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떠나도 된다"...시장은 왜 환호했을까 [글로벌마켓 A/S]

신인규 기자

입력 2021-11-17 07:40   수정 2021-11-17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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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미국 동부시간 16일 오후 5시입니다. 월가 이슈들 살펴보죠. 첫 번째 주목할 만한 것은 미국의 소매 판매와 산업생산 호조입니다. 10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7% 상승으로 집계가 됐습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주유소 판매가 3.9% 증가했고, 가전 제품 판매가 3.8% 늘어난 것을 비롯해 의류와 헬스케어를 제외한 대부분의 분야에서 판매가 증가했습니다. 상승률 자체도 미국 정부가 가계에 긴급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던 지난 3월 이후 가장 높습니다. 소비의 나라인 미국이 소비가 잘 되고 있다, 산업생산도 기대 이상이다, 이런 지표들이 나오는 것은 증시라든지, 경제 성장 예측에도 좋은 소식으로 볼 수가 있겠는데요. 다만 유가 상승이나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소매 판매가 늘어난 측면이 있는 것은 살펴볼 부분입니다.

두 번째로 살펴볼 만한 부분은 오늘 급등한 퀄컴을 통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퀄컴이 오늘 장에서 8% 가까이 올랐습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가 장중에 발표한 다변화 전략이 투자자들에게 먹힌 건데요. 요약하면 세상이 사람들의 생각보다 빨리 바뀌고 있고, 퀄컴이 나아갈 수 있는 시장도 그만큼 상당히 넓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퀄컴은 전통적으로 스마트폰용 모뎀 칩이나 모바일 프로세서를 주력으로 판매하는 기업으로 인식되어왔는데요, 대형 고객사 가운데 한 곳인 애플이 자체 모뎀칩을 생산하겠다고 밝히면서 퀄컴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있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CEO가 직접 나서서 시장 다변화를 통해 애플 아니더라도 충분히 성장이 가능하다는 청사진을 보여준 것이고 이게 시장에 먹힌 거죠. BMW와의 자율주행 칩 계약도 오늘 공개가 됐고요.

오늘 퀄컴이 내놓은 세부적인 숫자들을 보면 2024년까지 애플 아이폰의 퀄컴 모뎀칩 사용 비중은 10% 이하로 낮아지겠지만 다른 분야에서 가져올 이익이 손실을 웃돕니다. 모뎀칩에 대응하는 RF프론트엔드 칩 판매는 퀄컴이 지속할 것으로도 봤고요. 올해 10억 달러 미만이었던 차량용 반도체 부문의 매출은 5년 내 35억 달러, 10년 내 85억 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퀄컴 뿐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상당한 호실적을 내놓고 있는 클라우드 분야라든지, 최근 페이스북이 이름을 바꾸면서까지 뛰어들겠다는 메타버스(현재는 오큘러스 퀘스트2에 스냅드래곤 칩을 탑재한 수준이지만 오늘 발표에서 메타버스에 대한 언급을 수 차례 했습니다), 또 이런 것들의 기반이 될 고성능 통신 데이터 처리 기술이나 반도체 관련해서는 생각보다도 큰 기회가 열려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여기에 더해서 커넥티드 카라든지, 메타버스라든지, 지능형 클라우드나 에지 컴퓨팅과 같은 생소하면서도 새로운 시장이 얼마나 넓어질까에 대한 큰 그림도 나왔습니다. 오늘 현장에 가서 직접 퀄컴 CEO에게 질문을 하기도 했었는데, 파운드리 관련해 방미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는지 여부에 대한 답변을 빼놓고는 상당히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설명을 했습니다. 현재 퀄컴의 최근 매출 추세를 보면 연매출 350억 달러 정도로 예상이 되는데 이 회사는 현재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 시장을 1,000억달러 정도로 보고 있거든요. 그런데 10년 뒤에는 이 시장이 지금보다 7배 커진 7천억 달러 규모가 될 것이라는 게 아몬 퀄컴 CEO의 관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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