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만원 작품, 1만원에 사세요"…의외로 쏠쏠한 '아트테크' [부터뷰]

김종학 기자

입력 2021-11-19 17:31   수정 2021-11-1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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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만원부터 미술품 투자
    갤러리, 백화점까지 진출
    KIAF, 올해 650억 매출
    BTS·현우진..MZ세대가 '큰손'


    국내 미술품 경매 최고액을 쓴 이우환 화백,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 화백, `물방울`로 유명한 고 김창열 화백 등 수십 억 원을 호가하는 유명 작가의 작품들을 소유하려면 얼마의 자금이 필요할까요? 36억5천만 원에 쿠사마 야요이 그림을 구매한 수학 `1타강사` 현우진씨 처럼 고소득자가 아니어도 10만원에서 100만원 정도로 거장의 작품을 소유하는 `조각투자`가 화제입니다.

    바로 명품, 스니커즈 리셀(Resel)에 익숙한 MZ세대를 중심으로 미술관이 아니라 온라인 플랫폼에 접속해 작가들의 미술 작품들을 감상하고, 여러 사람과 공동으로 투자하는 `아트테크`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겁니다. 플랫폼에 따라 1만원 혹은 10만원 가량의 소액으로도 미술 작품을 소유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고, 동시에 문화적인 경험까지 얻을 수 있는 장점 덕분에 시장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미술품 투자 플랫폼인 아트투게더에 따르면 최근 3년간 101점의 작품의 조각투자에 누적 54만여명, 평균 약 970만원씩 참여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올해 열린 한국국제아트페어는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에도 관람객 8만여명, 매출 650억원의 기록적인 숫자를 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미술 시장은 관심도에 비해 부자들의 전유물로 불리며 투자를 고려하는 2030세대에게 진입 장벽이 다소 높은 편이었습니다. 아트테크를 내세운 플랫폼들은 이처럼 그림에 대한 취향은 어떠한지 잘 몰랐거나, 작품이나 작가에 대한 이해도에 있던 수요를 흡수하며 시장을 늘리고 있는 겁니다. `부터뷰`에서 미술품 거래를 연구해온 한혜미 갤러리K 아트딜러를 만나 요즘 MZ세대의 트렌드가 된 아트테크를 제대로 시작하기 위한 노하우를 물었습니다.



    ● 미술품은 세금없는 거래?…수수료 꼭 따져보세요

    샤이니 : 저희 2030들 중에 들어본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아트딜러`는 다소 생소한 직업이에요. 어떤 직업인가요?

    한혜미 : 미술품을 판매하는 중개인이라고 보시면 돼요. 큐레이터, 갤러리스트도 불리는 분드로 판매할 때는 아트딜러가 돼요. 저 같은 경우 전시 기획이나 연구는 하지 않고 작품 판매와 중개를 전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샤이니 : 미술 작품을 통한 재테크잖아요. `아트+재테크` 합쳐진 아트테크. 작품을 샀을 때 작가의 작품 기다려 경매에 팔아?

    한혜미 : 주로 리세일 생각하시는데 요즘은 너무 고액이다보니 여러 명의 투자자들이 모여 공동으로 구매하거나 갤러리에 위탁맡기는 거죠. 거기서 렌탈료등 수익을 받는 다양한 아트테크 방식이 발달하고 있어요.

    샤이니 : 실제 찐 부자들은 그림을 사서 모은다고 하잖아요. 흔히 생각하는 이유는 `세금이 없다`는 걸텐데 정말인가요?

    한혜미 : 그 표현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해요. 6천만원 미만의 작품을 거래하거나, 6천마원 이상 작품은 생존 작가의 작품인 경우에 비과세인 거죠. 다만 제가 틀리기도 하다고 말씀드리는 것은 과세 제외가 아니라 그만큼 거래에 수수료가 붙기 때문이에요. 일대일로 중개인 없이 거래하면 수수료가 없을 수도 있지만, 경매회사나 딜러에게 위탁하는 경우에는 수수료가 20~30%, 많게는 50%까지 붙기도 해요. 따라서 수수료를 생각 안하고서 무조건 비과세다, 0원이라고 할 수 없어요. 또 갤러리는 50%의 수수료를 별도로 받는 게 아니라 작품가에 수수료 포함해서 받는 거라서 내가 어느 정도 차익을 얻을지 계산 가능하고, 경매회사는 수수료가 별도라서 작품이 팔려도 수수료를 별도로 준비해야 해요.



    ● 최소 10만원으로 투자…거래 차익, 렌탈 수익 공유

    샤이니 : 우리나라 아트테크 거래 시장 규모 얼마나 되나요?

    한혜미 : 국내 시장은 아직 굉장히 작아요. 4천억원 수준. 조사에 따르면 작년 세계 미술시장 500억달러, 59조원 규모. 다른 시장에 비해서 절대 뒤쳐지는 것은 아냐. 아직 성장 가능성 높은 시장, 내년 발표될 올해 시장 규모에 대해 기대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샤이니 : 요즘은 BTS의 RM처럼 MZ세대들도 미술품 활용한 재테크, 투자에 관심이 점점 높아진다고 하더라고요. 현장 체감되나요?

    한혜미 : 갤러리 전시회나 아트페어에 가도 많은 2030세대분들이 보여요. 문의가 오는 것도 예전엔 50~60대였다면, 요즘은 2030대 분들이 그림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도 온라인으로 찾아 보고 문의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림을 사려는데 이게 맞는지 확신이 필요해서 전화하는 경우도 있어요.

    샤이니 : 월 10만원 그림 투자 재테크. 10만 달러도 아니고.. 10만원짜리 작품은 요만한 크기인가요?

    한혜미 : 방법에 따라 다른데 큰 작품을 어느 정도 분할해서 소액으로 10만원만 갖거나 렌탈료를 받거나 유명작가의 작품도 착한 금액에 살 수 있는 시장 많아요.
    아무래도 재료가 조금 더 저렴하거나, 크기가 작을 수도 있고, 100만원 이하로 쉽게 살 수 있는 유명 작가 작품도 있어요.

    샤이니 : 앤디워홀처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의 작푸도 저희 원하면 100만원선에서 소유할 수 있어요?

    한혜미 : 공동구매로 10만원은 최저 수준이고, 보통 100만원에서 천만원 사이로 문의가 많이 오기는 해요. 그런데 만일 직접 구매하시려면 금액을 최소한으로 작게 잡으시는 편이 좋아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본인의 예산에서 최소 금액으로 첫 구매를 해보시라고 말씀드려요. 한 번도 안 산분들보다 산 분들이 많아서 한 번이라도 산 분들은 시야가 달라지기 때문에 해보고 높은 안목으로 해보라고 말씀 드려요. 아트테크를 그림을 산다기보다 취향과 안목을 사는 재테크라고 많이 말씀드려요.

    샤이니 : 제 취향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투자하겠다 결심한다 해도 또 걱정되는 게 있어요. 워낙 소액이라 내 집에 걸지도 못하고 어디에 맡겨서 운영해주는 렌탈일텐데.. 그러면 원본은 어디서 소장관리해주나요?

    한혜미 : 방법에 따라 다른데 공동구매는 해당 플랫폼에서 관리하고 보관하다 판매까지 해줘요. 공동구매인 경우 집에 작품을 거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에서 준 증서를 거는 분들이 계세요. 그리고 위탁이나 렌탈인 경우엔 말 그대로 위탁했기에 갤러리에서 그 작품을 다른 기업이나 가정에 보내고 렌탈료를 고객에게 전달해주는 거예요.


    ● #공동구매 #분할소유권…안전한 플랫폼부터 찾으세요

    샤이니 : 그럼 미술 작품을 사겠다고 하면, 사람들이 꼭 전시회를 가야만 하나요?

    한혜미 : 전시회나 아트페어에서 산다는 분들도 계시고 제 소셜미디어를 보고 연락하는 분들도. 공동구매나 렌탈은 플랫폼 보고 결정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온라인 플랫폼은 공동구매라고 하면 `공동구매, 조각거래, 분할 소유권`을 검색해 나오는 플랫폼을 이용하시면 돼요.

    정말 다양한 플랫폼이 있는데, 이용하기에 안전한 곳은 최근까지 거래내역이 있는지, 모집한 작품을 판매한 이력이 있는지 판매한 작품대비 실제로 수익이 몇 퍼센트인지 확인 가능한 곳들이어야 해요. 갤러리는 금융투자업체가 아니라서 투자를 하더라도 도산하면 원금을 회수하기가 어려워요. 따라서 객관적으로 판단할 정보들이 있고, 운영이 안정적인 곳을 골라야만 해요.

    샤이니 : 완전히 내 소유가 아니기에 발생하는 문제도 있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천 만원을 투자했다가 갑자기 한 달 뒤에 돈이 필요해서 회수하고 싶다면 어렵지 않을까요? 방법이 있나요?

    한혜미 : 투자한 자금을 바로 돌려받기 어려울 수 있어요. 플랫폼 운영하는 업체마다 환불 규정이 있어. 환불 수수료를 떼고 받는 경우도 있고, 아예 조각거래소라고 따로 운영하는 플랫폼도 있어요. 회원간에 현금화할 수 있도록 거래창구를 제공하고 있기도 해요.



    샤이니 : 그림을 오래 갖고 있으면 수익률이 10배 이상 날 것 같은데? 수익률 그 정도 기대해도 될까요?

    한혜미 : 경우에 따라 10배, 100배 나는 작품도 있겠지만.. 반대로 내가 너무 경매에서 높게 제시했다가 건지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요. 혹은 경매가 아니라 갤러리에서 소장하고 있는데 작가가 중도에 작품활동을 그만두거나 안 좋은 사건에 휘말려서 작품가가 의미가 없어지는 경우도 있어요. 작가와 관련한 논란으로 작품 가격이 올라가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아무래도 작품을 사는 거는 작가의 비전을 함께 사는 것이기 때문에 작품에서 비전을 볼 숭 없다면 찾는 사람 없을 것이고, 작품 가격이 그대로여도 팔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어요.

    샤이니 : 아무래도 많은 연구를 하고, 미술 공부하고 작가에 대해 공부를 해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겠네요.

    한혜미 : 대부분의 작품은 작가가 열심히 활동할 수록 가격이 천천히 올라가는 경향이 있어요. 보통 공동구매를 할 때 유심히 보는 것이 리포트예요. 해당 작가가 어느정도 작품으로 수익을 내왔는지 나와요. 동일 작가라 해도 작품마다 달라서 인기있는 시리즈인지 전체 작품의 수익률인지를 비교해보아야 해요. 하나 더 팁을 드리면 케이아트 프라이스에서 우리나라에서 이뤄지는 경매를 모두 정리해두었어요. 거기에 작가명만 검색해보면 한 번 경매에 나온 작가의 작품, 금액, 정보를 다 파악할 수 있어요.

    샤이니 : 작품을 매수 후 판매까지 기간이 얼마나 걸릴까요?

    한혜미 : 보통 10년 정도를 많이 얘기하는데...

    샤이니 : 10년이요?

    한혜미 : 솔직히 안전하게 거래를 이어가기 위한 목적이라고 보시면 돼요. 대략 10년 정도면 한 사람의 작가가 작품 활동으로 성장하고 세계관을 펼치기까지 기간으로 충분한 기간으로 봐요. 미술품 거래하는 분들 가운데 당장 수익을 내고 싶은 경우 그 자리에서 바로 거래하는 경우도 있어요. 하지만 지금 말씀드리는 공동 구매의 경우에 2년 이내 판매하겠다는 사전 약속하고 진행하거나 렌탈을 하는 경우엔 곧 바로 렌탈료를 지급하는 조건을 붙이기 때문에 이러한 조건들을 꼭 확인하고 진행해요. 만약 소액으로 단기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면 이러한 투자 방법을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 다음주 2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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