뭘까요?
    <기자>
    네, 여러가지 이유중에 핵심 3가지를 지금부터 짚어보겠습니다.
    첫째, 차량 1대당 필요한 반도체 개수가 절대적으로 적다!입니다.
    <앵커>
    아, 차 생산에 반도체 자체가 원래 적게 들어간다?
    <기자>

    네, MCU라는 반도체칩이 있는데요. 이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이번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의 주범으로도 잘 알려져 있죠.
    사람으로 따지면 두뇌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는데, 테슬라 모델3의 경우에는 MCU 4개가 들어갑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내연기관차 같은 경우에는 같은 기능을 구현하는 데 있어서 최소 수십개에서 정말 많게는 수백개까지 MCU가 필요합니다.
    다른 전기차들도 비슷한 수준이거나 이보다 훨씬 더 많은 MCU가 들어갑니다.
    <앵커>
    다른 차는 수십개 수백개 들어가는 칩을 4개만 쓴다구요.

    월등한 차이네요? 어떻게 이게 가능한 건가요?
    <기자>
    테슬라가 차량통합제어시스템을 직접 설계하면서, 반도체 수를 최대한 줄여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차량통합제어시스템? 말이 너무 어렵죠.
    우리가 컴퓨터 한 대로 문서도 작성하고 게임도 하고 인터넷 정보검색도 하고 등등 이것저것 다 하는 것과
    문서 작성을 위해서 타자기를 구비하고, 게임기도 사놓고, 각종 백과사전 책도 마련해놓는 것.
    둘 중에 뭐가 더 효율적이죠?
    <앵커>
    당연히 전자죠.
    <기자>
    네, 전자가 바로 테슬라 차량의 구동 방식이라면, 후자는 다른 차량들의 구동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엔진 제어, 브레이크 제어, 에어백 컨트롤 등을 하기 위해서 주요 부품들 하나하나마다 반도체칩을 탑재해야 되는 일반 차량과는 달리
    테슬라는 몇 개의 통합제어장치만으로 수많은 기능들 수행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놨던 것인데요.

    실제로 테슬라 차량 내부를 보시면 커다란 디스플레이를 보실 수 있는데요.
    이걸 통해서 웬만한 기능들을 다 조작할 수 있거든요.
    때문에 차 1대당 필요한 반도체 숫자가 테슬라는 일반 차량에 비해 굉장히 적었던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처음 차를 설계할 때부터 이것따로 저것따로가 아니라 하나의 머리에서 기능들이 수행되도록 통합을 시켜놔서 반도체를 아꼈다 이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리고 두번째는요.

    바로 핵심 부품을 대체할 수 있는 독자적인 기술력이 있다! 입니다.
    앞에서 반도체 공급난의 메인은 ‘MCU’라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테슬라는 본인들이 사용하는 MCU를 쉽게 구할 수 없게 되자, 다른 회사의 MCU를 써도 차량이 굴러갈 수 있도록 설계를 수정했습니다.
    모델S의 경우 파워트레인과 터치스크린 등이 재설계됐다고 하는데요.
    일론 머스크는 “새 칩을 찾아 새 펌웨어를 만들고 차량에 통합하고 테스트하는 일은 정말 격렬하고 힘들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앵커>
    이건 반도체를 잘 알고 있어야 가능할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실제로 테슬라는 반도체칩을 직접 설계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이번 공급난에서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대처가 가능했던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세 번째 이유 이어서 짚어주시죠.
    <기자>
    네, 테슬라가 반도체 공급난을 피해갈 수 있었던 이유 세 번째, 바로 공급망 관리가 수월하다! 입니다.
    테슬라는 반도체 칩을 직접 설계하고, 반도체 생산업체에다가 “자! 이렇게 만들어줘”라고 직접 주문을 넣어 거래합니다.
    때문에 반도체 공급 현황 체크가 다른 자동차 회사들에 비해서 어렵지 않았습니다.
    생산업체에다 바로 확인만 해보면 되는 구조거든요.
    반면 다른 자동차 회사들의 경우 대체적으로 이런 구조를 거쳐 반도체를 공급받습니다.
    A회사가 먼저 반도체 단품을 생산하고요.
    B회사가 이걸 받아서 반도체를 탑재한 엔진, 브레이크 등과 같은 각종 부품을 만듭니다.
    그리고 자동차 회사는 이걸 납품받아서 조립하고 추가 공정을 거쳐서 차량을 생산합니다.
    이런 구조에서 자동차 회사가 반도체 공급현황을 확인하려면 B회사에 요청을 해야 하고, 다시 B회사는 A회사에 요청을 해야되는 거죠.
    시간이 지체될 수밖에 없는데요.
    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마다 이런 작업을 거쳐야 하고, 심지어 차량 모델도 굉장히 많다보니 많은 어려움이 뒤따랐던 겁니다.
    <앵커>
    부품마다 따로따로 반도체를 탑재시켜서 조립하느냐, 아니면 반도체만 따로 생산해서 받느냐의 차이라는 거죠?
    이렇게 보니까 한마디로 테슬라는 여러 면에서 효율성을 잘 살렸다로 요약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반도체 공급난이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쉽지 않잖아요.
    앞으로도 테슬라만의 독주체제가 이어진다 라고 봐야 될까요?
    <기자>
    물론 테슬라도 예외가 될 순 없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 세미(중형 트럭)의 경우 많은 셀과 많은 칩을 필요로 한다”며 “2023년까지는 심각한 공급망 부족을 극복해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는데요.
    실제로 로드스터, 사이버트럭, 테슬라 세미 등 일부 모델들의 출시 계획이 연기된 상황입니다.
    <앵커>
    차생산에서 반도체가 이렇게 중요해질 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예전에는 그저 굴러가기만 하면 됐는데, 이제는 소프트웨어가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시대기 때문에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완전히 다른 시각에서 생산공정을 혁신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테슬라 성공의 비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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