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드·리비안에 밀린 포드…"2년내 부활하겠다" [뉴욕증시 A to Z]

조연 기자

입력 2021-11-22 17:53   수정 2021-11-22 17:53

    <앵커>
    뉴욕증시 A to Z, 조연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조 기자, 매주 한 종목씩 소개를 하는데, 특이하게도 조 기자가 들고 나온 기업 중에 크게 오르는 기업들이 많았습니다. 엔비디아도 그렇고 리비안도 그렇고 말이죠.
    오늘도 굉장히 궁금해지는데, 어딘가요?
    <기자>
    최근 미국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큰 키워드를 꼽으라면 바로 전기차입니다.
    저희가 앞서 이야기 나눴던 리비안과 루시드가 전통 자동차업체들의 시총을 뛰어넘기도 했는데요.
    오늘 저희가 이야기 나눌 기업은 반격에 나서는 기업입니다. 티커는 `F`, 바로 포드입니다.
    <앵커>
    전기 픽업트럭 회사 리비안을 이야기할 때 `포드가 투자하는 회사`라고 했던 것 같은데, 포드와 리비안의 전기차 공동 개발 계획이 철회했어요. 어떻게 된 겁니까?
    <기자>
    리비안의 전략적 투자자로 아마존과 함께 포드가 있다고 설명드렸었죠. 12%의 리비안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또 포드와 리비안이 `픽업트럭`이란 접점이 있는 만큼 두 회사의 협력이 기대됐었는데요. 지난 20일 양사에서 공동 개발 백지화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포드 대변인은 "포드와 리비안은 그 어떠한 형태의 합작 자동차 개발이나 플랫폼 공유 등을 추구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리비안도 "각자의 프로젝트에 집중하기로 상호 합의했다"고 발표했죠.
    사실 리비안 IPO 이전만 해도 포드는 리비안과의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었습니다. 특히 링컨의 EV버전을 리비안과 공동개발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는데, 이게 코로나 팬데믹으로 무산됐죠. 그래도 지난 10월까지 "여전히 협력 방향을 찾고 있다(We`re still exploring ways for potential collaboration)"는 입장을 유지해 온 바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번에 리비안이 IPO를 한 게 뭔가 변심의 이유가 된건가요?
    <기자>
    결정적으로 이번 IPO를 앞두고 리비안의 이사회에서 포드 경영진이 물러나면서 두 회사간의 균열이 감지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리비안의 주가가 상장 첫날 29% 넘게 오르면서 가볍게 포드의 시총을 제쳐버렸죠. 스타트업과 대기업 투자사의 위치가 주식시장에서는 시총이 역전되고,
    무엇보다 픽업트럭 만큼은 포드가 점령하고 있는 시장인데, 첫 전기차 픽업트럭 타이틀을 리비안에 내주면서 위기의식이 작동하지 않았겠냐 이런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포드로서는 전기차로의 전환에 앞으로의 생존을 걸어야 할 만큼 중요한 시기에 다다른 셈입니다. 실제 포드의 최고경영자, 짐 팔리는 "우리는 전기차 시장에서 승리할 것이란 자신감이 있다"며 "과거 리비안에 투자할 때와 달리 이제는 서로가 해야할 일이 확실해졌고, 이 시점에서 우리는 자사 차량을 개발해야 한다"고 이번 결별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기존 엔진 자동차와 달리 전기차의 경우 파트너십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덜하다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한편, 공동개발 계획 철회와 별개로 포드는 리비안 지분을 매도하지 않고, 투자자로서의 지위는 계속 유지할 전망입니다.
    <앵커>
    포드로서는 리비안을 이렇게까지 크게는 생각하지 않았던 모양인데, 막강한 경쟁사가 되어버리니까 결별을 선언한 걸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포드 만의 전기차 개발, 어떤 전략을 갖고 있는지 궁금해지는데요?
    <기자>
    포드는 당장 2023년 테슬라에 이은 전기차 2위 제조사가 되겠다는 목표입니다.
    짐 팔리 포드 CEO는 2023년까지 전기차 연간 생산량 목표치를 기존 30만대에서 60만대로 2배 높이겠다고 18일 밝혔는데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114억달러 상당의 투자 계획도 앞서 밝힌 바 있습니다. 팔리 CEO는 "궁극적으로 우리는 포드가 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차 제조사가 되겠다는 목표"라며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길을 찾겠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여기서 팔리 CEO가 포드의 전략으로 내세운 것은 바로 감성입니다. 흔히 레트로라고 하죠. 포드의 강점은 바로 100년의 역사 속 상징적인 브랜드들을 만들어냈고, 이에 대한 미국인들의 향수도 대단하다는 점입니다. 앞서 저희가 이야기 나눴던 픽업트럭 F-150을 비롯해서 머스탱, 링컨 등 미국하면 생각나는 차량들을 전기차로 순차적으로 전환해 선보이겠다는 것이죠. 실제로 `머스탱 마하E`가 가장 먼저 출시됐고,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F-150 라이트닝은 선주문이 20만대를 넘어섰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포드가 갖는 호재는 바로 미국 바이든 정부의 서포트입니다. 지금 보시는 영상은 지난 5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포드 미시간 공장을 방문해 F150 라이트닝을 시승하는 모습인데요. 바이든은 미국산 전기차, 배터리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죠. 또 1조2천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법안을 관철시키기도 했구요. 전기차 시장에 미국 기업, 특히 전통 완성차 기업들이 부활하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밝혀왔죠.
    예를 하나 들어보면 미국의 경찰차, 어떤 브랜드 일까요? 바로 포드의 크라운 빅토리아 차량입니다. 아마 영화에서 심심찮게 보셨을텐데요. 이처럼 미국의 공공기관 또는 공무수행 차량들이 전기차로 전환되는 세대교체가 시작된다면, 포드를 비롯한 미국 자동차 기업들에게는 호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전기차는 내연차보다 제로백이 대체로 빠르니까 경찰차로 쓰면 범죄자 소탕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겠습니다.
    최근에 포드 관련 소식 중에 차량용 반도체를 직접 개발한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이건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자체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전기차 생산 목표를 밝힌 이날 포드는 "반도체 생산에 직접 뛰어들겠다"고도 밝혔죠. 제작은 전략적 제휴를 맺은 글로벌파운드리가 맡게 됩니다. 포드는 이번 제휴를 통해 현재 차량 라인업과 앞으로 내놓을 차종의 자율주행, 배터리관리 등 필수 칩 개발 연구를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기술 독립과 함께 미리 공급망을 확보해서 이번 반도체 쇼티지 사태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이 취지입니다. 특히 자율주행차 개발이 고도화되면서 반도체 중요성이 더욱 커져가고 이 같은 공급난이 또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입니다.
    이번 제휴와 관련해 포드가 정확히 어느정도의 공급량을 확보할지, 또 새로운 공장 증설에 나설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한편, 같은 날 GM도 퀄컴, TSMC 등과 협력해 자체 칩 개발에 나서겠다고 밝히기도 했죠. 또 이에 앞서 폭스바겐과 BMW도 자체 자율주행칩 설계 계획을 밝힌 바 있죠. 이번 반도체 쇼티지 사태에서 자체적인 공급망을 구축해 홀로 타격을 피했던 테슬라의 모델을 전통차 기업들이 뒤늦게 따라가는 모습입니다. 업계에서는 새로운 반도체가 현재 여러 개별칩에서 처리되는 기능을 통합하는 고도화 작업을 거쳐 기술집약적, 고부가가치로 개발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좀 더 과감한 시도들이 조금씩 나타나는 느낌입니다. 포드 CEO 짐 팔리라는 사람은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짐 팔리는 지난해 10월에 CEO로 취임했죠. 당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2020년 포드의 주가는 4달러에서 10달러 아래를 밑돌고 있었습니다. 이전 CEO인 짐 해킷이 2017년부터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해 갑작스럽게 은퇴하게 됐었죠. 짐 팔리가 CEO로 취임한 이후 포드의 주가는 3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취임과 동시에 전기차, 자율주행차 중심으로 회사 재편을 강조하고, 머스탱 마하E와 F150 EV 전기차 출시에 속도를 높인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입니다.

    <앵커>
    포드의 생존전략을 시장은 어떻게 보고 있는가?
    <기자>
    야심찬 포드의 목표보다는 좀 더 현실적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포드가 2023년까지 전기차 업계 2위를 차지하겠다고 했지만, 사실 60만대로는 2위를 차지하기 어렵고 그 60만대 목표도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 투자자산운용사 번스타인 전망에 따르면 2023년 테슬라가 연간 130만대, 폭스바겐이 120만대, 그리고 "포드가 생산할 수 있는 전기차는 연간 45만대일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공장의 생산 가능성과 현재 투자 진행에 따른 예측이라 설명했습니다. 번스타인 전망에 기반하면 연간 생산량 기준으로 테슬라의 유일한 대항마는 폭스바겐으로 보여지죠.
    더 냉정하게 이야기한 전문가도 있는데요. 바로 캐시우드입니다. 캐시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CEO는 "포드와 GM에게 (전기차의) 용감한 신세계 DNA가 없다"며 투자 시점이 이미 늦었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좀 강력하게 "앞으로 5~10년내 이 회사들의 경영은 순탄치 않을 것"이라며 "합병하거나 파산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네요.
    하지만 포드 주가는 두드러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그 중심에는 미국 개미들, 개인투자자들이 있는데요. 미국 밴다리서치에 따르면 11월 들어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권에 리비안, 루시드와 함께 포드가 자리했습니다. 포드의 주가를 보면 1년 전, 2020년 초반에만 해도 4달러에 불과했거든요. 특히 11월 들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월가의 목표가는 현재 주가와 큰 차이없는 최고 20달러선입니다. 다만 올해 들어 투자의견이 중립에서 시장수익률 상회, 또는 매수 추천으로 바뀌어왔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앵커>
    전통의 강자가 부활할 수 있을지 주목해보죠. 뉴욕증시 A to Z, 조연 기자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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