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경쟁사 CEO 대거 영입

박승완 기자

입력 2021-11-25 14:58   수정 2021-11-2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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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총괄 대표 체제 변화로 '실행력' 강화
김상현 유통군 총괄대표, 홈플러스 부회장 출신
안세진 호텔군 대표는 놀부 대표이사 지내
승진·신임 임원 수 지난해의 2배
롯데그룹은 롯데지주 포함 38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2022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고 25일 밝혔다. 이어 파격적이고 전방위적인 인재 영입과 성과주의 원칙에 입각한 승진 인사안을 발표했다. 또한 조직개편도 단행함으로써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그룹 경영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왼쪽)안세진 롯데 호텔군 총괄대표 사장(오른쪽)
●6개 산업군으로 계열사 유형화 `HQ체제` 도입

롯데그룹은 이번 이사회를 통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결정했다. 기존 비즈니스 유닛(BU·Business Unit) 체제를 대신해 헤드쿼터(HQ·HeadQuarter) 체제를 도입하는 내용이 골자다. 앞서 롯데는 지난 2017년 3월 BU 체제를 첫 도입했다. 유통, 화학, 식품, 호텔·서비스 등 4개 BU를 조직해 각 BU장이 해당 사업군의 경영을 총괄하도록 했다. 각 BU는 계열사들의 현안 및 실적 관리, 공동 전략 수립 등 시너지를 높이는 업무에 주력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더욱 빠른 변화 관리와 실행, 미래 관점에서의 혁신 가속화를 위함이다.

롯데는 전체 사업을 식품·쇼핑·호텔·화학·건설·렌탈 등 6개 유형으로 분류했다. 이중 주요 사업군인 식품, 쇼핑, 호텔, 화학 사업군은 HQ 조직을 갖추고, 1인 총괄 대표가 이끌 계획이다. IT, 데이터, 물류 등 그룹의 미래성장을 뒷받침할 회사들은 별도로 육성할 방침이다.

HQ는 기존 BU 대비 실행력 강화에 방점이 찍혔다. 사업군 및 계열사의 중장기 사업 전략을 세우고, 재무와 인사 기능도 보강해 사업군의 통합시너지를 도모한다. 장기적으로 구매, IT, 법무 등의 HQ 통합 운영도 적극적으로 고려 중이다.

롯데지주는 지주사 본연의 업무에 더욱 집중한다. 그룹 전체의 전략 수립 및 포트폴리오 고도화, 미래 신사업 추진, 핵심인재 양성에 주력한다. 지주사와 HQ·계열사 간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위해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 산하 사업지원팀도 신설됐다.

롯데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더욱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짐으로써 조직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계열사 책임경영 및 컴플라이언스가 강화됨에 따라 그룹의 ESG 경쟁력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신동빈 롯데 회장
● 각 분야 전문가 전방위 영입

롯데는 이번 인사에서 각 분야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재를 적극 수혈했다. 김상현 전 DFI 리테일 그룹 대표이사와 안세진 전 놀부 대표이사를 유통과 호텔 사업군의 총괄대표로 각각 선임한 게 대표적이다.

앞서 신동빈 회장은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초핵심 인재 확보를 주문했다. 또한 어떤 인재든 포용할 수 있는 개방성과 변화 가능성을 갖춘 조직을 강조했다.

신임 유통군 총괄대표로 선임된 김상현 부회장은 글로벌 유통 전문가로 꼽힌다. 1986년 미국 P&G로 입사해 한국 P&G 대표, 동남아시아 총괄사장, 미국P&G 신규사업 부사장을 거쳤다. 이후 홈플러스 부회장을 지냈으며 2018년부터 DFI 리테일그룹의 동남아시아 유통 총괄대표, H&B 총괄대표를 역임했다. DFI는 홍콩, 싱가포르, 중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에 대형마트, 슈퍼마켓, H&B 스토어, 편의점 등 1만여 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홍콩 소매유통 회사다. 김 총괄대표는 국내외에서 쌓은 전문성과 이커머스 경험을 바탕으로 롯데의 유통사업에 혁신과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신임 호텔군 총괄대표로 선임된 안세진 사장은 신사업 전문가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커니 출신으로, 2005년부터 2017년까지 LG그룹과 LS그룹에서 신사업 및 사업전략을 담당했다. 2018년부터는 모건스탠리PE에서 놀부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안세진 총괄대표는 신사업 및 경영전략, 마케팅 등 경영 전반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호텔 사업군의 브랜드 강화와 기업가치 개선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는 철저한 성과주의 기조에 따라 승진 임원과 신임 임원수를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으로 늘렸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고 뛰어난 실적을 내고 있는 화학BU장 김교현 사장과, 그룹의 새로운 변화와 혁신의 기반을 다지고 있는 롯데지주 이동우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화학군 총괄대표를 맡은 김 부회장은 그룹 내 최고 석유화학 전문가로서,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실적을 회복한 성과를 인정받아 부회장에 올랐다. 1984년 호남석유화학으로 입사해 신규사업본부장을 지낸 바 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LC 타이탄 대표이사로 글로벌 화학 사업을 이끌었으며, 2017년부터 2018년까지 롯데케미칼 대표를 맡았다. 2019년부터 롯데그룹 화학BU장을 역임했으며, 지난해부터는 롯데케미칼의 통합대표이사도 겸직하고 있다.

롯데지주 대표이사 이동우 부회장은 그룹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변화와 혁신을 주도한 것을 인정받아 승진했다. 이동우 부회장은 1986년 롯데백화점으로 입사해 경영지원부문장, 잠실 점장을 거쳤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롯데월드 대표이사를,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롯데 하이마트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2020년부터는 롯데지주 공동대표이사로서 그룹의 비즈니스 전략과 재무 등을 맡고 있다. 이동우 부회장은 그룹의 미래역량 강화를 위해 바이오, 헬스케어 등의 신사업을 추진해오고 있으며, ESG 경영 및 브랜드 가치 증진에도 기여했다.

식품군 총괄대표는 식품BU장 이영구 사장이 내정됐는데, 롯데제과 대표이사도 겸직한다. 롯데쇼핑의 신임 백화점 사업부 대표로는 신세계 출신의 정준호 롯데GFR 대표가, 롯데컬처웍스 대표로는 최병환 CGV 전 대표를 부사장 직급으로 영입했다. 롯데멤버스에는 신한DS 디지털본부장 출신 정봉화 상무를 DT전략부문장으로 임명하는 등 외부 인재 3명을 동시 영입해 그룹의 DT 혁신을 가속화한다.

롯데는 여성 및 외국인 임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함으로써 조직의 다양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번 인사에서는 우순형 롯데백화점 상무를 비롯 6명의 신규 여성임원이 배출됐다. 마크 피터스(Mark Peters) LC USA 총괄공장장도 신규임원으로 선임됐다.
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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