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내 패션사업 매출 5,500억 목표
'과거는 잊어라' 일상복 아우르는 '뉴 카파'
까웨로 MZ세대 잡고 3년 내 해외진출
정준호 롯데GFR 대표는 서울 삼성동 프레인 빌라에서 열린 신규 브랜드 카파·까웨 쇼케이스에서 "올해는 바닥을 찍고 내년부터 나아질 것"이라며 그간 부진했던 패션사업 강화에 시동을 걸며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롯데GFR은 롯데쇼핑 자회사 NCF와 롯데백화점 패션사업부문을 통합해 지난 2018년 출범한 회사다. 수년간 수익성 악화에 시달린 롯데GFR은 그간 시장 경쟁력이 약한 콜롬보와 소니아 리키엘 등 10여 개 브랜드 사업을 정리, 현재는 겐조·나이스클랍(패션)·샬롯틸버릿(뷰티) 등으로 대폭 줄였다.
몸집을 줄이고 체질을 개선한 데 이어 내년에는 이탈리아 라이프스타일 스포츠웨어 브랜드 `카파`와 프랑스 라이프스타일웨어 `까웨`를 정식 리론칭해 패션 명가로 발돋움한다는 구상이다.
앞서 카파 국내 라이선스를 보유한 카파코리아는 올 상반기 파산 신청을 하며 라이선스 계약 해지를 통보 받았다. 코로나19 여파와 누적 적자로 인한 실적 부진을 벗어나지 못해서다. 그 사이 롯데GFR은 2028년까지 카파의 국내 독점 사업권을 확보했다.
정 대표는 과거 카파의 이미지를 지우고 내년 `뉴 카파`로 패션계에서 존재감을 드러낸다는 목표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탈바꿈해 MZ세대를 잡는다는 구상이다. 운동복과 일상복을 아우르는 점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포스브가 한국 유망 디자이너로 선정한 지호영 실장을 메인라인 컬렉션의 디자이너로, 블랙핑크 무대 의상을 디자인한 본봄을 캡슐 컬렉션 디자이너로 영입했다.
정 대표는 "라이프스타일 의류 성장성이 좋아 최근에는 (기존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아디다스도 퍼포먼스 중심에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전환하고 있다"며 "카파도 퍼포먼스라인이 있지만, 라이프스타일이 강화된 모델을 전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공개된 카파는 완벽하게 변신한 모습이었다. 주로 축구팀에 어울리는 팀복, 심플한 디자인의 트레이닝 슈트로 익숙했던 카파는 훨씬 세련되고 요즘 소비자와 맞는 무드의 이미지로 부활했다.
내년 2월 공식 론칭 후에는 요즘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골프·테니스웨어 라인으로도 확장한단 계획이다. 이를 통해 롯데GFR은 내년 `카파`브랜드로만 300억 원, 2026년까지 2,3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단 목표다.
아울러 바람막이로 유명한 프랑스 패션 브랜드 `까웨`도 내년 2월 국내 시장에 적극 전개할 방침이다. 까웨는 아시아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유럽에서는 오래전부터 일명 `바람막이 브랜드`로 불리는 스포츠 브랜드다.
롯데는 직수입으로만 전개해왔던 `까웨`의 기존 사업방식에서 나아가, 국내 기획에 대한 라이선스를 병행한다. 반응도 좋다. 이미 지난 2019년에는 프랑스 컨템포러리 브랜드 `아미`와 협업해 이름을 알렸으며, 지난해에는 명품 브랜드 `팬디`와 협업해 국내외 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었다.
3~5년 내 해외로 진출하는 것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일본·태국·베트남·호주 등 해외 사업 운영권을 보유한 상태다. 롯데GFR은 이를 통해 내년에는 카파·까웨의 통합 매출은 4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는 2026년에는 3,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A.B.C`(에슬레저·뷰티·컨템포러리 패션) 전략 아래 성장 가능성이 불투명한 브랜드를 정리하는 대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롯데GFR. 신세계인터내셔날이나 한섬 등과 함께 빅3 유통공룡을 지지하는 대표 패션기업이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우선, 롯데GFR은 내년 1,700억 원의 매출을 목표로 2025년 5,500억 원을 달성한단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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