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고연봉, 득보다 실"…IT생태계 부실화 우려

유오성 기자

입력 2021-11-01 17:18   수정 2021-11-0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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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카카오나 크래프톤 같은 대형 IT회사들이 인건비를 대폭 올리며 중소 IT기업의 고급 개발 인력을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중소 IT 회사들도 임금 인상에 나섰는데, 전반적인 산업 생태계를 고려해보면 부정적인 영향이 큽니다.

    유오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기업 대상 소프트웨어 공급업체 임원 A씨는 최근 인력관리에 대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최근 들어 우수 개발자들이 줄줄이 사직서를 내고 카카오나 크래프톤 같은 대형 IT업체로 이직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높은 연봉과 우수한 복지를 찾아 떠나는 이들을 말릴 수는 없지만 기껏 키워놓은 인력들이 떠나는 것을 바라볼 수 밖에 없어 씁쓸하기만 합니다.

    [A씨 / 소프트웨어 공급업체 임원 : 작은 기업들도 돈을 못 버는 상황에서 인건비를 올려 버리는 겁니다. 그러면 돈은 없는데 인건비 부담이 증가하게 되고, 악순환이 반복되는 거죠. 그러면 돈이 안되는 회사들은 수년 안에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코로나19로 떼돈을 벌어들인 대형 포털과 게임 회사들은 IT 경력직을 채용하면서 경쟁적인 임금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넥슨, 넷마블, 크래프톤 등 게임사들의 경쟁으로 임금을 대폭 올린데 이어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 회사들도 처우 개선을 결정했습니다.

    문제는 잘 꾸민 사업계획 하나로 대규모 투자를 받는 플랫폼 기업들이 개발자들을 쓸어가면서 과도한 인건비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대형 플랫폼 기업발 인재 모시기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은 스타트업들 마저 웃돈을 주고 개발자를 모셔가는 상황이 반복되는 등 IT 생태계 전반에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개발자들이 나가면서 기존 회사의 영업 비밀까지 빼가는 일이 벌어져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임금이 높은 곳에 우수 인재가 모이는 것은 시장의 당연한 논리지만 상황이 고착화 될 경우 산업 생태계 전반에 공급망이 붕괴될 것이란 우려도 높습니다.

    [김용진 /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 본체를 조립해 판매하는 대기업의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여기에 핵심 부품과 프로세스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중소기업들의 역량도 중요한데, 이 IT인력들이 대기업에 몰리면 생태계가 붕괴되는 거죠.]

    IT 분야 인력은 내년까지 3만 명 가량 모자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산업 대전환기를 맞은 만큼 당장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IT 인력들을 키워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한국경제TV 유오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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