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워도 다시한번' 자민당 선택…기시다 국정 운영 탄력

입력 2021-11-0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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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여 만에 실시된 중의원 총선에서 일본 유권자는 다시 자민당을 신임했다.
의석 감소가 예상보다 적었는데 유권자들이 안정감을 앞세운 자민당 외에 마땅한 대안이 없다고 판단한 양상이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첫 시험대를 통과해 국정 운영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1일 현지 공영방송 NHK의 집계에 의하면 전날 실시된 일본 총선에서 자민당은 오전 3시36분 현재 전체 465석 가운데 259석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남은 9석이 어느 당에 돌아갈지 미확정이다.
단독으로 절반을 넘은 것은 물론이며 상임위원회 전체 위원장과 모든 상임위 과반을 장악하는 `절대 안정 다수`(261석)를 시야에 넣었다.
직전의 276석에는 못 미치지만, 그간 나왔던 최근 나온 관측에 비춰보면 좋은 성적이다.
기시다 총리가 취임하기 2개월 전인 올해 8월 일본 주간지 조사에서 자민당이 과반(233석 이상)을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고 최근 실시된 주요 신문 조사에서도 과반 확보가 불확실하다는 분석도 있었다.
여러 악재로 인해 자민당의 선거 전망은 어두웠다.
특정 비밀 보호법 제정·안보법제 개편 강행 등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시절부터 이어진 밀어붙이기 정치를 견제해야 한다는 인식이 꽤 확산했다.
모리토모(森友)학원·가케(加計)학원 사건이나 `벚꽃을 보는 모임` 사건 등 아베 정권 시절의 각종 비리 의혹도 유권자를 실망하게 한 사건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에 대한 유권자의 불만도 상당했으며 기시다의 전임 총리였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재임 중에는 `불통 정치`라는 비판도 비등했다.
2012년 자민당이 재집권한 후 가장 악조건 속에서 실시된 선거치고는 선방한 셈이다.
지지율 하락의 원흉으로 지목된 스가 총리가 퇴임하고 기시다 총리가 취임하면서 정권의 `얼굴`을 바꾼 것이 일정한 효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코로나19 백신 2회 접종자가 전체 인구의 70%를 넘긴 가운데 한때 하루 2만5천명을 넘었던 신규 확진자가 최근 300명 안팎까지 축소하면서 방역 정책에 대한 유권자의 분노도 누그러진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자민당 프리미엄`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평소 일본 주요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내각 지지층에는 자민당 정권이라서 지지한다는 이들이 꽤 많았다.
이번 선거에서도 이런 추세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유권자가 자민당에 상당한 불만을 지니고 있음에도 야당이 대안 세력으로 선택받지 못하는 것이 문제로 지적됐는데 이번 총선에서도 한계를 제대로 극복하지 못한 양상이다.
자민당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야당이 미덥지 않아서 자민당을 계속 지지하는 이들이 꽤 있는 셈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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