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성병까지 확산…"코알라 멸종할 수도"

입력 2021-11-07 17:24  


최근 기후 변화와 환경 파괴로 멸종 위기에 처한 호주의 코알라 사이에서 치명적 성병이 확산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사이 호주 일부 지역에서 코알라에 치명적 성병인 `클라미디아(Chlamydia) `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시드니 대학 수의병리학과 교수인 마크 크로켄버그에 따르면 2008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북동부 구네다 지역에서 클라미디아에 감염된 코알라 비율은 10%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 수치는 이후 7년 새 60%로 올랐고, 현재는 85%까지 높아졌다.
클라미디아는 주로 짝짓기 중 전파하는 감염병으로, 감염된 암컷은 죽거나 불임이 되는 경우가 많아 종의 보존에 악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질병이다.
전문가들은 구네다 뿐 아니라 호주 전역이 유사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드니 대학은 퀸즐랜드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빅토리아주 본토에 서식하는 일부 코알라 대상으로 한 연구를 인용해 감염률이 100%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잦은 산불과 산림파괴로 서식지를 잃는 등 다양한 요인으로 멸종위기에 처해 있는 코알라의 위태로운 상황을 해당 질병이 더욱 악화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코알라는 이미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 목록 `취약` 단계로 등록된 멸종위기종이다. IUCN에 따르면 야생 코알라 개체 수는 10만∼50만 사이로 추정된다. 그러나 호주코알라재단은 실제 개체 수를 5만8천 마리 정도로 보고 있다.
여기에 최근 기후 변화 여파로 호주에서 잇따라 큰 산불이 발생하고 가뭄이 이어져 서식지가 줄면서 코알라 개체 수가 더욱 줄었다.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2019년 호주에서 대형 산불로만 6만 마리 이상 코알라가 죽거나 연기흡입, 트라우마 등에 따른 후유증을 입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처럼 개체 수가 줄어든 상황에서는 원활한 번식이 종의 존속에 더욱 중요한데, 클라미디아가 더 확산하면 멸종 위험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호주 정부는 지난 7월 보고서에서 "높은 기온, 가뭄, 서식지 상실 등 위협적 여건에 노출된 코알라 무리에서 클라미디아가 더 빨리 확산한다"고 밝혔다.
호주 선샤인 코스트 대학 미생물학 교수인 피터 팀스는 "서식 환경 문제로 코알라의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높아지면 대개 감염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면서 "서식지 상실과 기후 변화의 결합은 코알라에게 만성적 스트레스를 주고 면역 체계를 약화시킨다"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클라미디아 백신에 희망을 걸고 있다.
백신 개발에 매진하는 호주 과학자들은 지난달 코알라 400마리를 대상으로 한 시험을 마쳤다.
백신 개발을 주도한 팀스 교수는 "백신이 감염을 완전히 막지는 못한다"면서도 "감염률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크로켄버거 교수는 "백신이 제대로 효력을 내지 못한다면, 지역에서 코알라가 멸종되는 위험한 사태를 무릅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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