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더마코스메틱 시장 몸집 불리는데…기준은 '애매'

김수진 기자

입력 2021-12-03 17:05   수정 2021-12-03 17:05

    <앵커>
    더마코스메틱. 한 외국 화장품 회사에서 처음 도입한 개념인데요.
    미용 뿐 아니라 건강까지 생각하는 화장품이란 뜻으로 피부과학(Dermatology)과 화장품(Cosmetics)의 합성어입니다.
    화장품 기업만 더마코스메틱 시장을 차지할 것 같지만, 이제는 국내 제약사들도 꽤 많이 진출해 있습니다.
    브랜드 신뢰도를 바탕으로 피부 건강에 좋은 영향을 줄 것 같지만, 개념이 다소 모호해 시장에 혼란도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성장기업부 김수진 기자와 함께 합니다.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최근 더마코스메틱 시장에서 국내 제약사 화장품 브랜드를 꽤 쉽게 찾아볼 수 있다죠?

    <기자>
    그렇습니다.

    누가 봐도 약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제약사에서 만든 티가 나는 화장품도 있고, 아무 생각없이 좋다고 해서 써 봤는데 제조사를 보니 제약사인 화장품도 있습니다.

    지금 제가 들고 있는 이 화장품, 어디서 많이 보신 것 같지 않나요.

    누구나 알고 있는 가정용 상비 연고와 똑같이 생기지 않았습니까? 지난 10월 국내 제약사에서 출시한 화장품입니다.

    이렇게 소비자에게 친숙하고, 신뢰도 높은 이미지에 힘입어 더마코스메틱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겁니다.

    자사 의약품 이름이나 성분과 관련된 단어를 화장품 이름에 붙이는 경우가 많고요. 이 경우 특정 약에 들어가는 성분과 유래가 동일한 원료를 쓴다는 차별점이 있습니다.

    <앵커>
    더마코스메틱 시장을 제약사들이 새로운 먹거리로 생각한다는건데, 전체 시장 규모가 어느 정도 되기에 그렇습니까?

    <기자>
    국내만 보면 2017년 더마코스메틱 시장은 5,000억원에서 2020년 8,700억 규모로 성장해 올해는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글로벌 시장을 보면 2020년 약 554억달러(약 65조6,157억 원)로 추정되며 오는 2025년에는 700억달러(약 82조9,430억 원)로 커질 전망입니다.

    국내 제약사 화장품 현황에 대해서 김예원 기자 리포트 보고 가시죠.

    <기자>
    유명 온천수 성분을 담은 프랑스의 `라로슈포제`, 독일의 `유세린`.


    2010년대 초반 국내 뷰티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온 유럽의 `더마코스메틱` 브랜드들입니다.

    더마코스메틱은 `착한 성분의 고성능 화장품`이란 인식이 자리잡으면서, `클린 뷰티`를 추구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가파르게 성장했습니다.
    이 같은 트렌드에 맞춰 시장에 진출한 국내 뷰티 업체들도 급증했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피부 고민을 호소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더마코스메틱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강소정 / 서울 서대문구: 요새 코로나 때문에 계속 마스크를 쓰다 보니까 트러블 고민이 계속 심해지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좀 더 효과가 좋은 화장품을 찾다보니 더마코스메틱이라는 것을 알게 돼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국내 제약사도 화장품 업계가 주도하는 더마코스메틱 시장에 진출하면서 판 키우기에 나섰습니다.

    올해만 7곳 이상의 제약사가 신규 더마 브랜드를 론칭하며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비교적 일찍 시장에 뛰어든 동국제약의 더마 브랜드 크림은 누적 판매 2,800만개를 돌파하며 효자 제품에 등극했습니다.

    [박송희 / 동국제약 화장품사업부문 브랜드 매니저: 저희가 원료 수집부터 가공해서 들어와서 주요 액기스 성분을 만든 것까지 관리를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실적도 크게 성장했고 온·오프라인몰, 홈쇼핑 등으로 유통망을 확대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치열해진 더마코스메틱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제약사만의 독보적인 기술을 앞세우는 전략이 필수란 지적입니다.

    [김주덕 /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 아직은 초기 단계라 (피부) 과학적 데이터라든지 이런 것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차후에 어느정도 기반이 축적되어진다면 나중에는 꽤 차별성있는 제품이 되지 않을까…]

    화장품 사업이 업계의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른 만큼, 제약사들은 더마코스메틱에 대한 투자를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입니다.

    한국경제TV 김예원입니다.

    <앵커>
    앞서 나갔던 리포트 내용을 보면 지난해 제약사 화장품 매출이 적지 않은 편인데, 올해 실적은 어떻습니까?

    <기자>
    국내 제약사 화장품 브랜드 중 규모가 가장 큰 동국제약의 `센텔리안24` 브랜드는 2020년 1,054억 매출을 올리면서 히트를 쳤습니다.

    정확한 올해 매출액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한국경제TV 취재에 따르면 작년보다 더 큰 금액이라고 합니다.

    물론, 모든 제약사 화장품 브랜드가 매출이 상승 추세인 건 아닙니다. 따로 화장품 브랜드의 실적 공개를 아예 하지 않는 곳도 많습니다.

    화장품은 워낙 대체제가 많아, 더마코스메틱이라 해도 차별화에 성공하지 않으면 자리를 잡는 게 쉽지 않습니다.

    다만 동국제약, 동화약품, 지놈앤컴퍼니 등 일부 제약사는 해외 진출을 확대하거나,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관련해 매출 상승을 기대하는 입장입니다.

    <앵커>
    제약사에서 나온 제품이라고 하면 웬만하면 다 효과가 크겠구나, 다른 제품과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 수 있거든요?
    그런데 이 부분이 경계해야 할 점이라고 들었습니다.

    <기자>
    네. 제품 자체가 좋다 나쁘다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 국내에서의 더마코스메틱 개념은 다소 모호합니다.

    유럽에서는 더마코스메틱 또는 비슷한 개념으로 코스메슈티컬(cosmetics+pharmaceutical)이라고 하면 화장품으로 분류하지만, 의약품처럼 임상연구를 진행하는 등 개발, 생산 규제가 있습니다.

    한국은 더마코스메틱 또는 코스메슈티컬이란 단어를 쓸 수 있는 화장품에 대한 별도의 기준이 없습니다.

    더마코스메틱이라고 주장했는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정하는 범위에서는 아무런 기능이 없는 화장품일수도 있는거죠.

    대신, 화장품을 `일반 화장품(화장품 전체에서 기능성 화장품을 제외한 모든 화장품)`과 `기능성 화장품`으로 나누고 `기능성 화장품`에 대한 관리를 합니다.

    기능성 화장품은 식약처에서 정한 물질을 정해진 범위 내에서 포함해야 인증을 받는데, 예를 들자면 화장품에 `나이아신아마이드`가 2~5% 포함돼 있으면 미백 기능성 화장품, `레티놀`이 g 당 2,500 IU 포함돼 있으면 주름 기능성 화장품으로 인정하는 식입니다.

    게다가 제약사 화장품이라고 하면 일반 화장품에 비해 `피부에 큰 효과가 있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그렇죠.

    <기자>
    제약사 화장품이라 해도 국내 화장품법에 따르면 크게 효과가 있으면 안 됩니다.

    관련해 신규옥 을지대학교 미용화장품학과 교수 인터뷰 들어보시겠습니다.

    [신규옥 / 을지대학교 미용화장품학과 교수 : 제약사에서 출시하는 화장품 같은 경우에는 효능이 있었던 부분들을 화장품 시장에 접목해서…재료 시장을 많이 넓혔고, 그런 부분에 대한 지식이 (제약사가) 훨씬 깊다…화장품은 정의가 무엇이냐면 피부에 작용이 경미한 것이라고 하는 전제 조건이에요. 그게 화장품법 1조 2항이에요. 계속 화장품의 피부 흡수를 촉진시킨다는 것이 뛰어나다고…그러면 이게 약이지 (화장품이 아니다).]

    결국 제약사 화장품도 약이 아닌 화장품의 일종이라는 점, 잊지 않으셔야겠습니다.

    <앵커>
    네, 오늘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기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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